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행 이야기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그 추억을 되새김 하다...

금모래은모래 2015. 9. 8. 06:00

 

 

 

 

안동역에서

 

트로트 가요 '안동역에서'의 발원지

실제 그 현장인 안동역을 다녀왔습니다.

 

노래가 수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추억의 보따리가 너무나도 많은 곳이기에

남다른 기분의 방문이었습니다.

 

특별히 무엇을 정해놓고 방문한건 아니지만

안동역 광장에 세워진 노래비를 보면서

트로트 안동역에서의 인기척도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 안동역에서 -

 

                  작사 김병걸

                  노래 진  성

 

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였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녘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오지 않는 사람아
안타까운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기적 소리 끊어진 밤에

어차피 지워야 할 사랑은 꿈이었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대답 없는 사람아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밤이 깊은 안동역에서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밤이 깊은 안동역에서 

 

 

 

 

안동역을 마주 보면서 좌측편

안동댐쪽 방향 도로변엔 이런 아날로그형

벽화가 추억을 나눔하고 있답니다.

 

 

 

 

안동역 광장을 거니는

연인들의 모습이 그저 좋습니다.

 

 

 

 

역 대합실로 들어갔더니

저만치 정차된 무궁화호가 눈에 들어옵니다.

 

 

 

 

30여년이 넘도록 별로 달라진게 없는 안동역 대합실...

여전히 많은분들이 이용하시네요. 

 

 

 

 

 

다시 밖으로 나와서 광장을 둘러봅니다.

 

학창시절 이곳 광장에 새벽같이 모여

봉사활동을 하던 추억부터 다양한 이야기가

묻어나는 이곳 안동역 광장입니다.

 

고등학교를 이곳 안동에서 다니면서

수많은 추억들을 많이도 만든것 같습니다.

 

 

 

 

노래비옆 돌팻말에서

새로운 추억을 써내려가는

젊은 여행자들의 모습이 또 하나의

그림인양 합니다.

 

 

 

 

 

자전거를 주차하고 휴식하시는 어르신은

이곳 안동역에 어떤 추억의 보따리를

가지고 계시는지요?

 

 

 

 

 

사실

노래한곡 때문에

안동역을 찾은건 아닙니다.

 

개인적인 추억의 보따리와

바로옆에 위치한 오층석탑이 보고싶어

불현듯 방문했더니 이런 노래비와

돌팻말이 있더군요.

 

 

 

 

이런....

역사 바로옆의 오층석탑이

현재 보수공사중이네요.

 

보물로 지정된 이 전탑에는

전설같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답니다. 

 

 

 

안동 역사(驛舍) 옆에는 작은 공터가 있고,

거기에는 신라시대에 세워진 오층 전탑과 오래된 벚나무가 서 있다.

이 벚나무가 그 유명한 ‘원이 엄마’ 이야기 못지않은

애틋한 사랑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어 소개한다.

해방이 되기 전 어느해 겨울 밤,

한 젊은 역무원이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한 처녀를 역무실로 업고와

정성스레 간호해 주고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고 한다.

며칠 뒤 처녀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그 역무원을 찾아왔고,

그렇게 두 사람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당시 역 주변에는

두 사람이 같이 시간을 보낼 만한 이렇다 할 장소도 없고 해서,

늘 오층 전탑 주위를 거닐며 사랑을 나누곤 했다.

그리고 그 옆에 서로의 사랑을 약속하며

벚나무 두 그루를 같이 심었다.

그러다 얼마 쯤 뒤 그는

갑자기 일본 고등계 형사들에게 쫓기게 되었다.

사실 그는 비밀 독립운동단체의 단원이었는데,

그게 그만 일본 형사들에게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처녀가 걱정할 것을 우려해

‘같이 심은 벚나무가 죽지 않는 한 자신에게도

별 일이 없을 테니 걱정 말라’ 말을 남기고는

황급히 만주로 떠났다.

 

그 후 처녀는 수시로 역을 찾아와

전탑 앞에서 간절히 기도를 하며 벚나무를 보살폈다고 한다.

그리고 몇 년 뒤 6·25 전쟁이 일어났고,

피란을 떠났던 그녀는 전쟁이 끝나 고향으로 돌아오자마자

안동역부터 찾았다.

 

그런데 정말 뜻밖에도 역에는 그가 와 있었다.

만주에서 독립군 생활을 하던 그는

해방이 되면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북한군에 편입되었다가

전쟁이 일어나 안동까지 내려오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다 벚나무를 보고는 그녀 생각에

도저히 그곳을 떠날 수가 없어

국군에 투항을 한 후 그녀를 기다렸다는 것이다.

그녀는 너무 기뻐서 눈물을 멈출수가 없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어쩌면 고인이 되었을 지도 모를

두 사람의 소식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그들이 심어놓은 벚나무는

그들의 애틋한 사랑을 말해 주려는 듯

연리지처럼 밑둥치가 하나로 붙은 채

오늘도 푸른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치고 있다.

 

요즘도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젊은연인들은 안동역을 찾아 벚나무 앞에서

자신들의 사랑을 맹세하기도 한다.

 

 

참고로 그 벚나무는

아직도 오층탑옆에 실존하고 있습니다.

제 불찰로 이번엔 사진을 담아내질 못하고 눈으로만

멍하니 바라보다 왔습니다.



 

 

 

 

저 중절모의 아저씨는

누구를 기다리고 계시는걸까요? 

첫눈이 내리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역사 뒷편으로는

폐기차를 이용한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가 봅니다.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그냥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 돌팻말 앞에 서 보았습니다.

 

"첫눈이 내리는날 안동역 앞에서~~~"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

 

노랫말속의 구절이 아닌

실제인양 느껴지고 다가오는

이상야릇한 기분은 과연 무엇일까요? 

 

 

 

 

역 대합실 구내에서

광장쪽을 내다 보았습니다.

 

저곳에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노래도 하고 율동도 했던 아련한 추억...

잊혀져 가다가 다시금 되새김되는

저만의 추억이랍니다.

 

 

 

 

 

안동역 앞 삼거리 표정입니다.

 

도산서원과 하회마을 그리고

민속박물관과 안동소주 박물관 등의

간판속의 이정표들이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안동역에서...

 

제겐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었습니다.

학창시절의 추억들이 서려 있으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던 시절엔

자주도 이용하던 곳입니다.

 

이곳 안동역은

어려운 시절도 함께 했으며

노랫말처럼 첫눈을 애타게 기다리며

그렇게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주변의 분위기가 그 당시와는

너무나도 많이 달라져 있지만 그곳에

남겨둔 지난날의 아련한 추억들은

고스란히 그대로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