오늘은 이쁜 간이역으로
여행을 떠나 볼까요.
작년 여름에
제가 소개해 드린바 있는
중앙선의 이쁜 간이역 신림역입니다
신들의 숲이라 불리는 원주의 신림역으로
출발해 보겠습니다.
간이역 신림역으로 출발..
숲길로 진입하면 저만치 자그마하고
아담한 신림역이 보입니다.
작고 아담한 역사엔 벽화도 그려져 있구요.
신림역을 백과 사전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신림역(神林驛)은 강원도 원주시 용암리에 위치한 중앙선의 역이다.
역명은 지역민들이 숲을 신성시하여 붙인 지명에서 유래되었다.
원주-제천간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폐역될 예정이다.
역명 유래
신림면 소재지에서 동북방으로 성남계곡 도로변에 숲이 있는데
이 숲은 치악산의 성황신을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시던 곳으로
지역민들이 성황림이라 부르며 신성시했다.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던 신성한
수림이라 해서 1916년경 神林으로 개칭.
신림역 앞에는
오래되고 낡은 창고형 건축물이
담쟁이를 감싸고 이토록 웅장하게
떡하니 웅크리고 있답니다.
신림역 진입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이토록 푸르고 싱그러운 숲길로 되어 있습니다.
지난 어린이날 오전 시간인데
왕벚꽃이 아직도 좀 남아 있더군요.
마실을 나가시는지
아니면 돌아오고 계시는지
할머니 한분이 진입로를 내려가시네요.
플렛폼에 들어와 봤습니다.
이곳 신림역은 아직도 수많은 기차가 다니며
적은 수량이지만 아직 정차도 한답니다.
원주에서 제천까지 복선 전철이 개통되면
이 신림역도 사라진다고 하니
벌써 걱정입니다.
앗! 이런...
신기한 일이...
신림역을 방문하게 되면 꼭
둘러봐야 될곳 중 하나가
바로 이 나무랍니다.
벚나무와 오동나무가 완전히 엉켜서
하나의 나무로 자라고 있답니다.
그냥 일반적인 연리지가 아니라
각기 다른 두종류의 나무가 완전히
하나가 되어버린 애뜻한 모습을 바라보면서
수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이역의 가장 큰 특성인
플랫폼의 투박스런 나무의자도
의젖한 자세로 여전히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구요.
차량 한대가 역사 뒷편으로
선로를 가로질러 슬그머니 지나고 있네요.
어딜 가시는걸까?
한번 따라가 봐야지 하면서
신림역 뒷편의 마을을 향해 봅니다.
건너면서 바라본 제천 방향의
눈이 모자라도록 가지런한 선로에서
저 멀리서 금새라도 달려올 기차가 생각납니다.
먼 기적소리가 들리는듯 하였지만
그것은 허상이었습니다.
완전히 건너와서 바라본 신림역...
이제 마을로 들어서 봅니다.
마을로 들어서자 저만치
어디선가 본듯한 집한채가 보이더군요.
다른 블로그에서 보았지만
이곳을 꼭 가 보고 싶었거던요.
간이역 기행과 더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기에 말입니다.
야트막한 돌담과 장독대가
유난히 따사롭게 느껴지기만 하더군요.
제대로 찾아온것 같습니다.
시골집 흙벽에 이런 멋진 그림이...
풍속화 같은 느낌이었지만
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아주 재밌는
벽화 몇점이 여행자를 반겨 주었습니다.
요렇게 이쁜 우체통은 돌담위에서
담쟁이를 벗삼아 햇빛 바라기를 즐기구요.
문이 잠겨져 있어
안으로 들어가 볼수는 없었지만
뭔가 있어 보이는 시골집 전면의 모습입니다.
옆 밭에서 일하시는 어르신께 여쭤보니
이곳엔 예술하시는 분이 살았는데
몇달전에 이사를 갔다더군요.
여기선 더 이상의
작품을 기대하긴 어렵겠다 생각하고
아랫집쪽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그곳에서 붉과 몇십미터 떨어진 집에서
아주 독특한 기운을 느꼈습니다.
얼핏 보기에 일반 주택인지 사찰인지 구분도 되질 않아
처음엔 감히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서성거리다가
여쭤보았더니 저 어르신 커피까지 타 주시면서
재밌는 세상속의 말씀을 나눠 주시더군요.
그러면서
윗집의 예술가가 이사를 가면서
자신에게 또다른 작품 몇점을 주고 갔다면서
제게 꼭 보여 주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얼마나 감사한지..ㅎㅎㅎ
일단 커피를 마시면서
어르신이 살고있는 집을 둘러보았습니다.
오래되고 낡은 것들을 버리지도 않고
저렇게 모아 놓았더군요.
가마솥 두껑과 쟁기 그리고
벽면 가지런히 옛저울들이 즐비하구요.
제대로된 아날로그의 진수를 보는듯해서
가슴이 콩닥거렸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무엇하나 소홀함이 없는듯 합니다.
어르신의 정성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구요.
페주전자로 만들어진 CCTV랍니다.
완전 코믹하고 리얼합니다.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정말 별의별게 다 있더군요.
어르신께 여쭤 보았더니 특별하게
모으게 된 계기가 있는게 아니고
그저 좋아서 모았다고 합니다.
버려진것 모으고
돈주고 산것도 있다고 하더군요.
팔기도 하냐고 했더니 팔려고 모은건
아니기에 안판다고 하시네요.
진정한 아날로그의 산실을 보는듯
둘러보는 내내 두근거림의 가슴이었습니다.
어르신께서 고이 간직하고 계신
윗집의 떠나가신 예술가님이 남겨 놓으신 작품을
슬그머니 보여주시더군요.
간이역에서 아련하게 추억하러 왔다가
횡재를 한 기분이었습니다.
오빠생각과 잠자리들이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졌더군요.
페삽으로 잠든 작품입니다.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등의
다양한 곤충들을 직접 손으로 하나씩
만든 수작업 작품입니다.
그 정교함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질 않습니다.
곤충도감을 보는듯 합니다.
나무 조각을 이용해서 이토록 정교하게
곤충을 만드신걸 보니 그분 참 대단한분 같습니다.
잘 보관하고 계시는 어르신도 감사하구요^^
곤충의 긴 수염이 완전 일품입니다.
또 다른 미술 세계를 경험한듯 뿌듯하였습니다.
어르신께 선물 하나를 받았습니다.
예술가가 남기고간 작품중에서 작고
정교하게 제작된 곤충 목걸이인데 지금은
울 둘째 녀석의 여친이 목에 걸고 다닌답니다^^
투박하긴 하지만
이렇게 손수 나무로 만든
목걸이를 받고나니 너무 감사했습니다.
커피까지 타 주시고 이토록 멋진 선물까지
나눔해 주셔서 감개 무량했습니다.
마을을 다 둘러 보고 나왔을때
제천방향에서 기차 한대가 신림역으로
큰 굉음을 울리면서 들어와서는 그냥 휭하니
쏜살같이 지나쳐버리더군요.
지난날 우리네 삶의 흔적인양
아련한 추억이 그리워 문득 방문하게 된
아담하고 이쁜 신들의 숲속 간이역 신림역...
예기치 않게 신림역과 이웃한 마을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진정한 아날로그의 진수까지
맛볼 수 있어 무척이나 가슴 벅찬 시간이었습니다.
잊을만 하면 또다른 그리움 덩어리로
작은 간이역을 찾아나서는 그 향수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지속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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