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록파 시인
동탁 조지훈 선생의 생가가 있는
전통마을인 영양 주실마을을 다녀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 고향 영양을
두번이나 다녀온것 같습니다.
어머님이 계시는
고향 마을과 그렇게 멀지 않아
매년 한번 정도는 꼭 둘러보고 오는
주실마을로 들어가 볼까요.
사진 몇장으로 마을길을
차분하게 거닐어 보겠습니다.
마을앞 국도변에서 바라본 주실마을...
주실마을 입구에는
별도의 주차장이 잘 구비되어 있답니다.
마을 입구의 숲에는
투박하게 생긴 지훈시비가 있구요.
경북 청송에서
강원도 영월까지의 둘레길인
외씨버선길이 이곳을 지나는가 봅니다.
이제 마을 내부를 둘러보겠습니다.
승 무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梧桐)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아.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싶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지훈 문학관입니다.
문학관의 실내는 지난번에 다녀와서
이번엔 그냥 지나쳤습니다.
마을 골목길을
묵언하듯 거닐어 봅니다.
지훈선생의 태실인 호은종택...
마을길 어느 흙벽엔
오래된 누군가의 낙서가
길손의 발길을 고이 붙잡더군요.
경북 영양 주실마을....
마을 뒷편 언덕엔 수백년 묵은
소나무 한그루가 당시를 노래하고 있구요.
모처럼 소나무까지 다녀왔네요^^
허물어져 가는 흙벽과
새로이 만들어진 골목길이
대조적이긴 하지만 정겹습니다.
문화관광 해설사 조석걸 선생님...
이 마을 토박이로서 마을 유래에 대한
자세하고 상세한 말씀 너무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마을길을 돌면서 옆에서 바라본
지훈의 태실인 호은종택...
이토록 주실마을은
자세하게 둘러보질 않아도
마을 자체가 주는 매력이 참 편안하답니다.
골목길을 거닐기도 하고 문화해설사님께
마을의 유래를 전해 듣기도 하구요.
주실마을을 다 둘러보고
조금만 벗어나면 저 멀리 일월산 정상이
손에 잡힐듯 눈에 들어옵니다.
해발 1219m로서
경북 내륙에서는 가장 높거던요.
경북의 오지이며 반딧불이의 고장이기도 하고
문인들이 많이 나와서 문향이라고도 칭하는 영양..
그 가운데 주실마을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곳 주실마을은 한양조씨 집성촌으로서
동탁 조지훈 선생외에도 이름만 되면 알만한 분들이
상당히 많이 배출된 유서깊은 전통 마을입니다.
이상으로
청록파 시인 조지훈 선생의 얼이 깃든
주실마을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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