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 우천 코스모스 축제의 현장을
지난 토요일 가늘게 비내리는 가운데 다녀왔습니다.
잔뜩 흐린 날씨로 현장에 도착했지만 얼추 둘러보고 나올땐
제법 가을비가 내리던 오후 시간이었습니다.
어제부로 횡성의 우천 코스모스 축제도
마감되었지만 살면서 오래도록 애잔한 기억으로 남을
2013년도 코스모스와의 귀한 만남이었습니다.
오늘은 가을을 대표하는 코스모스와 관련된
몇편의 시와 함께 둘러보겠습니다.
횡성 우천 코스모스 축제현장입니다.
겨우 주차하고 내려서니
눈 둘곳을 못찾을 정도의 코스모스더군요.
여기서 그 웅장함에 입이 뜨악 벌어지고.....
주말이라서 그런지
정말 많은 분들이 코스모스 사랑을
맘껏 뽐내고 있더군요.
코스모스
- 윤 동 주 -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뚜리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요
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
9월의 기도
- 윤 영 초 -
길게 늘어진
서러운 더위만 머무른
흔적 다 지우고 햇빛 찬란한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9월이게 하소서
바람이 지나간 자리
홀로 서게 하지 마시고
알알이 영그는 가을이게 하소서
마음에 가득찬 욕심보다
배려가 넘치는
모든 것 포용하는 가을 하늘이게 하소서
푸른나무에 아름다운
흔적으로 단풍들게 하시고
우리 모두 마음에도
훌륭한 단풍이 들게 하소서
9월엔 후회없는
우리 가슴마다 사랑으로 가득차고
지천으로 나부끼는 가을
부끄럽지 않은 그리움이게 하소서~!!
그 가녀린 하늘거림에 가슴이 콩닥인다.
청순을 노래하는 코스모스만의 마력인가 보다.
무리에 무리를 이루는
가을빛 사냥이 유난히 아름답더이다.
선남선녀들이 다 모였다...
코스모스
- 이 해 인 -
몸달아
기다리다
피어오른 숨결
오시리라 믿었더니
오시리라 믿었더니
눈물로 무늬진
연분홍 옷고름
남겨 주신 노래는
아직도
맑은 이슬
뜨거운 그 말씀
재가 되겐 할 수 없어
곱게 머리 빗고
고개 숙이면
바람 부는
가을 길
노을이 탄다.
아이의 고운 꿈을 안고 달리는
코스모스 언덕길...
숨바꼭질...
어느 가을날의 횡성 코스모스 이야기...
가을이 물들어 오면
- 용 혜 원 -
가을이 물들어 오면
내 사랑하는 사랑아
푸르고 푸른 하늘을 보며
들판으로 나가자
가을 햇살 아래
빛나는 그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살며시 와 닿는 그대의 손을 잡으면
입가에 쏟아지는 하얀 웃음에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기뻐할까
내 사랑하는 사람아
흘러가는 강물을 보러
강가에 나가자
강변에 앉아 우리의 삶처럼
흐르는 강변을 바라보며
서로의 가슴속에 진하게 밀려오는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면
우리의 사랑은 탐스럽게 익어가는
열매가 되지 않을까
허수아비와 어우러진
코스모스 사랑도 이렇게 익어간다.
가을은
생각보다 더 가까이
다가와 있더군요.
가을사랑
- 도 종 환 -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너도 코스모스...
코스모스는
확실히 가을의 전령사다...
코스모스밭에서 토해내는 스마트폰 우정...
강원도에서만 볼 수 있는
옥수수와 코스모스의 조화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아이야...
너의 소중한 코스모스 꿈을 담으렴...
코스모스를 닮은 가을빛 미소...
코스모스
- 이 춘 우 -
어릴 적 코스모스는
내 키보다 더 컸다
어머니 닮은 코스모스
삽짝에 서서
날 반겨주고
떠나올 때도 손짓으로
나를 보냈다
"잘 살아야 한데이"
어머니의 걱정에
눈시울 뜨거워지고
나는 어느새
코스모스 키를 훌쩍 넘어섰다
언제 어디에 있어도
코스모스는 울어머니꽃
해마다
코스모스 필 때
어머니도 거기 서 계실지.
원두막과 어울려도 좋다 코스모스...
횡성의 우천 코스모스 축제장에서는
세상속의 다양한 만남들이 많아서 어색하지 않았고
화사한 코스모스를 닮은 미소들로 인해서
더 큰 감흥이었습니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다 끌어 안은듯
이곳 코스모스 축제장에서 만난 고운 인연들은
한결같이 미소천사를 유난히 닮았더군요.
이렇게 가을은
코스모스와 더불어 오는가 봅니다.
벌써 9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잘 마무리 하시고 고운 시월 맞으세요^^
'내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성여행] 그토록 사색이 그리운 날엔 서일농원으로 가자... (0) | 2013.10.07 |
---|---|
[횡성여행] 하얀 그리움을 찾아나선 미술관 자작나무숲에는... (0) | 2013.10.01 |
[봉화여행] 가을빛 전령사들이 닭실마을에 다 모였다... (0) | 2013.09.24 |
[안성여행] 풍산개 테마공원에서 개최된 이색적인 컨테스트... (0) | 2013.09.16 |
[괴산여행] 추억을 만들어가는 탑골만화방 이야기... (0) | 2013.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