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행 이야기

성냥갑을 닮은 간이역 내마음의 풍금 가은역...

금모래은모래 2013. 2. 26. 08:20

 

 

문경을 다녀왔습니다.

내마음의 풍금과도 같이 이쁜 성걍갑을 닮은

추억의 간이역 가은역에서 지난날

석탄문화의 번영과 광원들의

삶을 엿보았습니다.

 

잊혀지고 있지만

잊혀져서는 안되는 우리의 소중한

기억의 저편을 고이 되새김해 보았습니다.

 

그럼 지금은 폐역이 된 문경 가은역의

역사를 백과사전을 통해서 찾아보겠습니다.

 

 

가은역(加恩驛)은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왕릉리에 있는 가은선의 종착역이다.

개업 당시에는 은성탄광(恩城炭鑛)의 이름을 따서

은성역(恩城驛)이라고 이름을 지었으나,

1959년에 가은역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2004년 가은선 폐선으로 폐역이 되었고,

이후 문경시가 가은선을 매입하여

가은역의 소유주는 문경시가 되었다.

2006년 12월 4일 등록문화재 제304호로 지정되었다.

 

 

1955년 9월 15일 : 보통역으로 영업개시. 은성역으로 개설

1959년 2월 1일 : 가은역으로 개칭

1995년 4월 1일 : 여객취급 중지

2004년 4월 1일 : 가은선 폐선으로 폐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제304호...

 

 

 

 

 

간이역은 자물쇠로 문이 꽉 닫힌 채

늘어선 단선 철로와 더불어 그 쓸쓸함을 달래고 있었다.

 

 

 

 

 

문경은 일제강점기인 1925년부터 탄광이 개발되기 시작했고,

1938년 은성무연탄광을 비롯해서 모두 38개의 탄광이 형성된 탄광지역이며 

그 중에서 은성광업소는 세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규모가 컸던 곳이었다고 한다.

 

현재 문경시의 인구가 8만명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한창 문경지역이 호황을 누릴 때는 15만명의 사람들이 북적거렸고,

1980년대에는 탄광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만도 7천여명에 이르렀다 한다. 
 

 

 

 

 

창너머로 보이는 작은 역내에서는

아직도 웅성거림의 함성이 문득 솟아나고 있다. 

 

 

 

 

가은역의 내부는 출입문이 잠겨있어

실내로 들어가진 못하지만 넓은 창 덕분에

내부를 슬며시 훑어볼 수는 있다.

 

 

 

 

새로이 놓여진 난로가 조금은 어색한 조화를 이루지만

당시 역무원들의 손길이 분주했을 사무실에서는

두런 두런 말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흔적...

 

 

 

 

실내의 창문을 통해 반대편의 바깥을 보다. 

 

 

 

 

성냥갑처럼 아담하기만 한 간이역이지만

그동안의 역동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전해지는

긴 의자에 묵언하듯 앉아보고 싶다.   

 

 

 

 

싹둑 잘려버린 녹슨 선로에서는

당시 주인공들의 투박한 아우성마저 들린다. 

 

 

 

 

문경 가은역.... 

 

 

 

 

지금은 이렇게 개발의 손길이 분주하기만 하다. 

 

 

 

 

하나의 선로에 괴물처럼 성큼 자리를 차지한

덩치 큰 저녀석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레일바이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듯 하다.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 인근에 위치한

원래의 레일바이크와 연계하는건지

하여간 곧 문을 열 태세다. 

 

 

 

 

차곡히 쌓인 침목은 말이 없다.

그냥 그렇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가은역 뒷편의 공터(지금은 밭)엔

석탄의 선별작업을 했던 흔적들이 역력하다. 

 

 

 

 

이 지역 특성의 요상하게 생긴 돌들과

손잡이를 잃어버린 호미가 봄빛을 즐기고 있다.  

 

 

 

 

석탄산업으로 번성했을 당시와는 다르게

을씨년스럽기까지한 가은읍내..  

 

 

 

 

역전 맞은편 도로 건너 청파다방의 문은

역시나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가은역 뒷편으로 이동해 보았다.

 

가은역의 뒷편으로 흐르는 강가로

저만치 요상하게 생긴 다리가 보인다.

 

블친이신 "삶은 여행"님의 포스팅으로 알게된

이 다리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 

 

 

 

 

특이한 구조의 2층 다리.. 

 

 

 

 

성큼 높은쪽 다리위로 올라가 보았다. 

 

 

 

 

교각위의 끊어진 전신주에는

세월을 거스르는 아쉬움을 노래하듯

작은새 한마리가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와서 다시금 바라 보았다.

 

얼핏보기엔 원래의 다리위의 한쪽면을

석탄을 실어나르기 위하여 추가적으로 가설한것처럼 보이며

다리위에 새로운 선로를 건설한 구조물인것 같다.

 

인근을 지나시는 동리 어르신께 여쭤봤더니

당시 은성관업소에서 가은역으로 석탄을 직통으로 실어나르는

중요한 다리였다고 하신다. 

 

 

 

 

 

오래되어 낡고 부실하기 짝이 없지만

다리 아래쪽에 철교각을 임시로 설치하는 등

나름 보존의 의지가 강하게 보여서 다행스럽긴 하다.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수많은 광원들의 탄성으로 얼룩진

보잘것 없고 볼품없는 이상하게 생긴 낡은 다리....

 

그것은 우리의 지나온 삶이요

우리의 역사이기에 소중하게 보존되었으면 하다.    

 

 

 

 

새로이 공사를 하더라도

원래의 형태는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다.

 

이끼가 좀 끼었으면 어떻고

비바람에 부식이 좀 되었으면 어떠랴...

무너지지만 않을 정도로 보강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   

 

 

 

 

두개의 교각사이로 바라 보이는 저 강물은

지금도 변함없이 흐르고 있다. 

 

 

 

낡고 부서지고

가루가 되어도 그냥 좋다.

 

그것이 우리네 참 모습인것을~

이 얼마나 역동적인 삶의 현장이런가...

 

 

 

 

이 교각...

 

우리나라에 이와 비슷한 교각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잘 보존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석탄을 가득싣고 다리위의 선로를 달리던

갱차들의 으르릉 거리는 함성 그리고 광부들의 아우성... 

 

 

 

 

다시 가은역으로 돌아왔다.

 

사실 그 2층의 다리옆에 석탄 박물관이 있고

다시 그 뒷편으론 드라마 연개소문의 촬영지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이번엔 여기까지만 둘러보고

아쉬운 발걸음을 그냥 돌리기로 했다.

 

 여행지에서

한꺼번에 다 둘러보면 다음을 기약하기가

아무래도 어려울것 같기에 뭔가 작은 아쉬움 덩어리라도

남겨둬야 될것 같았다.

 

아직은 우리네 가슴속에

내마음의 풍금처럼 고이 자리한 간이역의 숱한 전설들.

 

문경의 성냥갑을 닮은 간이역 가은역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