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 속으로
말없이 풍덩 빠져 보자..
문득 새벽을 달렸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호암 미술관 앞의
가실리 저수지인 양어지에 도착하였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안개는 예상했던것과는 달리
모락 모락 피어 오르는 안개가 아니고
그냥 앞이 안 보일 정도..
안개 사진을 담아본 경험이 없는 저는
집을 나서 무려(?) 20여분이나 달려왔지만
그 운치를 앵글에 담아내진 못하고 그저 멍하니
가슴으로 담아내듯 바닥의 낙엽을 밟으며
마냥 거닐기만해도 좋았습니다.
진입로의 자작나무 숲길은
문득 가을 그 그리움의 덩어리를
대변해 주는듯 하더이다.
일단 별로 맘에 들진 않았습니다.
무엇하나 제대로 준비하고 달려온게 아니고
그저 드라이브하듯 불현듯 찾은 곳이기에
더 그러했는가 봅니다.
피어 오르는 안개는 아니더라도
분명 나름의 멋이 존재하건만 그 사실
자체를 이해하고 작업해낼 용기가 부족했던거죠^^
저수지를 응시하며 나눔하는
가을빛 여인의 모습이 훨씬 더 운치 있습니다.
각자의 시선과 감성은 다르겠지만...
바닥을 뒹구는 낙엽은
어느덧 저만치 쌓여만 가고...
서서히 안개가 사라지니
눈에 들어오는 시야가 훨씬 좋더군요.
그 가을속으로 푹 빠진듯
도로 한가운데 서 있어도 전혀
어색하거나 낮설지가 않았습니다.
가을은 또 이렇게 누군가의 가슴에
고운 흔적으로 추억되며
떠나는가 봅니다.
진사분들의 분주한 몸놀림이 예사롭질 않습니다.
제겐 도리어 그분들의 그러한 열정을 담아내는것 또한
또 다른 장르의 재미려니 생각합니다.
방문하는 남녀노소 누구나가 다
바라볼 수 밖에 없고 또 거닐수 밖에 없는 길
그 길을 묵상하듯 거닐어도 보았습니다.
가슴으로 느껴지는 감흥을
카메라에 제대로 옮기는 작업은
다른분들의 몫이려니 생각하니
도리어 맘이 편하더군요.
부시럭 부시럭...
타박 타박...
낙엽 밟는 소리 마저도
음반위를 거닐며 세월을 노래하는
가을날 풍류와도 같았습니다.
한곳에 머물며 많은 분들의
다양한 가을빛 즐기기를 지켜 보았습니다.
가을은 그토록 차별하지 아니하고
너무나도 공평하더군요.
호암미술관 길...
문득 새벽을 달렸지만
고요히 내려앉은 안개와 더불어
속삭임의 나눔으로 귀히 몸을 불사르는
다양한 이야기가 많아서 내내 좋았습니다.
이제 그 끝자락의 가을빛 마저도
얼마 남지 않은것 같지만 시간이 지난다고
쉬이 사라질 감흥이 아니기에 그나마 위안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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