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서리꽃 사랑...

금모래은모래 2012. 1. 3. 13:19

 

 

 

 

서리꽃

 

- 인동남 -

 

엄동설한 세찬바람 참고 참아와서요
꿈을아 기다리는 서리꽃을 알고 있나요
어제는 울던당신 오늘은 웃지만 내일은
태양처럼 빛이될거야 참을인자 셋이면
인생은 즐거워라 인생은 즐거워라
서리꽃 서리꽃 사연만 가슴에 있네
찬서리 모진바람 세월은 흘러가서도
그리움에 눈물지으면 서리꽃을 알고 있나요
슬픔 지난세월 잊을수없지만 내일은
태양처럼 빛이될거야 고생끝에 낙이오는
인생은 즐거워라 인생은즐거워라
서리꽃 서리꽃 사연만 마음에 있네

 

 

 

 

 

 

 

 

서리꽃 흐느껴 울어도


- 한 사내에게

- 조 은 세 -

살짝 감은 눈꺼풀 사이로
빛줄기 아련히 들어온다
차츰 환히 뚫리는 길을 따라
뒷짐을 지고 가는 한 사내
한번쯤 가 본 듯이
고개도 꼿꼿이 세우고
지나온 발자국마다
서리꽃 흐느껴 울어도
앞만 보며
앞만 보며
이따금
돌부리에 채여 비틀거리고
장미 가시에 생채기가 깊어져도
되돌아서지 않는다
돌아보면 소금 기둥이 될까봐
제 몸비늘 하나씩 벗겨내며
그 먼 길을 가고 있다
언제쯤일까
잘 차려진 제단에 호명 소리 드높으면
흰 무릎 덥썩 꿇고
온전히 바쳐질 날
비탈을 막 올라온 깡마른 등줄기를
날 벼린 바람이 훑고 지나간다


 

 

 

 

 

 

 

서리꽃의 시를 쓰는 겨울

 

- 정유화 -

 

동짓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겨울은 한데를 쏘다니며 달그락거리다가
쿵쿵거리다가 쪼잘거리다가 무엇인가를
넘어뜨리다가 방안이 궁금한지 창문을
두들겨보다가 잠시 옆집에 갔는지
고요를 만들어 놓기도 하는데
나는 한데 사는 겨울을 생각하며
아랫목의 따스한 온기를 베고 누워본다
누워서 겨울이 가는 데까지를 의기양양하게
따라가 보기도 하고 철새 무리의 꽁무니에
살짝 붙어 冬天의 여로를 따라나서 보기도 하다가
너무 세상 바깥까지 나가는 것 같은 두려움이 들 때면
꽃피는 봄밤을 미리 장만하여 눈매 고운 여인과
함께 꽃잎 속에 빛으로 숨어보기도 하다가
그래도 심심하다 싶으면 그 생각들을 시로 엮어둘
요량을 해보는데, 천장도 그것들을 생각해 보고 있는데
어느 순간 詩로 엮이기 전에 아침 햇살이 모두 거둬가
버리는 게 아닌가 허전한 마음으로 방문을 열어 보니
겨울은 나보다 더 빼어난 명작의 詩를 몸으로
쓴 다음 잠을 청하고 있는 게 아닌가
마당이며 대추나무며 대문이며 빨랫줄이며
엎어진 양동이며 손닿는 대로 서리꽃의 시를
완성해 놓고 서리꽃의 몸으로 곤하게 자고 있어라
그 장함을 아는 듯이 마당이며 대추나무는
그 겨울잠을 깨우지 않기 위해 햇살이 지붕 위로
퍼질 때까지 미동조차 하지 않아라.

 

 

 

 

 

 

 

 

서리꽃 한송이

 

- 최언진 -

 

 

그대 있는 외로움 견디기 힘들어도
그대 없는 고독은 참을 만 한 일이라고
긴긴 그리움 수놓아 내 아픈 사랑에 깃을다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그래도 잊을 수 없어
썩어 천년을 더 산다는 주목 처럼
아득한 정 구름 저 넘어 혼불을 묻고

낙조처럼 붉게 타는 신산한 내사랑
홰를 치면 이승저승 윤회하다
가슴에 못으로 피어난 아 ~ 서리꽃 한송이 서리꽃 한송이

 

 


 

 

 

 

 

 

서리꽃(당신에게 드리는 노래)

 

 

- 김종환 -



아침이면 바쁘다말못하고 나 바쁜척 살고 있지만

당신도 꿈이 있었는데 날만나 이루지 못하고
거울앞에 있는 그댈 보니 오늘따라 가슴이 아파요

내게 들켜버린 그모습이 옛날같지 않아서
어디가 아파도 말 안하고 내가 걱정할까봐 숨기고

저녁이 오면 기다리다 지쳐잠든 그대의 얼굴
아 당신과 평생을 살고 싶어요

아시나요 그댄 아시나요 나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작은 공간에 혼자 두고 외롭게 해서 미안해요

하루종일 바뻐서 당신에게 전화도 자주 못하고

현실을 핑계로 나 당신을 너무 슬프게 했었어요
아 당신과 평생을 살고 싶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당신을 힘들게 해서

작은 공간에 혼자 두고
외롭게 해서 미안해요

외롭게 해서 미안해요...

 

 


 

 

 

 

 

서리꽃 

 

- 임시연 -



회색빛 하늘보다
슬퍼 보이는 파란 하늘
그리움이 뼛속까지 스민다
눈가에 서리꽃 필 것 같아
너를 지우기 시작한다
파란 하늘이 슬그머니 돌아눕는다
서리꽃 한 움큼
콧등을 타고 허공을 가른다

춥다.


 

 

 

 

 

 

 

 

서리꽃 엿보는 누이야

 

- 시간깍기 -

 

 

하늘을 가르켰더니 갱지빛이라 
목에 가래톳이 선단다
문지방 닫고 칩거하는 누이야
소심한 가을이 안간힘 쓰며 문고리를 당겨
고운 모습 보자는데
안으로 빗장 걸어놓고 저리 가라 한다
후두둑 빗줄기 맞으며 그냥 가라 한다
지붕 위 가지 끝의 까치밥 꼭지 물러 그예 떨어졌다
달가운 손이라고 책책거리던 목청은 
뒷산을 넘어가고 
마당가에 서성거리던 흔적 
동구 밖 밭둑께쯤 주춤주춤 돌아서다 곧장 멀어진다
울 안 장독대 곁 누웠던 봉숭아 
손톱물 들이고는
목멘 가을 조심스레 서리꽃 엿보는 누이야
(보고 싶은 님 무심한지 오지 않고)


 

 

 

 

 

 

 

서리꽃

 

- 예사랑 -

 

천 년의 세월 그리움으로 흐르던

은하수 푸른 빛이

꽃으로 피었는가

 

눈덮힌 겨울나무 사이로

가녀린 목 내밀고

슬픈 기다림으로 서 있는

사슴의 눈물이

꽃으로 피었는가

 

내 그리도 꿈꾸었던

맑은 영혼의 부활인가

이 하얀 빛, 눈부셔

다가 설 수가 없다

 

날마다

마음의 거울을 닦으면

가슴 안 정원에

서리꽃 피울 수 있을런지

 

 

 

 

 

 

 

서리꽃이 피면

 

- 은빛 - 



서리꽃이 피면 늘 그랬듯이
사랑을 외로움으로 접을 때 입니다

서리꽃이 피면 항상 그랬듯이
이별을 그리움으로 기다릴 때 입니다

무심하게 가 버리는 사랑을
초연히 떠나 보내야 하는 심정으로
당연하게 다가 오는 이별을
간절히 기다려야만 하는 아픔으로

가을이 올 때 마다
사랑과 이별을 연습합니다
겨울이 올 떄 마다
사랑과 이별을 준비합니다

서리꽃이 피면 언제나 그랬듯이
그렇게 그렇게 사랑이 쌓여 갑니다

서리꽃이 피면 변함없이 그랬듯이
이렇게 이렇게 이별도 쌓여 갑니다

 

 

 

 

 

 

 

서리꽃

 

- 유안진 - 
 
 
손발이 시린 날은
일기(日記)를 쓴다
 
무릎까지 시려 오면
편지를 쓴다
부치지 못할 기인 사연을
 
작은 이 가슴마저
시려드는 밤이면
임자 없는 한 줄의
시(詩)를 찾아 나서노니
 
사람아 사람아
등만 뵈는 사람아
 
유월에도 녹지 않는
이 마음을 어쩔래
육모 서리꽃
내 이름을 어쩔래 


 


 

 

 

 

 

 

서리꽃

 

- 무명 -

 

눈부신 햇살 아래
빛바랜 하얀 꽃 한송이 피었다
감나무 아래 거기
담장이 넌출거려 잎 뿌리는 거기
분홍진달래 단 한송이
서리 맞으며 피었다
봄에 잃은 꿈 찾으러 온 모양이다

빨래널러 가는 곳 담 옆에
빛이 바랜 채 하얗게
울다울다 빛 바래어 하얗게
봄이 아닌 가을에
하얀 진달래 한송이 소복처럼 피었다
무슨 사연 있을까
무얼 안고 피었을까
꿈은 어디에 묻고
서리발에 몸 죽이러 그렇게 나왔는지
하얀 소복 들처입고
저 홀로 담 옆에
하얀 진달래 한송이 피었다

바람이 지나간다
꽃잎을 흔들어 춤추게 하고
아무 일 없던 듯 저 홀로 간다
꽃잎이 추워 파르르 떨고
벌 나비는 오지 않는다
하얀 무서리 꽃잎에 앉았다
기운 잃은 잠자리 까닥거려 조는데
하얀 진달래 빛바랜채 웃는다



 

 

 

 

 

 

지난 2011년 12월 31일

한해를 마감하는 마지막날 이른 아침

 

집에서 가까운 남한강의 지류인 복하천변에서

하얀빛 고운 서리꽃을 만났다.

 

찾으면 찾기 어려운 녀석들이긴 하지만

우연히 눈에 들어온 녀석들이기에

잠시 차를 세우고

몇컷 담아 보았다.

 

또한

서리꽃과 관련된 노랫말과

시를 찾아보니 의외로 상당히 많았다. 

 

서리꽃이 표준말인지 몰라

인터넷 국어사전으로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나왔다.

 

[명사]

유리창 따위에 서린 수증기가 얼어서 꽃처럼 엉긴 무늬.

예문)아침 일어나 보니 다던 오지 나뭇가지 서리꽃 가득 앉아.

 

그래서

내가 촬영한 저 사진들도

서리꽃이라 칭할 수는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해마다 요 맘때 쯤이면

지나치면서 쉬이 즐겨볼 수 있는 서리꽃이지만

자세히 두눈 크게 뜨고 들여다 보니

나름의 하얀색 이뿐 모습을 담고 있긴 하다.

 

오늘은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서리꽃 사진을 중심으로

그 말뜻이 제대로 인용되고 있는지와

서리꽃에 관련된 노랫말과 시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평온한 오후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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