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답사기

드디어 그 비밀을 알아내다..원적사 붉은 털모자에 얽힌 전설같은 이야기...

금모래은모래 2013. 12. 12. 06:00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발동하는

궁금증으로 인해 반드시 한번은 방문하는

원적산 중턱의 비구니 사찰 원적사를 다녀왔습니다.

 

뭐가 그렇게 궁금하냐면

대웅전앞 나한상에 털모자를 쒸워

보는이로 하여금 따뜻한 기분이 들도록 하는

아주 특별한 의식(?)이 올해도 시행되었는지가

너무나도 궁금했었거던요.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마음만 먹으면 후다닥 다녀올 수 있는

이천 원적산 원적사의 가슴 따뜻하고 전설같은

 이야기를 사진으로 둘러보겠습니다. 

 

 

 

백사면 송말리 입구엔

원적사를 가르키는 표지석이 있답니다.

 

 

 

 

원적사 아랫쪽 주차장에

가지런히 주차하고 나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숫사자를 닮은 털복숭이의 무관심 표정.. 

 

 

 

 

오르면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겨울로 가는 계절의 이름모를 열매^^

 

 

 

 

늘 신기한 담장...

 

흙바닥에 돌을 쌓고 그 위에

다시 시멘트를 바른후 붉은 벽돌을 올리고

황토담장을 덧쒸우고 기왓장으로 마감한 6층 구조... 

 

 

 

 

모락 모락 연기가 피어나는

원적사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작은 암자 수준인 원적사는

천년고찰은 아니지만 이곳만의 독특한 매력과

비구니 사찰이라는 이유 등으로 언제나 포근한 곳입니다. 

 

 

 

 

역시나 그 의식을 벌써 진행했더군요...

실제 그 장면을 보고 싶었는데...

 

대웅전앞 나한상에 붉은 털모자와 복도리를

가지런하게 입혔습니다.

 

 

 

 

사찰에 왔으니 빠지면 안되는 털신도

슬그머니 한잔 담아 보구요...

 

여기서 잠깐...

 

주지스님이 나오셨습니다.

차 한잔하시고 사진 찍으라며

따뜻한 미소로 사무소로 안내하시더군요. 

 

 

 

 

원적사 사무소에 들어왔습니다.

주지스님께서 몸소 난로에 나뭇가지를 넣으시며

차 한잔의 고즈넉함을 나눠 주시더군요.

 

평소 궁금했던 몇가지 질문을

감히 퍼부었습니다.

 

"대웅전앞 나한상의 털모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며 왜 겨울철마다 저렇게 하냐"고 말입니다.

 

주지스님 왈

"차가운 겨울날에 저 나한상을 바라보는 세상사람들이

모두모두 행복하고 성탄절도 다가왔으니 더불어 축복하는 의미로

제가 몇해전부터 보살님께 부탁드렸습니다" 라고...

해맑은 아이의 미소를 닮은 표정으로 말입니다.

 

문득 처음 방문했을 당시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찌 보면 산타크로스를 닮았다고 생각하여 포스팅전에

직접 원적사로 전화까지 걸어봤었거던요.

그때는 정확한 답을 얻질 못했는데

이번 방문에서 주지스님께서 

명쾌한 답을 주시더군요.

 

바라보는 세상사람들이 행복하라고...

간단하면서도 참 깊은 뜻이 내포되어 있는

의미심장한 말씀이었습니다.  

 

 

 

 

따뜻한 차 한잔의 여운을 뒤로하고

주변의 경내를 둘러봅니다.

 

나한상 앞에는 털모자뿐 아니라

캔음료 하나씩도 어김없이 놓여 있구요.

지난 겨울엔 다른 음료였는데 올핸 식혜가...

 

 

 

 

흑백으로 담겨지는 원적사의 오층석탑은

또 다른 운치이기도 하구요.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서

달리 보이는 원적사 대웅전앞 나한상...

 

 

 

 

칭칭감겨져 있는듯 하지만

추위를 이길 수 있도록 정성껏 쒸우고

입힌 모자와 목도리가 뒤에서 보아도 이쁩니다. 

 

 

 

 

 

여긴 더 큰 모자와 목도리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 겨울채비를 했네요^^

 

 

 

 

그렇게 웅장하지도 않고

그렇게 고즈넉해서 천년고찰의

향기가 무릇 전해지지는 않는 원적사..

하지만 이곳엔 따뜻함이 묻어나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피어나고 있더군요.

 

 

 

 

원적산 중턱에 위치하였지만

이곳까지 차량이 올라갈 수 있도록

도로가 잘 되어 있어 언덕위에서 바라보는

석탑의 다소곳한 자태가 더더욱 한운치 합니다.

 

 

 

 

아무리 눈보라가 쳐도 끄떡없을것 같습니다.

아주 단단하고 야무지게 매듭했거던요.

 

 

 

 

그냥 보아도

확실히 따뜻해 보이긴 합니다.

저 모자와 목도리를 하지 않은 상태의

나한상을 본적은 없지만 지금은 완전 따뜻해 보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아주 행복해 할것 같아요 주지스님^^

 

 

 

 

비구니 스님들의 손길과 따뜻한 마음씨가

그대로 전해지는 행위는 결코 그냥 이루어 지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다시 보아도 참 신기합니다.

무엇하나 소홀함이 없다라는 표현이 적절한것 같구요. 

 

 

 

 

주변도 더불어 둘러 보았습니다.

황토흙으로 빚어낸 작은 건축물위 옥상에서

부지런히 호흡하는 항아리들이 무척 행복해 하더군요.

 

 

 

 

장비들도 무척 많더군요.

눈 치우는것부터 농기구까지 말입니다.

 

 

 

 

작은 연못에 비춰진 원적사의 모습은

여느 큰 사찰에서 느끼지 못했던 아련한 그리움이

듬뿍 묻어나서 너무 좋았습니다. 

 

 

 

 

절터를 아주 잘 잡은것 같습니다.

뒷산의 모양새가 예사롭질 않다는 생각이...

문득 영주 부석사가 생각나더군요.

 

 

 

 

이토록 이천의 원적사에는

차가운 겨울날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이

행복하라고 대웅전앞 나한상에 붉은 모자와

목도리를 쒸우고 입혀 주었답니다.

 

 

 

 

또 언제 방문할지 모르지만

지난 겨울 방문했을 당시의 나를 기억하고

반갑게 맞아주시는 스님한분도 계셨다는 사실^^

"또 오셨습니까?" 라고...

 

경기도 이천 원적산의 원적사...

 

주변의 큰 사찰에서 느끼지 못했던 따뜻함과

맘씨 고우신 주지스님의 넉넉한 인심으로 인해 도리어 

낯선 방문객이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원적사 나한상의 붉은 털모자와 목도리는

쉬이 벗겨지지 않을것이라 고이 기대해 봅니다.

 

원적사 주지스님!

고운 미소로 반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