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으로 접어들고 있는
11월의 우리 눈에 들어오는 것들은
여름의 그것과 가을의 그것이
함께 공존함을 볼 수 있다.
스스로 낙과하지 못하고
계절의 뒤안길을 마냥 기다리며
가련하게 영글어 버린 주름진 은행.
불타는 단풍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오월의 줄장미도 함께
가을햇살을 즐기는걸 보니
시절이 하 수상하긴 수상한 모양이다.
무슨 꽃인지는 모르겠지만
보라색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려 있기도 하고,
산수유 열매도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지
노란색 그 향연은 어디메로 사라지고
붉게 익은 몸을 그대로 드러내고만 있다.
바닥의 가을 낙엽은 약간은 삐뚤게 쳐다봐도
어짜피 똑같은 가을색이거늘...
늦깍기 호박꽃에는 아직도
벌들의 고공 비행이 계속되고 있다.
차량의 앞유리 창에는
갈길 잃은 은행잎만 그림자를 드리우고
여름날 그 독하게 뿜어내던
플라타너스 잎새의 가을날에도 이렇게
가을은 가만히 내려 앉아 있었다.
하늘 가득 한자리에 머물며
마지막 가을색 공기를 머금던
찢어진 날개를 소유한 한마리의 잠자리.
늦 가을은 이렇게 붉게만 붉게만 익어가는데...
마지막 잎새가 될 지언정..
그렇게 쉬이 손은 놓을 수 없다는
애처로운 몸부림.
은행나무 밑에 주차된 흰색 차량은
노란색 은행잎으로 도색이 되고.
가을은 그렇게 말없이 우리들 곁으로 왔다가
이렇게 소리없이 가는가 보다.
여름색과 가을색이 공존하는
아직은 그 끝자락을 부여잡고 싶은
가을이지만 야금야금 겨울을 닮아가는
모습에 손 놓고 그저 멍하니 바라만 봐야 되는 현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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