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퇴근길에
문득 길가에 차를 세웠습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출퇴근하는 이천과 여주 사이에는
수많은 인삼밭과 고구마밭 그리고 도라지밭이
다양한 모양새로 자릴 잡고 있답니다.
밭 하나에 수만평이 되는 거대한 밭이 있는가 하면
쌀이 유명한 고장임에도 얼핏 보기엔 논보다
밭이 더 많아 보인답니다.
그래도 산은 거의 없는 넓은 평야 지대이기에
토질 좋은 땅의 구릉성 밭에서 다양한 뿌리식물들이
그렇게도 잘 자라는가 봅니다.
올해 다시 보기 어려울것 같은
도라지밭을 거닐며 만개한 도라지꽃을
담아보기도 하고 쓰다듬어 보기도 하였습니다.
청도라지 밭으로 들어가 볼까요^^
이 도라지 밭도 엄청 넓더군요.
눈이 모자랄 정도로 ㅎㅎㅎ
제 목측으로 대충 어림잡아도
도라지 밭 하나에 이만평은 넘어 보이더군요.
해가 넘어가는 일몰시간대라서
도라지꽃 빛깔이 다양하게 보여지더군요.
어느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 보이는...
꽃잎을 자세히 보니
미세혈관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여치 녀석도 공생하고 있구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나팔을 닮아서
세상을 향해서 뭔가 외치는 그런 형상입니다.
서쪽으로 넘어가는 해를 향해서
내일 아침에 다시 만나자고 약속이라도 하는지...
수많은 가지에서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녀석들도
지금이 만개철입니다.
가족인양 소곤거리는
그 화사함이 무척 청아한 느낌입니다.
방향을 틀었습니다.
일몰이 서서히 시작되더군요.
도라지 밭에서 맞이하는 일몰...
서해바다의 멋진 오여사는 아니지만
또 다른 매력인양 합니다.
채 피우지 못한 왕관 모양의 도라지꽃 봉우리도
내일 아침의 일출을 기약하는지 일몰과의
작은 약속을 하는듯 했구요.
얼핏보면 멀대처럼 보기싫은 꽃이기도 하지만
군락으로 이뤄져 있으니 그 또한 나름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도라지밭에서 일몰을 맞았습니다.
서해바다의 멋진 일몰은 아니었지만
퇴근길에 만난 도라지꽃과 일몰의 조화는
저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양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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