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 떠난 여행...
지난주 연휴기간중에
제 고향인 영양에 머물면서
예전에 청송에 근무할때 자주 방문했던
영덕 노물리를 다녀왔습니다.
올레길 블루로드로 최근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는
영덕의 노물리는 동해안에서 보기 드물게
할머니 해녀분들이 지금도 열심히
물질을 하고 계시는 전형적인
작은 어촌동네입니다.
조금 늦은 시간에 그곳에 도착하여
직접 물질하는 광경을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오전에 물질을 마친 할머니 해녀분들의
미역 손질하는 부지런한 모습을
뵐 수 있었습니다.
해녀 할머니께서 운영하시는
오래전 단골횟집을 찾아 안부를
전할 수 있는 추억의 여행길이었습니다.
빨간 등대가 유난히 이쁜 노물리 포구...
차가 항구까지 들어갈 수 있지만
마을 어귀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들어갑니다.
아무래도 걸으면서 눈에 들어오는게
훨씬 많거던요.
좌우로 위치한
이런 투박스런 골목길도 조망할 수 있거던요.
저만치 항구가 보이고
그 앞으로 맑은 햇살에 말리고 있는
미역들이 즐비하더군요.
"안녕하세요 미역 말리세요?"
"네. 오전에 체취한 미역 말립니다
맛 한번 보실래요?" 라고 하시며 유난히 부드러운
녀석을 골라 고무장갑으로 쓱쓱 닦아서는
한웅큼 제 입에 넣어 주시네요.
슬그머니 뒤 돌아서서
스마트폰으로 인증샷 하나 남겨 보았습니다.
물에서 갓 잡어온 생미역을
처음 맛 보았습니다.
제법 짭짤한게 맛있더군요.
처음엔 엉겹결에 무슨 맛일까 하며
받아 먹었지만 아주 맛있게 다 먹었습니다.
손길들이 얼마나 바쁘신지
말씀을 하면서도 고개도 들지 않고
열심히 일만 하시는 어르신들...
무려 15년만에 다시 찾은 노물리...
항구 주변에 겉으로 보이는 것들은
제법 많이 바뀌긴 했지만 그분들의 일상은
큰 변화가 없는듯 했습니다.
담너머 보이는 집에서는 인적은 없지만
아련한 전설들이 무르익고 있구요.
우측으로 고개를 돌려
작은 포구인 노물리 항구의
다소곳한 모습도 담아보았습니다.
멋진 집입니다.
항구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어부의 삶이 잔뜩 묻어있는 살아있는
아날로그의 진수입니다.
이곳 노물리 항구앞으로
도보여행자를 위한 해파랑길
영덕의 블루로드가 지나가더군요.
주변을 돌면서 지켜보았더니
이젠 블루로드를 거니는이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외항쪽에서 등대를 바라보았습니다.
등대에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이렇게
멀리서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등대앞에 홀로 서면
무척 쓸쓸할것 같았거던요.
저만치 언덕위에 해녀횟집이 보입니다.
슬쩍 방문해서 인사만 드리고 나왔습니다.
참 자주 가던 집이었는데
너무나도 오랫만에 방문했더니
저를 알아보시진 못했지만
정말 반가워했습니다.
포구 입구에서 만난 녀석...
할머니 해녀분들이 물질할때 사용하는
바로 그 기구인양 합니다.
"너 거기서 뭐하니?"
녀석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웅크리고 앉아 먹잇감을 찾고 있더이다.
노물리 포구는
작지만 무척 포근합니다.
왁자지껄한 어시장이 있는것도 아니고
바다와 어우러져 더불어 살아가는
작은 어촌이랍니다.
작은 포구의
백사장을 거닐어 봅니다.
개인적으로 바닷가의 비릿한 향기로움을
무척 좋아라 하지만 이날따라 진동하며 코를 찌리는
그 냄새의 정체가 궁금했습니다.
"숭어의 일생"
내항의 포구 안쪽 작은 백사장엔
우리네가 필요한건 다 섭취하고 필요없는
숭어 대가리와 대게다리 껍질 등이
이렇게 나뒹굴고 있더군요.
눈살을 찌푸린 그 모습은
조금 안타까운 광경이었습니다.
아침나절 부지런히 물질해서 체취한 미역들이
바람결에 잘 마르고 있습니다.
동해바다의 작은 어촌 노물리 포구...
사실 이번 연휴에
고향을 방문하면서 시간이 되면
영덕쪽으로 한바퀴 둘러보려고 마음은 먹었지만
실제로 영덕을 방문하게된 것은 블친이신
cusco님의 등대를 모티브로 한 동해안
1박 2일 여행 덕분이었습니다.
동해안 등대를 모티브로 한 포스트였지만
제겐 무척 애잔한 느낌이었거던요.
뭔가 추억할 수 있는 보따리가
남아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휭하니
찾아나선 포구...노물리...
노물리 그곳엔
변함없는 그분들의 일상과
싱싱한 미역줄기와 비릿한 숭어 대가리
그리고 빨간 등대가 여행자를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블로그 "마음이 쉬는 날" cusco님의 등대 이야기...
바로가기 : http://blog.daum.net/cusco200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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