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아직은 이토록 그리운데 떠나 보내야 하는 가을... 안흥지에서...

금모래은모래 2015. 11. 9. 06:00

 

 

 

이렇게

또 하나의 가을을

떠나 보낸다는건 생각보다

훨씬 벅찬 감정으로 다가옵니다.

 

아직은 시선에 들어오는

가을빛이 많이 남아 조금씩 보따리를

챙기는 형국이라서 체감하질 못하고 있지만

막상 다 떠나고 나면 그 황량함에

몸서리를 칠것 같거던요.

 

손바닥만큼 남은 가을 끝자락이나마

억지로라도 부여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렇게 또

보내줘야될 것 같습니다.

 

 

 

경기도 이천시 안흥지의 가을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곳 안흥지도 심한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더군요.

 

 

 

 

누군가 인위적으로

흩뿌려 놓은듯한 바닥을 뒹구는

무수한 낙엽들이 큰 잔상으로 남습니다.

 

 

 

 

고운 단풍빛으로 물들기도 전에

차가워진 기온으로 인해 채비를 서두르는

모습이 오히려 안타깝기만 하구요.

 

 

 

 

이번 가을비 그치고 나면

혹여 빗자루로 휙 쓸어버린듯

아쉬움만 가득한건 아닌지 벌써

걱정부터 앞섭니다. 

 

 

 

 

많은이들이

가을을 축복이자

귀한 선물이라 했는데...

 

 

 

 

아직은 다 노래하지 못한

가을빛 향기가 많이 남아 그저

안타깝기만 합니다.

 

바닥을 뒹구는 낙엽마저도

그냥 밟고 지나갈텐데 고이 집어

책갈피에라도 넣고 싶은 심정이거던요.

 

 

 

 

아스라이 전해지는

겨울빛이 벌써 무섭습니다. 

 

 

 

 

채색하듯 토해놓은

그 가을의 이야기를 오래도록

쓰고 싶은 욕심이건만 그것마저도

쉽진 않을것 같습니다.

 

 

 

 

가을색은 늘 이렇게

알록달록 색동저고리의

동화나라를 닮은듯 합니다.

 

 

 

 

2015년의 가을색은

여느해보다 덜 화려했지만

아쉬우면 아쉬운대

감동이었습니다.

 

 

 

 

그 가을의 수채화를

마무리해야 되는 시기가

눈 앞으로 다가온것 같습니다.

 

 

 

 

가던 발길 멈추고

그 가을속에 서면 누구나 다 시인이 되고

누구나 다 아련한 추억의 책갈피를

새로이 써내려가는가 봅니다.

 

 

 

 

유난히 짧은 계절의 가을예찬은

늘 아쉬움입니다.

 

 

 

 

가을빛 감정을 글로 표현한다는건

결코 쉬운일이 아닌듯 합니다.

 

비에 젖어 나뒹구는 고운색감의 낙엽들

형용할 수 없는 다양한 몸부림으로

자신을 불태우는것 같구요. 

 

 

 

 

매년 가을을 떠나보낼때면

이토록 몸살을 앓습니다.

 

가을이 남자의 계절이라서 그런지

유난히 가을스런 분위기가 너무 좋거던요.

문득 한구절의 시라도 쓰고 싶고 불현듯

시낭송회 무대라도 오르고 싶습니다.

 

어설프게나마 시낭송회를 마치면

누군가 불쑥 오색 찬란한 들꽃송이 한다발을

슬그머니 건네줄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이제 조금씩 아주 천천히

그 가을을 떠나 보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