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속에 고향을 방문했던 지난주
중학교 시절 소풍때의 추억을 떠 올리며
고향 영양의 유일한 국보인 봉감모전오층석탑을
잠시 짬내어 다녀왔습니다.
첫눈 가득한 가운데 찾은
추억의 봉감모전오층석탑은 아쉽게도
보수 공사중이서 제대로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아련한 추억의 책갈피를 나눔하기엔
나름 안성마춤이었습니다.
안내표지판을 보니
명칭이 변경된듯 하더군요.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으로?
빨강 할머니?
마을어귀에서 만난
시장 가시는 어르신의 패션은
신발과 가방 그리고 모자까지 온통
빨강으로 채색한 듯 합니다^^
저 멀리 반변천 건너 암벽의 산에는
아직 채 녹지않은 하얀눈들이 가득하구요.
저만치 이상한 모습으로 저를 맞아주는 봉감모전오층석탑?
어인일로 보수공사를 하는걸까?
작년에 다녀온 사진입니다.
원래의 모습이 이럴진데 껍데기를 쒸워
그 웅장함을 느낄 수가 없더군요.
주변 밭을 둘러보면서
도리어 간접적으로나마 부족한
감흥을 스스로 채워봅니다.
눈밭위의 산수유 열매는
붉은빛을 토해내며 오가는이를
화사한 미소로 반겨주기도 하구요.
석탑에서 가장 가까운 집은
이렇게 오래전에 비워진듯한 모습으로
이 겨울을 고이 이겨내고 있더이다.
문득 페가 뒷쪽의 개나리가 노란꽃이 금새
시들해진걸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엇그제 피었다가 추위로 인해
저물어 가는 듯 하더군요.
개나라꽃이 피는 계절도 아닌데
아마도 개나리가 착각을 했나 봅니다.
다시봐도 너무 안타깝네요...
뭔가 문제가 생겨 보수공사를 하는 모양인데
쉬이 접근 불가능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럼 문화재청 자료를 한번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경북 영양군 입암면 산해리 강가의 밭 가운데에 서 있는 탑으로,
이 마을을 ‘봉감(鳳甘)’이라고 부르기도 하여
‘봉감탑’이라 이름 붙여졌었다.
석탑 주변의 논밭에 기와조각과 청자조각이 많이 흩어져 있어,
이 일대가 절터였음을 알수 있다.
탑은 벽돌 모양으로 돌을 다듬어 쌓아올린 모전석탑(模塼石塔)으로,
1단의 기단(基壇)위에 5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모습이다.
기단은 흙과 돌을 섞어 낮게 바닥을 깔고,
10여 개의 길고 큰 돌을 짜서 쌓았다.
그 위의 탑신은 몸돌과 지붕돌 모두 벽돌 모양의 돌로 쌓았다.
1층 몸돌에는 불상을 모시는 방인 감실(龕室)을 두었는데,
감실 양쪽에 둔 2개의 화강암 기둥과 이맛돌의 섬세한 조각이
장식적인 효과를 더해주고 있다.
2층 이상의 몸돌은 독특하게도 중간정도의 높이마다
돌을 돌출되게 내밀어 띠를 이루고 있다.
지붕돌은 전탑의 양식에 따라 아래윗면 모두
계단 모양의 층을 이루고 있으며, 처마의 너비는 좁아져 있다.
1단 기단의 모습과 돌을 다듬은 솜씨,
감실의 장식 등으로 미루어 보아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 봉감모전5층석탑은
국보 제187호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6.25때 피해를 입은 탑의 상층부는
90년대초에 일부 보수공사를 하였음에도
또 무슨 문제가 있는지는 현장에 아무도 없어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
작은 틈새로 보이는건 탑 하단부 일부와
인부들의 안전모가 전부더군요.
여기도 겨울이 제대로 내렸습니다.
하얀 겨울은 소리없는 차가운 기운으로
마음마저 춥게만 하더군요.
이왕 보수공사를 시작했으니
다음번에 왔을땐 건강한 모습으로
재회할 수 있길 간절히 소망하였습니다.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이니
얼마나 오랜세월을 저 자리에 머물며
억겁의 세월을 노래했을지 감히 상상이 갑니다.
그동안 무수한 역사의 뒤안길을 저곳에서
다 지켜보았다고 생각하니 아찔합니다.
산해2리 마을인 봉감 동네의 풍경입니다.
이 마을에도 저랑 중학교를 같이 다니던 친구가
몇몇 있었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다 이곳을 떠나고 없답니다.
이 사진도 작년초에 찍은
봉감모전오층석탑의 실루엣 사진입니다.
탑 앞쪽엔 절터가 있었던 것으로 예상은 하지만
휑한 모습의 하얀 겨울만 가득하구요.
고추농사를 마무리한 동네주변 밭에는
서슬퍼런 하얀 추위와 소리없는 쓸쓸함만
잔뜩 묻어나고 있었습니다.
석탑을 둘러보고 나오면서
입구 마을의 어느집 가건물 벽엔
봉감모전오층석탑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알려주는 벽화가 생겼더군요.
이집은 봉감마을 입구의 중학교 선배님 집입니다.
일명 버섯집으로 불려지고 있다더군요.
불현듯 찾아나선 경북 영양의 국보 제187호
봉감모전오층석탑에서 제대로된 모습은 못 보았지만
자꾸만 잊혀져 가는 아련한 학창시절의 추억의 끄나풀을
다시금 되새김하는 소중한 기회였던것 같습니다.
비록 지금은 보수공사중이지만
조만간에 마무리가 되면 건강한 모습으로
많은이들의 사랑을 받으리라 믿습니다.
하얀 겨울색으로 채색한
봉감모전오층석탑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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