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밤엔 수원의 아주대 병원으로
지원근무를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어제 아침 퇴근길엔 에버랜드 내의
호암미술관을 방문하여 다양한 가을빛과 오고가는 길의
손에 묻어나는 단풍빛 물결에 숨이 멎기도 했습니다.
그리움이 사무칠때 문득 가을이 보고싶어
슬그머니 끄집어 낼수만 있다면 가슴속 몰래 숨겼다가
다시한번 만져보고 싶었습니다.
호암미술관은 실내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며,
외부의 전반적인 상황을 둘러보고 나온 순서대로
사진을 배열하였습니다.
도착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다 둘러보고 출발하려고 하니 비가 그치더군요.
왼손에 우산을 들고 다녔더니 나중엔 팔이 저려왔습니다.
그래서 슬펐어요...
이토록 진한 가을을 맘껏 퍼담을 수 없었다는 사실에~~
고속도로에서 빠져 나와서 에버랜드로 진입합니다...
드디어 호암미술관 앞의 호수가 보이기 시작하구요.
요건 뭐냐구요?
도로변을 종횡무진하던 공작 한마리가
차를 세우고 창문을 여는 순간 달려와선 멀뚱거리더군요.
순간 긴장했습니다..ㅎㅎㅎ
호암미술관 들어가기전에
교통박물관과 에버랜드 정문까지
드라이브를 하면서 비내리는 와중이었지만
단풍색을 즐겨보기로 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남도쪽에도 단풍이 지고 있었는데
아직 이곳엔 한창 진행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아직은 가을과 함께이더이다...
오늘이 비록 입동이지만.
오가는이들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한
단풍으로 인해 많은 차량들이 도로변에 정차하고
이제 떠날 채비를 하는 비내리는 가을빛을 담기도 했습니다.
캐리비안베이 앞 도로변의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길입니다.
다시 한바퀴 돌아서 나왔습니다.
역시나 눈이 부실만큼의 단풍나무 가로수가 가을비를 맞고 있더군요.
호암미술관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한적하더군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고개를 들어 보았습니다.
진한 노랭이들이 우선 반겨주더군요.
호암미술관으로 들어서면서
고개를 어디로 두어야할지 몰랐습니다.
두리번 거리기를 반복하며 빗속을 홀로 걸었습니다.
미술관 내부를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미술관 앞마당...
아직 한 사나흘은 더 갈것 같은 분위기.
이곳 단풍은 다른곳보다 좀 늦는것 같았습니다.
그 이유는 모르겠구요.
이럴수도 있군요...
아마 비가 오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비가 왔기에 이런 빛일까요?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내 호암미술관의
2012년 11월 6일 비내리는 가을날의 단풍빛이랍니다.
가을비와 더불어...
아래에서 바라본 호암미술관....
국보, 보물 등 진품만이 전시된 최고의 미술관~
가을이 더불어 익어가는 호젖한 미술관~
가을비가 그렇게 밉지는 않았습니다.
우산을 들고 촬영하느라 비록 왼팔이 좀 아프긴 했지만...
분명 몇일 더 갈것 같습니다.
어떤 선수분이 멋진 포스팅을 해 줬으면 좋으련만...
갑자기 한 무리의 학생들이...
구미의 어느초등학교 학생들이 수학여행차 방문^^
우산을 들고서도 너무 좋아라 하는
학생들의 아우성이 너무 이쁘게만 들리더군요.
조금만 햇살이 있었어도 좋았지 않았을까?
이런 좋은날에 서글프게 가을비라~~
그래도 운치는 좋았습니다.
고즈넉한 산책을 즐기기엔 더 없이 좋더군요.
이렇게 좋은 밑그림에 가을비 우산속에서 홀로 걷는 그 재미는
가슴을 쥐어짜는 고통(?)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가장 평온하게 사색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무슨 꽃인지 내리는 가을비를 그냥 즐기고 있더군요.
돌담위에도 가을은 소리없이 저마다의 빛으로
하나 둘씩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호숫가의 한적한 길을 걸어봅니다.
그리고 비내리는 가을을 가슴으로 쓸어담아 보았습니다.
그치지 않는 가을비를 야속하게 생각하다가
금새 친한 벗인양 함께하기도 하였구요.
묵언하듯 거닐었더니 삼라만상이 그려지기도 하더군요.
비내리는 만추의 쉼...
추억할 수 있는 그림을 붓질하는 분들...
여러마리의 공작들이
단풍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네요.
이곳의 수많은 공작들은 도로고 뭐고 없습니다..
그냥 막 다니거던요.
부연 설명이 필요없을것 같습니다.
이제 머자나 떠날 녀석들...
아직은 가을이 좋다.
가을비 내리는 단아함이
산사의 고즈넉함을 닮기도 하였더군요.
말문이 막히는 풍광에
무리하게 붙잡아 욕심을 채우려던 제 자신을
반성하며 돌이켜 보기도 했습니다.
이젠 떠나 보내야 하는가 봐요.
그 가을을^^
비를 피해 다니며
두어시간 걸었더니 조금씩 힘이 들더군요.
그래도 가을날의 발길은 쉬이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주차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여전히 그 화려함은 변함이 없더군요.
다시 봐도 좋습니다.
이제 다시 고속도로를 향해 나왔습니다.
전날밤 병원근무로 인해 몸은 좀 피곤했지만
퇴근길에 이렇게 좋은곳에서 가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그저 감사하고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가을비와 더불어 추억할 수 있는
수채화처럼...
이제는 보내줘야겠죠.
그 가을의 전설은 계속되지만 아직은 아쉬운데...
호암미술관의 단풍은
아직 몇일은 더 갈것 같습니다.
이웃하신 분들의 햇살 고운날의 포스팅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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