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단풍빛 떠난 자리를 지키는 산수유 열매 군단의 몸부림...

금모래은모래 2013. 11. 21. 06:00

 

 

지난 일요일 오후

집에서 십여분 거리의

이천 산수유마을을 다녀왔습니다.

 

그냥 감동이더군요. 

 

봄날 노란 산수유꽃 화려한

그 동네에서의 아련한 그리움의 덩어리를 안고

문득 방문하였지만 지금은 산수유 열매들의

붉은 군무가 한창이었습니다.

 

실제 눈으로 보여지는것 보다

사진으로 더 이쁘게 담아내질 못해 아쉬웠지만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이천 산수유마을의

마을길을 거닐며 가슴으로 담아낸 

이야기들입니다.

 

 

 

먼저 백사면 도립리의 정자 육괴정 앞에

여행자의 차를 주차하였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몇 안 남은

낙엽송 노랭이 단풍이 보이긴 했지만

실제 단풍시즌은 거의 마감되고

붉은빛으로 토해내는 그네들의 아우성만

가득한 산수유마을의 늦가을 풍경이었습니다. 

 

 

 

 

늙은 고목과 더불어 어울려도

또 다른 그림이 되는 그 야릇함이

무척 애잔해 보이는 산수유 열매랍니다. 

 

 

 

 

지난 봄날의 모습입니다.

잎새하나 없이 이렇게 노란빛으로

온통 도배를 하더니 이제는...

 

 

 

 

이렇게 돌담길을 거닐며

붉은빛의 열매가 되어 다시금

우리네 곁으로 돌아온것 같습니다.

 

 

 

 

돌담위의 이끼낀 기왓장에도

더불어 가만히 내려앉기도 하구요. 

 

 

 

 

폐가와 어울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더군요.

바닥을 뒹구는 노랭이 은행잎은

이제는 찬조출연이 된듯 하였습니다.

 

 

 

 

서서히 마을길를 거닐어 봅니다.

눈에 들어오는 곳곳에서 탄성이 절로 납니다.

화려한 단풍나라에서는 그 정도의 탄성이

나오지는 않았거던요. 

 

 

 

 

오래되어 낡은 여인의 장승은

환하게 미소짖고 있더군요.

 

붉은 그네들과 함께여서 외롭지 않다는

미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잎새하나 없이

붉게 토해내는 나무도 있구요.

 

봄철엔 잎새하나 없이 노란꽃으로만

미소를 짖더니 이제는 이토록 붉은 열매로

화답하듯 미소를 짖습니다. 

 

 

 

 

알알이 송이처럼 가득한

산수유 열매는 약재로 사용되기도 하여

마을 주민들의 가을 소득원이 되기도 한답니다.

너무 이쁘더군요. 

 

 

 

 

산수유 둘레길을 거닐며

눈으로 보면서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그 화려함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질 않더군요. 

 

 

 

 

빈 의자에 가만히 앉아보았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홀로 머물며

가슴으로 느끼고 담아낼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큰 행운이라 생각했습니다.

 

 

 

 

 

주변의 화려함으로 인해 

말없이 바닥을 뒹구는 못생긴 모과마저도

그렇게 이뻐 보이기까지 하더군요.

 

 

 

 

눈과 가슴으로 전해지는

그 기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가을빛 아름다운 오색단풍과

노랭이 은행잎의 그 화려한 세상에서는

실제 탄성을 자아내지는 못했거던요.

 

 

 

 

또 다른 돌담길을 거닐어 봅니다.

이곳에도 지난 여름에 수해를 좀 입었답니다.  

 

 

 

 

그나마 여기는

아직 이파리가 많이 남았네요.

뒷쪽으로 보이는 노란 낙엽송이 도리어

이 가을의 찬조출연 같았습니다.

 

 

 

 

마을엔 폐가도 있고

이렇게 새로지은 집들도 있더군요.

새빨간 산수유열매들과 어울림하는 풍광이

그저 아름답기만 합니다. 

 

 

 

 

바닥을 뒹구는 산수유나무의 낙엽을 밟으며

그냥 마을 돌담길을 거닐기만 해도 전해지는 감흥은

너무나도 좋았답니다.

 

 

 

 

돌담위엔 새벽녘에 아스라이 내린 

찬서리의 기운에 견디지 못한 산수유열매 형제가

돌이끼와 더불어 세상속의 나눔을 하구요. 

 

 

 

 

봄철 수많은 화가들이 붓을 휘날리며

노랭이 사냥을 즐기던 곳에도

이렇게 붉은빛이 감도구요.

 

 

 

 

지난 봄철 모습입니다...

진사들보다 화가분들이 더 많을 정도로

야외 스케치를 즐기는 분들이

대거 몰려왔던 곳.. 

 

 

 

 

눈부신 아날로그...

 

 

 

 

이토록 수다떨듯 분주한 그네들의 삶은

다양한 자태로 여행자의 눈을 즐겁게 해 주더군요.

 

 

 

 

녹슨 일기장...

 

 

 

 

녀석들의 가녀리면서도 영롱한 모습은 

나란히 자리한 항아리들까지도 제압하는 분위기구요. 

 

 

 

 

허불어진 담장과 감나무 사이...

 

 

 

 

절정의 외침...

 

 

 

 

지란지교를 꿈꾸며...

 

 

 

 

얼핏 보기엔 노란 단풍과 붉은 단풍의

어울림처럼 보이지만 노란녀석은 낙엽송이요..

붉은 녀석은 온통 산수유 열매라는 사실...

 

 

 

 

봄날의 노란 전설은 오간데 없이

붉은 열매의 늦가을빛 전설로 되새김 되는

이천 산수유마을의 귀요미 녀석들...  

 

 

 

 

가을은 이렇게 서서히 저물어가지만

겨울채비를 챙기는 손길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더군요. 

 

 

 

 

 

이번에 이천 산수유마을을 거닐면서

분명한것은 봄날의 그것과는 또 다른 감흥이었으며

여느 단풍나라에서 전해지는 그 느낌이 아닌

소스라칠 정도의 감동이었습니다.

 

세상을 향한 무언의 외침을 하듯

붉게 토해내는 산수유 열매..

 

날씨가 더 차가워지고

붉은 열매에 물기가 빠져 쭈글쭈글할때 

불현듯 다시 달려가 보고 싶습니다.

 

무척 큰 감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