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이야기2

무거운 짐을 나눠지는 선배 교도관이 되겠습니다...

금모래은모래 2016. 2. 3. 06:00

 

 

 

학창시절의 제 꿈이

원래 교도관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90년대 초반

제가 임용 당시엔 지금보다도 못한

열악한 환경 등으로 인해 교도관이란 직렬이

그렇게 알아주거나 인기있는 공무원도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어느날 문득 뒤돌아보니 저는

교정직공무원인 교도관이 되어 있었습니다.

 

청송감호소에 첫 발령을 받고 근무하면서

교정시설이라는 특수한 환경으로 인해 무척 갈등하며

힘도 많이 들었지만 슬기롭게 이겨내며 그곳에서

만 10년의 세월을 무탈하게 보냈구요.

 

사표를 생각한적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어느 직장에서나 누구나

한두번은 다 겪을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외롭고 쓸쓸하기도 했습니다.

교도관으로 살아가는 그 길이 고행의 길이자

무척 쓸쓸할것이라 생각은 했으면서도...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나름의 동기부여가 생겼거던요.

 

오늘은 지방에서 근무하며

짬짬이 우리 교도관들의 애환을 웹툰으로

소개하는 후배 직원의 작품 몇점을

둘러보며 교도관들의 애환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 웹툰의 작가이자 후배 직원인 자신의 모습입니다.

간혹 지치고 힘들때의 표정인듯 합니다.

 

저 무표정은 저도 감히

공감할 수 있답니다.

 

저도 분명 저렇게 무표정할 때가

있었기에 말입니다.

 

 

 

 

이것은 교도소에 수용되어 있는

수용자와 수형자에 대한 정의를 알기쉽게

웹툰과 글로 표현 했더군요.

 

미결, 사형확정자(미결), 수형자(기결), 수용자 등 등...

위트있는 표현으로 이해를 돕는 웹툰입니다.

 

 

 

 

야근하면서

휴식하는 장면인듯 합니다.

 

면도도 못하고 텁수룩한 모습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장면이나 고개숙인 채

컵라면을 먹는 표정에서도 교도관들의 애환이

잔뜩 묻어 있는듯 하구요.

 

환한 미소로 근무하며

자신의 사명감을 불태울때도 있고

이렇게 초췌한 모습으로 휴식할때도 있는

교도관들만의 애환이 서린 작품입니다.

감히 글로 표현이 안되는...

 

 

 

 

평소 근무하면서 늘 이렇게 환한 미소는 아니랍니다.

저희 사무실 후배 직원들인데 가끔은 맨위의

웹툰처럼 무표정이 되기도 하더라구요.

 

그렇습니다.

교도관들은 365일 24시간 근무체제로

불철주야 긴장하며 살아야 되는 특수한 목적의

복합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그들에게 형이 되기도 하고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아버지가 되기도 해야되는

뭐든 할 수 있는 텔런트이기도 하거던요.

심지어 사회복지사까지...

 

물론 전 직원들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절반에 가까운 직원들은 명절에 고향 방문을

포기해야 되는것도 현실입니다.

 

특히나 초임시절엔

그런 열악한 근무여건 등으로 인해

더 많이 외롭고 쓸쓸했습니다.

 

제가 걸어온 그 길을 

지금 다시 걷고 있는 수많은 후배들이 

이제는 외롭고 쓸쓸하지 않도록  무거운 짐을 

나눠지고 걷는 따뜻해서 더 좋은

선배 교도관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