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리 세미원...
우리는 흔히 연꽃 만발한
그 세미원만을 기억하고 있다.
두개의 계절이 교차하고
초록빛 싱그러움이 부족할때는
별 관심조차 없는 곳...
양수리 세미원의 3월엔
어떤 봄빛들이 꿈틀대고 있는지
홀연히 거닐며 둘러보고 왔다.
가늘게 빗방울이 떨어지는
그 길을 나홀로...
변함없는 세미원의 출입문인 태극문양 불이문...
저 태극문양의 중앙으로 들어간다.
물이 다 빠진 돌다리는 이렇다.
그 사이로 조금씩 봄빛이 움트고 있었다.
물이 찬 여름날의 돌다리는 이런 모양인데...
그러고 보면 두계절 다
나름의 특징이 뚜렷한것 같다.
평소 잘 둘러보지 않던 한반도...
나중엔 이곳에도 수련꽃으로 가득하다.
물이 나오지 않는 항아리 분수는
삭막하기 보단 출발선에서 가지런히
줄을 지어 있는 노란 병아리들을 닮았다.
돌다리를 다 건너고 와서는
뒤를 돌아봐 주는 예의를 지켜준다.
화려한 연꽃 찬란하던 그곳엔
덩그런 정자만이 쓸쓸해 보이긴 하다.
하지만 이렇게 화려한 날도 있기에
지금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온실에서는 봄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온실에서 몇종류의 꽃을 만났지만
그냥 눈으로 둘러보았다.
기하학적인 연대 녀석들은
몸풀기에 바쁜듯 늑장을 부리고 있다.
평소 잘 못보던 곳이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온다.
세미원 곳곳의 벽돌엔
"우리 영원히 잊지 말아요"라고 새겨져 있다.
얼핏 보기엔 세월호 생각이 났지만
그전부터 있었던 문구다.
뭔가 다르게 의미하는 바가 있을듯 하다.
자세히 보았더니
담장의 문양도 참 이쁘다.
약속의 정원...
추사 하루방이라고 한다.
제주도에 유배되었던 추사 김정희 선생의
뻥뚤린 가슴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뚝 길을 걸어서 사랑의 정원에 도착했다.
봄빛 운치가 좋고
여름날의 싱그러움이 아름다운 곳...
이곳 사랑의 정원은
그런 아련한 그리움이 좋다.
봄빛은 늘 이렇게 가냘프기만 하다.
뽀송뽀송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 것 같다.
싱그러운 푸르름이 없으면 없는대로
사랑의 정원은 참 예쁘다.
여름날의 사랑의 정원은 이렇다.
비가와도 바람이 불어도 한결같기만 하다.
사실 이런 물빛 그림자는
이맘때가 아니면 보기도 어렵다.
금새 새싹이 돋고
수련들이 연못을 지배할테니...
지금의 세미원은
방문객이 별로 없어 차라리
홀로 거닐기엔 더 없이 좋았다.
연꽃 화려한 그날엔
바글바글 인산인해일텐데...
양귀비꽃으로 수놓을곳엔
지금은 이토록 공허하기만 하다.
요즘은 가끔 이렇게
스마트폰 셀카 놀이도 즐겨본다.
등산가는 길에 잠시 둘러본 세미원이기에
복장은 산행 복장이다.
작년 가을 흙인형 전문 작가
김명희 선생님의 작품들이 전시되었던 곳...
사랑의 정원은 거리가 좀 멀었는데
이곳에서 전시할땐 나름 가까워서 그랬는지
관람객들이 무척 많았던 기억이다.
문득 작년 흙인형 전시때의
작품들이 보고 싶다.
엄마의 삶은...
예년과 달리 이렇게 파격적인 작품도
선보이시더니 올 가을엔 또 어떤 작품들이
전시될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이렇게 해학적인 작품들도 전시하고...
김명희 작가님의
세미원에서의 흙인형 전시회는
분명 또 하나의 별미다^^
근처에서 산행을 약속한 일행들과의
미팅 시간이 임박해 왔다.
빈 의자에 잠시 앉았다가 서둘러
세미원을 나왔지만 화사한 봄빛이 아니라
몇방울씩 떨어지는 먹구름 빛이 그저 아쉬웠다.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길목의 세미원엔
화려한 연꽃들은 없었지만 삭막함 속에서도
곳곳에서 움트고 있는 봄빛 그리움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남녘에서 들려오는
각종 봄꽃 소식이 그립다.
봄빛 그리운 날엔 양수리 세미원으로 오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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