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랑 이야기

치악산 비로봉에서 끝자락의 하얀 눈길을 거닐다 ...

금모래은모래 2018. 3. 16. 05:00

 

 

 

올 겨울

마지막 눈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른 봄이 성큼 달려왔지만

아직 높은산에는 겨울색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기에 충분한 겨울산행이더군요.

 

 

지난 3월 11일 일요일 다녀온

원주의 치악산 비로봉의 이모저모를

사진 몇장으로 둘러보겠습니다.

 

 

현재 치악산은 산불예방을 위해

통제가 많이 되어 있어 들머리를 선택할

폭이 무척 좁았습니다.

 

그래서 전날 근무로 인해 좀 늦게 도착해서

가장 짧은 코스를 선택한다고 황골탐방지원센터의

입석사를 경유해서 올랐습니다.

 

주차장에서 입석사까지 1.6km는

시멘트와 아스팔트 길로 되어 있지만

무척 가파르고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진을

다 빼기 좋은 그런 코스랍니다.

 

 

 


 

입석사를 지나 제대로

산행을 시작하면서 부터는

하얀 겨울날이 그대로 묻어나더군요.

 

 

이곳에서 부터는 바로

아이젠을 착용해야만 했습니다.

 

 

어찌나 미끄럽던지요.

 

 

춘삼월의 눈산행이 겨울날보다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했는데 다 그런

이유가 있었습니다.

 

 

 

 


 

입석사부터의 된비알은 대단한 코스입니다.

헐레벌떡 오르다 보면 이렇게 이정표가 나옵니다.

 

 

 

 


 

3월 중순의 산행에서

이런 하얀 설원을 거닐 수 있다는 것도

어쩌면 큰 행운이기도 하구요^^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방금 지나온 길이 제법 깁니다.

저만치 원주시내도 보이기 시작하구요.

 

 

 

 


 

능선길에 접어들어서는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모자도

겨울모자로 바꿔서 착용했습니다.

 

 

3월달에 쓰는 털모자 ㅋㅋㅋ

 

 

 

 


 

초입에서는 분명 봄의 기운이 가득했는데

능선을 오를수록 겨울색이 가득한 3월 11일입니다.

 

 

봄과 겨울이라는

두개의 계절을 만끽하니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

 

 

 

 


 

어느덧 저만치 치악산의 정상

비로봉이 우뚝 시선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듯 합니다.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면

이런 아련한 그림들이 벗인양

떡하니 자기 자릴 버티고 있었답니다.

 

 

 

 


 

치가 떨리고

악소리가 날 정도로

험난하기로 이름난 치악산....

 

 

더구나 봄산행에서 이런 눈길을 만나니

기분은 참 좋았습니다.

 

 

 

 


 

치악산 정상 비로봉에 도착했습니다.

 

 

해발 1,288m....

 

 

먼저 오신분들은 이곳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계시네요.

 

 

 

 


 

비로봉 정상석 앞에 서니

오르면서 숨가빴던 기억과 다리가

아팠던 기억들은 눈 녹듯이 사라졌습니다.

 

 

봄속의 겨울 이야기가 가득한 치악산 정상입니다.

 

 

 

 


 

정상에서는

이런 상고대도 만났구요.

 

 

이런 멋진 상고대도

이제는 내년 겨울에나 보게될 터인데

기다려준 녀석들이 고마웠습니다.

 

 

 

 


 

비로봉 정상의

거대한 돌탑군 옆에 서 보았습니다.

 

 

끝자락의 겨울을 만끽하기에 좋은

그런 산행이었습니다.

 

 

 

 


 

그래도 주변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기에

치악산이 주는 의미는 무척 크다고 생각됩니다.

지나온 길을 바라보면 아찔하기도 하면서

험난했던 여정들이 되새김되었습니다.

 

 

 

 


 

셀카놀이를 즐기면서도

뭔가 모르게 가슴 후련한 기분은

어찌할 수 없는가 보더라구요.

 

 

차가운 바람끝이었지만

그 틈새로 묻어나는 봄의 향기는

속일 수 없는 이치이기도 했답니다.

 

 

 

 


 

사실 치악산은

산행 초심자들이 다니기엔

무척 벅찬 코스입니다.

 

 

2016년 가을에 방문했을 당시엔

고딩 몇명이서 운동화 차림으로 정상을

방문했다가 하산하는 길에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구조대가 출동하는 것도 직접 목격했거던요.

 

 

 

 


 

치악산...

 

 

두번째 방문이었지만

역시나 이름값은 하는 듯 했습니다.

 

 

산행을 하다 보면 가끔 두개의 계절을 만나는데

그 또한 득템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을단풍을 끼고 오르다가

하얀 설원을 만나기도 하고 이렇게

봄빛 그윽한 날 산위에서 설산을 만나는 것도

큰 횡재라 생각합니다.

 

 

비록 오르는 길은 험난하고 힘은 들었지만

산행을 마치면서 상쾌한 그 기분은

오래도록 지속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