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춘천구간 경춘선의 기차가 다니지 않고
페역이 된 간이역 몇곳을 다녀왔습니다.
먼저 오늘 소개해 드릴곳은
폐역이 되어 기적소리 마저 떠나간
구 백양리역입니다.
이곳 백양리역의 특징은
작년 5월에 제가 소개해 드린
팔당역과 더불어 국내에서 단 두곳뿐이
플랫폼 위의 기차역입니다.
그나마 팔당역은
시멘트 회사내에 위치하며
등록문화재로 관리가 되고 있지만
이곳 백양리역은 등록문화재는 아니었습니다.
이곳 백양리역은
건물의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춘천시에서 보수작업 등을 실시하여
지난 6월에 마무리 하여 이곳 백양리 역사에
직원을 상주시키고 있더군요.
기적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심지어 기차마저도 다니지 않는
지금은 폐역이 된 북한강변의 자그마한
시골 간이역 백양리역입니다.
경춘선의 간이역 탐방은
경강역과 이곳 백양리역 그리고
강촌역과 김유정역으로 이어서 둘러보면
참 좋을것 같습니다.
북한강변 자전거 도로가
백양리역 바로 아랫쪽을 지나더군요.
처음엔 완전 놀랬습니다.
마지막 기차가 떠난지 거의 5년이
다 되어가며 작년 언젠가 사진에서는
잡초만 가득했던 기억이...
이거이 뭐지?
정갈하게 정돈된 느낌...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으로부터
백양리역의 재탄생에 대한 다양한 설명을 듣고선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완전히 허물고 새로 지은줄 알았는데
거의 대부분의 건축물을 살리고 리모델링하는 수준으로
보수공사를 했다고 하더이다.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동안 여느 간이역에서 봐 오던것과는
확실하게 경춘선만의 특징이 가득한 간이역...
저도 청량리에서 남춘천역까지
기차를 타고 군에 입영했다는 사실
그리고 이곳은 수많은 젊음들이 지나가던
요람같은 간이역이었습니다.
그땐 잘 몰랐습니다.
하여간 이 구간을 이용해서
군생활을 했다는 사실에 오히려
제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너무 깨끗해서
처음엔 조금 거부감이 생겼지만
그나마 원래의 상태를 최대한 보존했다니
다행스럽기만 했습니다.
곧 들릴듯한 당시 젊음들의 함성....
백양리역 좁은 역대합실 투박스런 그 의자에
가만히 앉아 보았습니다.
저 멀리서 기적소리가 들리는듯 하였습니다.
벽에 걸린 오래된 사진 한장...
이곳으로 기차가 다니던 시절의 겨울날 같습니다.
국내 단 두곳만 보존되는
플랫폼 위의 역사가 있는 팔당역과
이곳 백양리역을 저는 운좋게 다 둘러보았습니다.
문득 작년 5월에 다녀온
중앙선 남양주 팔당역이 생각났습니다.
한국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 관리가 되고 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진입하기 무척 어려움..
이곳에 진입하려면 안전사고 위험 때문에
시멘트 회사의 허가가 필요하거던요.
그 당시 백양리역을 누비던 역무원들의
흔적들도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춘천시에 감사를 해야할지
하여간 간이역을 이렇게 보수를 하고
직원까지 배치하여 근무하는곳은 처음 보았습니다.
그 직원분은 정말 친절하더군요.
경춘선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구요.
당시 사용하던 실제 검표기....
새록 새록 묻어나는 당시의 추억들...
최초 이곳 건축물 내부는 이런 형태였다며
별도로 보존까지 했더군요.
실제 사용되었던 기차표도 진열했더군요.
기차표를 손에 잡고 보니 가슴이 콩닥거렸습니다.
당직근무를 서던 역무원들이
생활하던 공간입니다.
저 사물함은 당시 사용하던것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답니다.
또 한장의 사진이 눈에 들어옵니다.
주변을 거닐어 보았습니다.
선로는 원래
복선이 아닌 삼선이었다는데
지금은 단선으로 그 흔적만
겨우 남겼습니다.
간이역 탐방을 다니며
이곳 백양리는 언제 가보나 하며
개인적으로 손꼽아 가디리던 곳입니다.
주말임에도 참 조용했습니다.
인근의 강촌엔 바글바글했는데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아날로그 기행을 즐기는이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것 같았습니다.
백양리역을 진작에 다녀오고 싶었습니다.
오래전 제가 이곳을
기차를 타고 지나다녔다니
더 더욱 신기했구요.
새롭게 단장한 구 백양리역....
또 하나의 추억을
새로이 써 내려간듯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슬그머니 흔적을 남겨보았습니다.
저는 늘 간이역을
내마음의 풍금이라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간혹 간이역을 방문하게 되면
비록 폐역이 되었지만 기적소리의 환청을
직접 경험하기도 한답니다.
1939년에 지어져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실어나르던 오래되고 낡은
경춘선의 작은 간이역 백양리역이
새로이 복원(?)되었습니다.
폐역이 되어 당시의 기적소리는 떠나갔지만
간이역 백양리역에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실제
내가 지나다니며 남긴 그 흔적들로 인해
마음은 더 애잔하기만 하더군요.
어느날 문득 또 찾을것 같습니다.
'내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그 추억을 되새김 하다... (0) | 2015.09.08 |
---|---|
경춘선 간이역 김유정역의 원래 명칭은 신남역이었다... (0) | 2015.08.28 |
주문진 소돌항의 그리움에서 아들바위까지... (0) | 2015.07.17 |
이색적인 아날로그 기행 문경 성유공소 탐방기... (0) | 2015.07.10 |
용이 놀던 용연 구름다리위에서 제주기행을 마쳤습니다... (0) | 2015.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