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답사기

산사에서 만난 산타크로스...

금모래은모래 2011. 12. 26. 12:58

 

 

2011.12.24 성탄절 이브...

 

전날 밤에 내린 눈으로

도로에 눈이 많을거란 생각은

집을 나서는 순간 사라졌다.

 

밤새 제법 많은 눈이 내렸지만

손바닥 만큼의 한조각 겨울 햇살에

거의 대부분 녹아내렸던 것이다.

 

그래서

덜 녹은 눈이라도 찾아 볼 마음으로

가까운 곳의 산사가 있는 원적산 인근으로 향했다.

 

첫번째 저 사진은

원적산 원적사 대웅전 앞에서 만난

나한상의 겨울나기(?) 모습이다.   

 

 

 

 

 

저만치

아직은 원적산과 천덕봉의 능선에

조금의 하얀 눈이 보인다.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송말리 449번지

원적산의 원적사 표지석.

 

원적산은 경기도 이천시와 광주시 여주군을

접경으로 하고 있으며 해발 563m 높이의

그렇게 큰 산은 아니며,

 

원적사 또한 그렇게 오래된 사찰은 아니지만

인근의 영원사와 함께 지역민들이

많이 찾는곳으로 알고있다.  

 

 

 

 

 

사찰 올라가는 계곡에서 만난 얼음 덩어리.

 

처음엔 지난 가을에 꽃무릇을 처음 만났던

영원사로 향했지만

오르막길에 잔설이 얼어붙어 도저히

차가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바로 인근 옆 계곡의

원적사로 다시 방향을 바꿔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오르막 눈길을 빗자루로  

깔끔히 치워 차량이 쉬이 올라갈 수 있었다.

   

 

 

 

 

머리에 이고 있는 잔설의 흔적이

역력한 원적사 가는 길...  

 

 

 

 

 

계곡 인근에서 만난 울타리....

 

 

 

 

 

유명한 산수유 마을 답게

굵은 산수유 나뭇가지에 남은 하얀 잔설과 더불어

미처 동면으로 피하지 못한 산수유 열매들이

주름진 겨울나기에 분주했다. 

 

 

 

 

 

 

큰 도로에는 밤새 내린 눈이 다 녹아 없어졌지만

그래도 음지이고 계곡진 곳엔

이렇게 하얀 흔적의 잔설들이

이웃한 바위들과 나뭇가지를 등어 업고

부지런히 겨울 햇살을 쬐고 있었다.

 

 

 

 

 

 

앗!

 

그런데

원적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대웅전쪽을 바라봤는데...

이건 분명 산타 할아버지다.

산사에서 만난 산타할아버지?

 

대웅전 앞의 많은 나한상들이 이렇게

꼬깔모자를 드리운 채

가지런히 목도리까지 하고선

먼 하늘로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대웅전 앞.

 

경사진 곳 언덕에 수많은 나한상들이

하얗고 붉은 모자를 쓰고 있다.

 

 

 

 

 

 

내 눈이 잘못되었는지 의심할 정도로

분명 성탄절 이브에 만난

산사의 나한상 산타할아버지가 아닌가?

 

 

 

 

 

 

이곳 주지스님은

비구니 스님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가지런한 목도리의 자태는

분명 여느 남정네들의 솜씨는 아니었다.  

 

 

 

 

 

대웅전 앞을 지키는 멍멍이는

짖지도 않으면서

그저 그렇게 저 아저씨 뭐하는가 싶어

카메라 공격을 일삼는 나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럼

비구니 주지스님의 작품이런가? 

 

 

 

 

 

오늘 아침

그 원적사 주지스님을 아시는 분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그분은 분명 그러시고도 남을 분이라고...

 

그 나한상의 모자는 분명 산타를

의미하는게 맞다고...

그러면 뭐여?

사찰에서 산타를? 

 

 

 

 

 

 

대웅전 옆

자그마한 석등 위에 아직은 덜 녹은

성탄절 이브날의 잔설이 보인다.  

 

 

 

 

 

그래..

몇해전부터

테레비나 메스컴을 통해서 본 기억이 난다.

 

기독교와 불교

교회와 사찰간에도

이젠 분쟁이 아닌 서로간의 존중의 의미로

이런 아이러니한 행위를 한다고....   

 

 

 

 

 

석가탄신일에

여느 목사님이 축하의 메세지를 뛰워주고

성탄절엔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는

사찰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그렇게 나이들어(?) 보이지 않는

겨울날의 5층 석탑이

그네들의 겨울나기를 가만히 지키고 있다.

 

 

 

 

 

 

붉은색과 하얀색이 어우러진 꼬깔모자....

 

밤새 내린 눈을 머리에 이고 있지만

주지 스님이신 비구니 스님께서 나한상이 춥다고

모자를 쒸워줬을리는 없을테고

분명 성탄절을 맞이하여 축하의 메세지를

저렇게 표현하셨는가 보다.

 

 

 

 

 

 

지대가 높은 산사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저 잔은 무엇을 의미할꼬?

 

 

 

 

 

 

어느 사찰의 나한상이

성탄절 산타할아버지로 변장(?)을 했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충격적인 목격이었다.

 

 

 

 

 

 

한파로 인해 상당히 매서운 추위의

성탄절 이브날이었지만

크게 이름없는 자그마한 사찰에서 맞이하는

성탄절 특별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하얀 저 목도리는

아마도 누군가의 손으로 직접 뜬게 아닐까? 

 

 

 

 

 

 

제각각의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찰 대웅전 나한상의 산타 복장^^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의 산수유 마을로 유명한

원적산 아래 중턱에 위치한

원적사의 성탄절 이브날의 멋진 광경...

참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바람불어 차가운 날 이었지만

잔설을 찾아나선 보람이 예기치 못한

사찰에서 이루어 지다니....

참으로 재미있는 세상이다^^    

 

 

 

 

 

내려오면서 바라본 계곡의 야생 벗나무 줄기엔

금새 사라질 양

한웅큼의 눈 가족들이 눈치보며 대롱거리고 있다.

 

하얀 눈의 산사를 돌아보는 동안

그런 궁금한 사항에 대해서 

어느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것이

인기척을 못 느낄 정도의 너무나도 조용한

원적사였기 때문이다.

 

올 겨울의 성탄절 이브엔

이렇게 묘한 잔설 사냥을 통한

산사에서 만난 성탄절 산타소식으로 대신한다.

 

 

지난 22일 동짓날 오후에

'다음'으로부터 '우수블로그'로 선정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참 아이러니 하더군요.

그리고 부담스럽기까지 하구요.

 

정말 열성적인 블로거들을 많이도 봐 왔기에

그저 일주일에 서너번 글을 올리거나

십여개 내외의 댓글과

하루 방문인원 또한 100여명 남짓한

제 블로그가 우수블로그로 선정이 되다니...쩝~

하여간 제 블로그를 방문하고 

성정 고우신 댓글로 좋은 글알들을 남겨주시는 분들의 

성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더 열심히 활동하라는 의미일수도 있구요.

 

올 한해의 마지막 한주를 시작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한 연말연시를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