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텔레비전에서
원주 치악산 자락의 어느 사찰에
세계에서 가장 큰 108 대염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난 주말 원주을 우연히 방문했다가
치악산 자락의 바로 그 대염주가 봉안되어 있는
관음사를 둘러보고 왔다.
개인적으로 신봉하는 종교가 불교가 아니기에
사찰을 방문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대부분 문화재와
관련이 깊지만 이번엔 이색적인 방문이었다.
오래된 천년 고찰도 아니고
소중한 문화재가 보존된곳도 아니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108 대 염주는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했기에 말이다.
원주 치악산 자락의
태고종 관음사를 찾았다.
치악산 자락의 제법 고도가 높은 위치에
단아하게 자리를 잡은 관음사는 한 눈에 보아도
오래된 천년고찰은 아니었다.
그래도 절집의 분위기는 좋았다.
파란 하늘을 벗삼아 둘러보는 관음사는
큰 사찰은 아니지만 108 대염주 덕분인지
방문객들은 더러 보였다.
대웅전의 좌측에 이렇게
별도의 시설을 갖춰 108 대 염주가
봉안되어 있다.
원주 치악산 고둔치 입구의
수려한 산자락속 기도 도량 관음사에는
재일 한국인 3세 임종구씨가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제작하였다는
108 대 염주가 봉안되어 있다.
신발을 벗고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입이 뜨악 벌어진다.
거대하다.
염주(念珠)는 ‘생각하는 구슬’로
구슬은 부처님을, 구슬을 꿰는 실은 관음보살을 상징한다고 했다.
치악산 관음사에 봉안된 통일 대염주는
지름 74㎝, 무게 240㎏의 모주(母珠) 1 개와
지름 45cm~60㎝, 무게 60㎏의 나머지 염주로 한 벌의
전체 무게가 무려 7.4톤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염주라고 하니 그저 놀랍다.
이렇게 둘러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방문한 아이들도 너무 신기한 모양이다.
볼수록 참 거대하다...
한알 한알...
108개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
염주를 만들어 기증한 임종구씨는
일본에서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에 심한 차별을 받았다고 한다.
이국 땅에서 오랜 서러움 속에 남몰래 키워왔던 모국에 대한 그리움과
분단된 조국의 평화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결실이 되어
2000년 5월에 108 대염주 세 벌이 완성됐다고 전한다.
세 벌 중 한 벌은 일본 통국사에 그리고 통일을 위해
남북한에 각각 한 벌씩 평화를 기원하는 곳에 봉안하겠노라
장소를 물색하던 중 한반도 백두대간의 중심이자 동악(東嶽)에 해당하는
치악산 관음사에 봉안되어 오늘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통일 염원의 기도를 올리게 되었다.
일반적인 108 염주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큰 대염주는 사실 처음 보았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하니 그저 신기했다...
수령 2000년, 지름 2.5m의 단단하기로 이름난
아프리카산 브핑가나무를 재료 삼아 1년여에 걸쳐
개인 사비를 들여 만들었다고 한다.
그의 애틋한 통일 염원이 만들어낸
불교계의 걸작품인듯 하다.
한참을 거닐면서
바라봐도 너무 신기하다.
그리고 염주의 나무 재질 자체가
정말 야무지게 생겼다.
방문하는분들은 저마다 탄성을 자아내며
묵언하듯 둘러보고 있었다.
그의 소망처럼
남북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치악산 자락에는 몇곳의 사찰들이 있지만
그 나름의 특색들이 있는것 같다.
관음사는 관음사 나름대로...
원주 치악산 관음사...
108 통일 대염주로 인해
많은 유명세를 타게 되었지만
주변 조망권도 아주 뛰어난 사찰이었다.
오래전에 텔레비전에 봤던
세계에서 가장 큰 108 대염주를 직접 보고와서
무척 벅차고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유난히 이색적인 기행을 좋아하지만
이렇게 예정에 없이 횡재하는 날엔 더 그러하다.
꼭 본인이 신봉하는 종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둘러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통일을 간절히 염원하는
관음사 108 대염주는 원주기행에서
꼭 챙겨볼만한 곳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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