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이야기2

담안에서 담안으로 배달된 편지...

금모래은모래 2015. 2. 6. 17:30

 

 

담안에서

담안으로 배달된 편지...

 

현직의 교도관으로 근무하다 보면

어떤 연휴로든 교도소 담장안에서 교도관과

수용자 신분으로 만난 여러 수용자들에게

다양한 편지를 받게 됩니다.

 

연하장도 그렇고

감사의 편지도 그렇고 말입니다.

 

심지어 편지가 아닌

단순한 모나미 볼펜으로 그린

습작품을 보내오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한답니다.

 

보내온 편지를 손에 들고

가만히 읽어 내려갈때마다 느끼는것은

느슨해지는 제 자신을 다시금

추스르게 되더라구요.

 

조금은 귀찮다는 이유로

조금은 절차적인 문제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당장 진행하기 보다는 미루기도 하고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자신을

붙잡아 주는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편지 등은 자신의 잘못된 과거를

뉘우치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현직의 교도관인

제게 보내온 일부 수용자들의 반성과 감사의 편지이며

어떤 부가적인 목적이 없음을 밝힙니다.

 

 

 

 

모나미 153 볼펜으로 그린 달마상입니다.

몇날 몇일동안 정성을 다해서 그린것 같은데

볼펜도 대여섯자루가 소비되었답니다.

 

이렇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더군요.

 

0.7mm 볼펜으로 그린 그림의 완성도에서

대단한 정성과 인내 그리고 노력이 전해졌습니다.

  

 

 

 

 

담안에서 담안으로 배달된 연하장...

 

아쉽게도 수량이 너무 많아

이 우편물은 우체국으로 나갔다가

다시 교도소 담안으로 들어온답니다.

 

 

 

 

 

 

 

 

저희팀에서 인성교육을 수료하고

청송으로 이송간 수용자에게서 온 감사편지입니다. 

 

 

 

 

봉투를 뜯었더니

이런 하트 문양이 미소를 주네요^^

 

 

 

 

정성껏 써 내려간 편지는

저희 교도관들에겐 샘물과도 같은

메세지가 된답니다.

 

이럴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저희들이

더 잘할 수 있는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 줍니다.

 

 

 

 

이런 편지로 인해

저희들은 자기 자신을

한번 더 되돌아보게 되구요.

 

 

 

 

 

늘 그러하듯 저희들은

죄있다 무조건 미워하지 않고

새사람을 만드는데 주력을 할 것입니다.

 

 

 

 

출소하면

다른나라로 또는 우주로 가는게 아니라

가까운 우리네 이웃으로 돌아오기에 말입니다.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거동이 심하게 불편했던

장애인 수용자가 출소하면서 보내준 편지입니다.

더 잘 챙겨주지 못해 오히려 미안했는데...

 

 

 

 

 

고령의 청각장애인 수용자가

보청기 수리에 감사하다보내온 그림입니다.

 

나름 정성을 다한것 같더군요.

제가 신봉하는 종교를 몰라 기독교와 불교

그리고 천주교를 상징하는 그림으로 제 이름 석자를

그렸다면서 말입니다.

 

 

 

 

 

 

 

전국의 많은 수용자들로부터

감사 또는 격려의 메세지가 가득 담긴

편지들이 배달됩니다.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교도관으로서의 제 역할에 대해서

스스로 다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제가 인권교도관이어서가 아니라

그러한 긍정의 기운들을 주변 동료들과도

서로 나눔하고 싶거던요. 

 

 

 

오늘 포스팅의 마무리 사진은

저희 사무실 막내 핸섬보이 교도관입니다.

잘 생긴 이목구비와 성실하고 차분한 성격이라

아가씨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작년에 장가를 갔습니다^^ 

 

 

오늘은 교도소 담안에서 담안으로 배달된

편지를 주제로 주절 주절해 보았습니다.

 

담안에서 온 편지...

교도소에서 날아온 편지...

담안에서 담안으로 전해진 편지...

그 편지 속에는 꿈과 희망을 싹튀우는

귀한 메세지가 담겨 있답니다.

 

교도관

할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