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행 이야기

용인 갈담리 갈월마을엔 막돌로 쌓아올린 평온한 돌담길이 있다...

금모래은모래 2012. 11. 23. 11:02

 

 

용인시 모현면

갈담리 갈월마을 돌담길...

 

점점 잊혀져 가는 우리의 문화인 돌담..

이 갈월마을은 그 돌담길을 멋지게 재현해 놓았다.

 

물론 저는 모르고 지나는 길에 우연하게 방문하게 되어

마을 전체를 꼼꼼하게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늦가을의 시골 정취가 물씬 풍겨나는

돌담길 갈월마을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하고자 한다.

 

 

 

 

 

 

계란크기만한 호박이

떠나는 가을빛을 마주하며

돌담 위에서 고이 고이 익어가고 있었다.

 

 

 

 

 

 

마을엔 추수철이라서 다들 들일을 나가셨는지

몇몇 어르신 몇분만 뵐 수 있었다.

 

 

 

 

 

 

이 갈담마을 돌담의 이름은 강담이라고 한다.

강담이란 막돌을 그대로 쌓아 올리고

틈새는 작은돌을 끼워서

쌓은것이라고 한다.

 

강담의 또 다른 이름은 돌각담이라 한다.

 

 

 

 

 

 

가을빛과 겨울빛의 치열한 투쟁은

이 돌담위에서도 무수히 이뤄지고 있었다.

 

 

 

 

 

그렇게 오래되거나

그렇게 멋드러지게 길고 웅장한

그런 돌담길은 아니다.

 

재현된 돌담길이지만 우리네 삶의 이야기와

우리의 전통문화를 가슴으로 담아내기엔 충분한것 같았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 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오래되지 않은 돌담길의 운치를

그나마 고목이 대신하여 주는듯 하다.

 

 

 

 

 

그럼 이 마을의 유래를 한번 찾아보자.

 

1914년에 갈월(葛月)파담(琶潭)에서 한 자씩 따서 갈담리라 하였다.

갈담은 옛날에 어영대장을 지낸 정찬술이 낙향하여 집을 짓고

「갈지담방 시우중곡(葛之潭芳 施于中谷)」이란 시를 지었는데,

여기에서 갈담을 취했다 한다.

 

파담조선 숙종 때 영의정을 지낸 약천 남구만이 낙향하여

개울가에 정자를 짓고 비파를 타면서 유유자적한 데서 유래했다.


국도 45호선이 마을 한복판을 남북으로 관통하고

군도가 각 부락을 연결하고 있어 교통은 편리하다.

 

이밖에 장사래고개가 있다. 주요 기관으로는 신화산업·복지수련원이 있고,

주요 향토문화 자원으로는 약천 남구만의 사당과 묘, 비파담 정자 터가 있다.


 

 

- 용인시 발췌-

 

 




 

참 평온한 마을이라는 생각이 든다.

끝자락의 낙엽들도 돌담위에서 마지막을 불사르고 있다.

 

 

 

 

 

갈담리 갈월마을 흰둥이...

응시하는 눈빛이 사납지 않아서 좋다.

 

 

 

 

 

마을 곳곳엔 폐가도 있지만

재현된 돌담길은 마을 전체를 휘감아 돌고 있었다.

 

 

 

 

 

어르신 두분이 마실을 거닐고 계셨다.

돌담길 사이로 옮기시는 두분의 걸음에서 찰나적으로

수많은 생각들이 억겁의 뇌리를 스쳐 지난다.

 

 

 

 

 

단아한 돌담길의 가장 시골스러움이

가장 우리의 것과 닮아 있음이 진하게 느껴진다.

 

 

 

 

 

 

 

 

이별하는 가을의 끝

 

                         초희 윤영초

 


어둠 속으로 먹힌 가을의 끝
쓸쓸하던 가을 기억은 하얗게 빛바래
숭숭 뚫린 바람이 옷섶을 지날 때
눈물보다 차가운 이별이 그럴까
허전함이 떠돌아다니는 적막
찢긴 인연을 두고
숨어 있는 사연을 잊어가며
너 살고
나 살아야겠기에 버리는 것이다

 


 

아무리 되새겨도 되돌릴 수 없는
모든 것이 처음을 지나갔듯이
부르지 못한 노래
한때는 아쉬워 당신을 안고 싶었다

 

 

뒤돌아 보지 말라
한때의 추억도 나를 위한 건 없었으니
마지막 보내는 마음은
영원을 지나 하루하루
핏빛으로 지는 노을처럼
너와 기억의 빛은 가슴에 묻고
이별하는 모든 것이 슬프듯
지나는 가을이 아프겠지만

이젠 안녕.

 

 

 

 

 

 

 

이곳의 가을도 저만치 떠나가고 있었다.

하얀 눈내린 날의 돌담길이 문득 그림처럼 전해진다.

 

 

 

 

 

그렇게 대단하거나

화려한 돌담으로 이루어져 있지도 않다.

어쩌면 그래서 더 친근한가 보다.

 

 

 

 

 

시들어버린 호박 넝쿨이라도 함께여서

덜 쓸쓸해 보이기는 하다.

 

 

 

 

 

내 마음의 풍경화처럼 다가오는

용인시 모현면 갈담리 갈월마을의 늦가을 빛...

 

매마른 감나무가 있어 좋고 쓸쓸한 장독이 더욱 정겹기만 한

마을 주변에 뒹굴던 막돌로 쌓아올린 돌담길 마을.

 

 

 

 

 

 

여느 시골의 마을처럼

농부와 아낙의 손길이 꾸밈없이

그대로 전해지는 그 향수가 마냥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막돌로 쌓아올린 돌담길이 없어도

내 마음의 풍경을 충분히 그려낼 수 있지 않았을까?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 갈담리 갈월마을..

갈월마을엔 알싸한 우리네 토속적인 문화가 살아 숨쉬어

둘러보는 내내 그저 평온하고 좋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