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답사기

이 시대 마지막 주막이라 칭하는 예천의 '삼강주막' 이야기...

금모래은모래 2012. 5. 18. 15:13

 

 

태백산 황지 연못에서 부산 앞바다까지

사람살이의 온갖 애환을 품어 안고 1300리를 흐르는

낙동강 줄기에 이 땅의 마지막 주막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한다.

 

세 개의 강물이 하나로 만나는 곳이어서

삼강(三江)이라 불리는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다.

안동 하회마을을 돌아 나온 낙동강과

봉화에서 시작해서 회룡포를 휘감고 뻗어 온 내성천

그리고 문경 죽월산에서 흘러 내려온 금천, 그렇게 세 줄기의 강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삼강주막엔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실제 ‘주모’가 살아 있었다.

마흔 살부터 생을 마친 여든아홉 살까지 ‘주모’라는 이름으로

주막을 지켜온 유옥연 할머니는 2005년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러한

이 시대의 마지막 주막인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의 삼강주막

사람많은 주말에 휭하니 다녀왔습니다.

 

 

 

 

 

 

삼강리의 삼강주막 주차장에서 바라본

충효의 고장 예천군의 홍보 게시판...

 

 

 

 

 

이 시대의 마지막 주모가 세상을 떠난 뒤

이 삼강주막은 크게 바뀌었다고 한다.

슬레이트 지붕으로 비스듬히 기울었던 오두막은 헐렸으며

기둥을 다시 세우고 지붕도 초가로 바꾼것이다.

천장도 조금 높였다고 한다.

그리고 

경상북도는 민속문화재 제134호로 지정했다.

 

 

 

 


마지막 주모 유옥연 할머니의 살아생전 모습과

삼강주막의 옛 모습.. 

 

 


 

 

 

주차장에서 주막으로향하는

주막 입구의 컨테이너식 예비 화장실의 벽화가 참 화사하다..

 

 

 

 

 

주막 앞으로 펼쳐졌던 공터에는

옛 나루터의 저잣거리를 재현해 지나는이 누구라도 찾아와

편히 쉬었다 갈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삼강 나루터의 오래전 기억을 갖고 있는

마을의 어르신들은 새 저잣거리를 찾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은 주막곁의 커다란 회화나무가 바라다 보이는

둑방의 평상에 걸터앉아 강바람 쐬는 걸 더 좋아 하신단다.

 

오늘날엔 이렇게 산행 후 

이곳을 방문하는 다양한 계층의 

외부의 사람들이 삼강주막을 방문하고 있다. 



 

 

 

 

주막 마당의 들돌..

 

들돌에 얽힌 유래는 몇가지의 설이 전해져 오고 있지만

정확하지 않아 유래소개는 생략하기로 하겠다.

 

 

 

 

 

 

오랜세월 수많은 사람들이 걸터앉아 자신들의 삶을 노래하던

삼강주막의 마루엔 오늘날의 두 부부가 

가만히 스마트폰으로 그들의 삶을 노래하고 있었다.

  

 

 

 

 

주막 내부 부엌의 가마솥에서는

살아생전의 주모 할머니의 손길이 느껴진다. 

 

 

 

 

 

숫자에 어두우셨던 주모 유옥연 할머니께서

사용하셨던 뱃사공들의 외상장부..

 

벽면에다 줄을 긋는식으로 표기하였으며,

지금은 보호차원에서 유리면으로 가려두었다. 

 

 

 

 

 

 

250살쯤 된 삼강주막 회화나무...

 

키가 15m쯤 되는 큰 나무이며 가슴높이에서 잰 줄기 둘레는 5m인데,

그 부분에서 줄기는 7개의 큰 가지로 나눠지면서 넓게 펼쳐졌다.

자유분방하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게 퍼진 것도

여느 회화나무와 다를 게 없다고 한다.

앙증맞은 크기로 우두커니 앉아 있는 주막은

넉넉하게 펼쳐진 회화나무의 품 안에 쏙 들어갈 듯하다.

주막은 그래서 더 아늑해 보이고

나무는 실제 크기보다 훨씬 우람하고 높아 보인다.

 

나이도 그렇다.

얼핏 봐서는 300살은 넘어 보인다.

아마도 거의 모든 줄기에 잔뜩 피어오른 초록의 이끼에 얹힌

세월의 무게가 먼저 눈에 들어오기 때문인가 싶다.


 

삼강 나루터가 한창이던 시절의 이 나무는

나룻배를 탈 순서를 기다리는 나그네들이 햇볕을 피하며

쉬었던 그늘이 아니었을까?

주막이 생긴 뒤로는 주막의 앞마당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웠던 정자나무이기도 했을 터...

 

나무 그늘에는 어김없이 술꾼들의 술판이 흥겹게 벌어졌을 거다.

그러나 나루터가 사라지고 강변에 둑방을 높이 쌓아

강바람을 막아버린 지금의 이 회화나무는

주막과 함께 그저 ‘오래된 나무’라는 근사한 볼거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듯 하다.



 

 

 

 

삼강주막의 본체는

경상북도에서 민속자료 134호 지정 등록하여

관리되고 있어 어쩜 다행스럽긴 하다.

 

110년의 세월을 유일하게 지키고 있는 건물은

삼강주막내에서는 이 건축물이 유일하다고 한다.

 

나머지 보부상 숙소라던가 사공의 숙소 등은

큰 홍수때 유실되고 최근에 복원된 건물들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휴식..

그리고 우리네 삶의 이야기...

 

 

 

 

 

나룻배와 주막, 주모와 소금 상인,

모두가 지금은 낯선 낱말이다.

나룻배가 끊긴 건 30년쯤 전이고,

그때 주막 앞으로 불어오던 훈훈한 강바람도

지금의 거대한 둑방으로 가로 막혀 버렸다.

 

나루터 주막의 옛 풍경은 사라지고

삼강주막은 민속문화재이자 관광지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나 주모가 김치국물 묻은 손으로 건네주던

그 맛깔스러움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나마 주막의 오랜 친구와도 같은

한 그루의 회화나무가 없었다면

삼강주막은 철 지난 영화 세트장처럼 더 삭막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오래된 회화나무가 있어서

삼강주막은 피로하고 지쳤을 때 한번쯤 찾아가

쉬어 봄 직한 곳으로 오래오래 기억속에 남을 것이다.

 

 

 

 삼강주막의 옛사진 한장...

 

 

 

 

 

현재는 삼강리 마을 주민들이 

우리네 기억 저편에 잊혀졌던 주막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먹거리들을 이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그나마 퇴색된 명맥을 유지하긴 하지만

휴일엔 이렇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수고스러움에

발 바쁜 우리같은 사람들은 결국 민생고 해결을 못하고 말았다.

 

운전땜에 도토리묵에 막걸리는 그렇다 치고 

간단한 국수라도 한그릇 하며

그 시대 삼강주막 주모의 손맛을 느껴보려 했지만

그것 또한 내겐 허락되지 않았다.

  

 

 

 

 

삼강주막은 도로변에 위치하여

이제는 관광지로서의 안정된(?)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듯 하다.  

 

 

 

 

 

삼강리와 삼강주막을 잇는 도로의 굴다리 벽면에는

요런 재미있는 민속 벽화들이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어

눈이 그렇게 심심하지는 않다.

 

 

 

 

 

담겨진 벽화속에서 그 시대의 문화와

그 시대 사람들의 이동수단 및 의류 등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화장실이다...

나름 운치있고 멋 있긴 한데 아무래도 여느 관광지의 그것들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주막의 마당 한켠에선 이런 민속 문화들이

과거문화와 현대문화의 어색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복원된 사공의 숙소 지붕은 초가로 이루어져 있지만

지금은 식당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 삼강리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는가 보다.

 

 

 

 

 

포스팅된 사진 이외에도

싸립문으로 만들어진 당시 화장실 등

다양한 그림들이 있지만 평소 머릿속에 그려오던

아련한 기억의 주막의 이미지보다는 관광지로서의 삼강주막이

더 머릿속에 남을까 두려워 그냥 생략하기로 했다. 

 

 

 

 

 

혼다의 골드윙들이 주막 한켠에 줄을 섰다.

 

순간 벽화속의 말을 타고 가던 선비들이 기억난다.

세월의 변천사일까?

말에서 이런 고급 오토바이로의 변화...

 

 

 

 

 

삼강주막 넓은 뜰의 가장자리에는

요렇게 돌담과 대나무로 아담하게 조성된

이쁜 길이 있다.

이것도 나름의 고증을 통해서 복원된 것일까?  

 

 

 

 

 

삼강나루 둑에는

삼강주막을 뒷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이도 있었다.

 

 

 

 

 

'그리움의 고향 삼강마을' 이라고 입구에 쓰여 있다. 

어떤 그리움일까?

 

 

 

 

삼강주막...

마지막 주막은 맞는것 같다.

가장 근래에까지 실제 운영이 되어 왔기에...

 

하지만

지금은 주막으로서의 역할보다는

조금 퇴색되어 버린 관광지라고 칭하는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순수하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나마

지난날의 귀한 흔적들을 쉬이 지워 버리지 않고

애써 보존하려고 노력하는

삼강리 어르신들의 정성이 있어 참 다행스런긴 하다.

 

이렇게

이 시대 마지막 주막으로 잘 알려진

경북 예천군 풍양면의 삼강주막 그 현장을

간략하게 포스팅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