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오래된 한옥성당을 그동안 몇곳 다녀왔지만
늘 그렇듯이 뭔가 모르게 아쉬움이 크다.
원형보존이 너무나도 잘된
진천의 진천성당에서도 그랬으며
옛모습으로 복원한 완주의 되재성당에서도
늘 아쉬움은 남았다.
오늘 소개해 드릴
원주의 대안리 공소는
성당보다는 작은집이지만
그나마 원형에 가깝도록 잘 보존된
한옥의 공소로서 특히나 그 보존가치가
높이 평가되어 근대문화유산으로
등재까지 되어 있는곳이다.
그동안 강원도에 산재되어 있는
강릉, 횡성, 홍천, 원주 등의 오래된 성당을
여러곳 다녀왔지만 이번 방문에서 만난
대안리 공소의 느낌은 또다른
발견인양 반가웠다.
먼저 대안리 공소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대안1리에 있는 대안리공소는
천주교 원주교구 소속으로 2004년 12월 31일
등록문화재 제140호로 지정되었다.
1892년에 설립되었고 1900-1906년경에 세워졌다.
1910년 11월에 공소 축복식을 가졌다.
뮈텔 주교가 진짜 성당이라고 말했던 대안리 공소는
목조 구조식 한옥 성당으로 건물면적은 76㎡이며
현재 6칸의 공소로 이루어져 있다.
지붕은 처음의 초가지붕에서 1950년에 기와 지붕으로,
1960년경 공소를 두 배 정도로 확장하였고,
1970년대에 슬레이트지붕으로 바뀌었으며 천장은 높으며
건물 뼈대인 나무 기둥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제대 뒤편으로 신부 방이 있으나 현재는 제의 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1986년에는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하였다.
6·25전쟁 때는 인민군 막사로도 사용되었으며
전쟁 후에는 미군 구호물자 배급처로 이용되기도 했다.
건물의 완성도는 높지 않으나,
지역 교회사적 측면에서 가치가 높으며,
건립당시 원주지역에 있던 공소 중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다.
1900년대의 한옥공소의 희소적인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다
초기 건립당시와는
겉모습은 많이 달라졌지만
그나마 잘 보존된 대안리 공소...
위에서 알아보았듯이
초기에는 한옥으로 지어졌으며
그후 기와와 스레이트로 변형되었다가
다시금 지금의 기와형태를 갖춘것으로 보인다.
언덕위에 자리잡은 대안리 고소는
지리적으로도 무척 단아한 느낌이 들었다.
강원도의 또 다른 아날로그 여행지로
전혀 손색이 없어 보였다.
홀연히 다녀가기 좋은 곳...
새롭게 단장하면서
개량된 지붕이 너무 깔끔한게 오히려
어색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꾸불꾸불한 나무틀의 형태가 너무 좋다.
당시의 남아있는 흔적 가운데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친환경적이면서도
얼마나 정감이 가는지
다시금 자세히 쳐다보게 된다.
옆이라고 해야될지
뒤라고 해야될지 잘 모르겠다.
출입문의 반대편이니 뒷편이 맞겠다.
100년이 넘는 세월을 한 자릴 지키며
얼마나 많은 풍파를 겪었을까?
그나마 보존의 가치가 높다고 인정되어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참 다행스럽긴 하다.
등록문화재 제140호...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일제 강점기의 뼈아픈 시절과
6.25 전쟁의 고초를 고스란히 겪었을
대안리 공소는 이제서야 제 모습을
찾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여느 유럽풍 붉은 벽돌의 거대한 성당보다는
덜 화려하고 초라해 보이지만 오히려 더 친근하게
정감이 가는건 민초들의 애환이 서려있기 때문이 아닐까?
마침 출입문이 잠겨져 있지 않아
실내를 둘러볼 수 있었다.
밖에서 볼때와는 다르게
오히려 실내에 들어와서 보니 당시
건축물의 흔적들이 더 자세하게 남아 있다.
삐그덕 거리는 마룻바닥과
울퉁불퉁한 나무 서까레에서
우리만의 민족적인 정서가 전해졌다.
굳이 종교적으로 바라볼 필요도 없는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시대의 문화적인 시선으로 바라봐도
누구나 충분히 느낄 수 있는것이 바로 이런
아날로그 기행이 아닐까 싶다.
오래되고 낡아서 좋고
투박해서 더 좋은곳이 바로 이런곳이다.
실내를 가득메운 수많은 사람들이
허상으로 전해진다.
돌하나 나무 하나
시선에 들어오는 모든것들이
그저 정겹게만 느껴지는건 나만의
정서 때문일까?
오래도록 잘 보존되어야 할
제대로된 가치란 과연 무엇일까?
강원도의 대표적인 성당인
횡성의 풍수원 성당과 신림의 용소막 성당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또 다른 아스라함이
이곳에서는 고스란히 묻어났다.
유난히 아날로그 기행을 좋아해서
오래되고 낡은 간이역과 잊혀져 가는
우리네 추억을 찾아 다닌다.
특히나 이곳 원주의 대안리 공소 주변엔
원주 허브팜과 더불어 친환경적으로 둘러볼 곳이
더불어 산재되어 있어 무척 좋았다.
평소 잊고 살았던 기억들과
콘크리트 문화속에 살면서 자꾸만
잊혀져 가는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지금이 어쩜 다행스럽다.
세월이 지나 이마저도 추억하지 못하고
그냥 흔적하나 없이 떠나 버린다면
너무나도 아쉬울것 같기에...
원주 대안리 공소에서는
가슴 한켠에 고이 묻어두었던
작은 추억의 보따리를 풀어본듯한
설레임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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