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간이역을 다녀왔다.
간이역은 아스라이 전해지는
추억속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크기에
가끔씩 방문하게 되는 나만의 아날로그식
여행지이기도 하다.
오늘 소개할 경기도 양평의 석불역은
기존에 몇번 소개해 드렸지만 폐역이 된 석불역과
위치를 새로이 옮겨서 운영하는 새로운
석불역의 겨울빛은 처음인듯 하다.
차가운 겨울날에 불현듯 찾아나선
시골 동네의 작은 간이역 양평 석불역의
겨울 이야기를 둘러보자.
먼저 양평군 지평면 소재지에서 가까운
새로운 역사인 석불역을 둘러봤다.
이곳 작은 마을에서는
정월대보름 마을 척사대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석불역 주변엔
너무나도 조용하기만 했다.
기차가 지나가려나 지켜봤는데
인적없는 시골역엔 아무것도 지나가지 않았다.
심지어 방문객조차도...
싸늘한 겨울바람 불어오는
석불역 주변 동네는 예전엔 제법
번성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저
작은 시골 동네인양 하다.
역으로 이동해 보자.
저만치 별도의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도로변에 그냥 세워도 무방할 정도로 인적이 없다.
몇해전 여름날에 방문했을 당시엔
젊은 청춘의 여행자를 만났던 기억이다.
지금 겨울날의 풍광과는
확연하게 대조적이긴 하다.
이곳 석불역은
비록 작고 아담한 간이역이긴 해도
지금도 여객 기차가 정차를 한다.
시간표를 보아하니
상행선 두번 하행선 두번이
정차를 하는데...
아쉽게도 역사 내부는 평소 잠궈져 있다.
기차가 도착하는 시간이 임박하면
그때만 잠시 개방한다.
지난번 방문땐
그나마 정차하는 기차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는데 말이다.
춥다...
겨울바람도 차갑고
인적이 없는 간이역의
주변 풍광도 춥다.
그래도 휭하니 한바퀴 둘러보자.
오래된 간이역이 아니기에
참 이쁘게도 지어졌다.
지난번 방문에서
이 석불역을 이쁜 성냥갑이라고
했던 기억이 새롭다.
잠겨있는 역사 내부를
창문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하루에 네번 여객 기차가
정차 한다는것은 그래도 탑승객이
소수이지만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지.
어느날 문득
이곳 석불역에서
기차를 타고 정동진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작은 시골역에서 타고 출발하는
기차는 또 어떤 맛일까?
간이역이 주는 매력 가운데 가장 큰것은
오랜세월 우리네 삶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이지만 새롭게 지어진 석불역은
그런 아련한 추억보다는 동화나라의
주인공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그러면
차로 5분여 거리에 위치한
폐역이 된 예전의 석불역으로 이동해 보자.
네비게이션에도
아직은 등록이 되어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다.
삭막하다.
조금전 다녀온
신 석불역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에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선로마저 다 걷어내 버리고
초라하게 황폐화된 역사 앞엔
하얀 겨울색만 묻어나고 있었다.
어느 여행자의 다녀간 흔적이 이채롭다.
간이역에 대한 작은 추억들은
중년이라면 조금씩 다 가지고 있을터이니
방문한 그분의 가슴에도 이렇게
아리도록 남았는가 보다.
버려진듯 방치된듯
창너머로 슬쩍 보이는 역내부는
이토록 처참하기만 하다.
당시엔 분명
수많은 사람들의 휴식과도 같은
쉼터였을텐데 말이다.
건축물의 모양새라도 이쁘다면
주변의 구둔역처럼 등록문화재로 남아서
오래도록 함께 할텐데 많이 아쉽다.
벽면의 도로명 주소가
오히려 낯설게 느껴진다.
비록 지금의 모습이
이토록 초라해 보이긴 해도
어디에선가 금새라도 들려올듯한
긴 기적소리가 느껴진다.
간이역 탐방을 워낙 좋아하지만
확실히 차가운 겨울날의 방문은 여행자의
마음을 더더욱 쓰리게 하는듯 하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이 모든것이 우리네 지나온
세월의 소중한 흔적이자 추억이기에
오래도록 가슴에 담아두고 싶은 심정이다.
간이역에서 묻어나는 아날로그 서정은
오랜세월 변함없는 내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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