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행 이야기

아직은 녹슬지 않은 경북선 간이역 예천 개포역...

금모래은모래 2015. 12. 16. 06:00

 

 

 

추억의 간이역을

슬그머니 다녀왔습니다.

 

고향 가는길에 방문한

경북선 예천의 개포역입니다.

 

이름이 같은

서울의 개포동역이 아니라

예천의 작은 동네에 자리잡은 아담하고

서민적인 간이역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애환과

손떼묻은 정겨움이 가득한 간이역은

오직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힐링포인트가

존재하기에 늘 다시금 찾게 되더라구요.

 

예천의 개포역은

그나마 폐역이 아니라

지금도 기적소리를 울리는

간이역입니다.

 

 

 

개포역(開浦驛)은

경상북도 예천군 개포면 풍정리에 있는 경북선의 역이다.

 

여객취급보다는 화물수송 위주로 취급하며,

인근에 예천공항이 있어 군유류 수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화물용으로 운전취급을 한다는 점 때문에 여객 수요가

극히 적음에도 불구하고 보통역의 지위를 갖고 있다.

 

 

 

 

간이역앞에는 실개천이 흐르고 있더군요.

시골의 면소재지도 아니고 아주 작은

시골동네에 위치한 간이역...

 

 

 

 

그럼 경북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경북선은 일제강점기 조선철도주식회사가

경상북도 내륙 지방을 개발하여

자원 등을 수탈하고자 건립하였다.

1922년 개설 공사를 착공하였으며,

1924년 10월 1일에 김천 지역에서

상주 지역 구간까지 완공하였다.

 

1930년대의 경북선 철도 노선은

김천-·아천-·옥산-·청리-·상주-·백원-·

함창-·점촌-·용궁-·개포-·유천-안동역까지였다.

전 구간이 완전 개통된 1931년부터 운행되어

안동~예천 구간은 1944년까지 13년간 운행되었다. 

 

그러나 1943년부터 1944년 9월 30일까지 일본은

태평양 전쟁 물자가 부족하자 점촌-안동역 구간의 철로를 철거했다.

이로 인해 경북선은 김천-점촌 구간으로 단축되었다.

 

해방 후 중앙선의 수송 부담을 덜고,

영동선과 경부선을 직접 연결시키기 위해 점촌~영주 간을 연결하는

경북선 연장개통이 1966년 10월 10일 완료되고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개통식이 거행되었다.

 

현재의 경북선 역들의 다음과 같다.

김천역 - 옥산역 - 청리역 - 상주역 - 백원역 - 함창역 -

점촌역 - 용궁역 - 개포역 - 예천역 - 어등역 - 영주역

 

 

 

 

개포역앞에서 만난 또 하나의 반가움...

허름한 시골농가에서 곶감을 말리고 있더군요.

 

 

 

 

개포역을 둘러봅니다.

 

 

 

 

이곳 개포역은

특별하게 보존가치가 인정되어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아니지만

예전의 역 형태가 잘 보존된듯 했습니다.

 

 

 

 

역 구내 대합실인 맞이방에 들어서니

불꺼진 난로 한대와 기차시각표 등이 떡하니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구요.

 

 

 

 

무궁화호 열차가 하루 두번 정차하는군요.

 

 

 

 

간이역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풍광입니다.

그동안 비슷한 모양의 간이역을 많이 봐 왔거던요.

 

 

 

 

역사를 빠져나와 반대편으로 건너왔습니다.

기와지붕의 역사 건물이 아담하고

정겨운 친구 같았습니다.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선로주변에는

태극기 바람개비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배웅하듯

때론 마중하듯...

 

 

 

 

날씨는 제법 쌀쌀했지만

푸르른 하늘빛이 고마웠습니다.

 

 

 

 

기적소리를

목놓아 기다렸지만

실수로라도 화물기차 한대

지나가질 않더군요 ㅋㅋ

 

 

 

 

저만치 성큼 달려올 듯한

우렁찬 소리의 기차 한대가

허상으로 보입니다.

 

눈으로 보여지는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껴지는 허상입니다.

 

 

 

 

녹슬지 않고 윤기나는 선로가

또한 고마웠습니다.

 

우리집 둘째녀석의 절친한 친구는

지금도 이 선로를 이용해서 다닌다고 합니다.

상주에서 영주까지...

 

 

 

 

예천역과 용궁역 사이의 개포역...

 

제가 블로그에서 몇번 소개해 드렸던

용왕님과 토끼간의 용궁역이 바로 다음역입니다.

그나저나 용궁역의 제가 유난히 좋아하는

투박스런 그 의자는 잘 있는지...

 

그럼 그 의자 한번 볼까요^^

 

 

 

 

바로 이 의자입니다.

용궁역 플렛폼 위의 투박스런 의자...

멋지고 잘 생겼죠?

 

용궁역을 처음 방문하게된 이유도

이 의자 하나 때문에 찾아가게 되었답니다.

 

 

 

 

예천의 개포역은

국도변에서 가까워 쉬이

접근할 수 있더군요.

 

 

 

 

지금 비록 인적은 없지만

고요속에서 요란했던 지난날의

시끌벅쩍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이제는 우리네 기억속에서

자꾸만 사라져 가는 시골 간이역...

 

 

 

 

역전동네는 지금도 삶의

끈적한 이야기들이 곳곳에

즐비한데 말입니다.

 

 

 

 

 

늘 아쉬운게 있습니다.

간이역을 좋아하면서 방문은

기차를 이용하지 않고 개인차량을

이용해야 되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늘 기차를 타고 이동하여

베낭하나 둘러메고 간이역에서 내려

플렛폼을 거닐며 이쁜 역사를 빠져 나오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개포역에서 단 한사람도 만나질 못했습니다.

동네 자체가 워낙 규모가 작기도 했지만

지나가는 기차도 만나질 못했거던요.

 

폐역이 아닌 살아있는 기차역임에도

지나가는 기차와 지나가는 사람을

전혀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경북선 예천의 개포역은

기억속에 잊혀진 그리움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아련한 그리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