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의 한옥성당을 둘러보고
인근의 농다리를 2년여 만에 다시금
방문하여 거닐고 왔습니다.
천년의 숨소리가 들리는
진천 농다리와 초평저수지를
거닐며 조금은 더운 날씨였지만
무척 벅찬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진천 농다리의 진수를
느껴볼까요^^
넓은 주차장 맞은편엔
높은 인공폭포가 설치되어
생거진천을 알리고 있더군요.
2012년 봄인 3월에 다녀왔으니
벌써 2년이 더 지났군요.
할머니 한분이 사부작 사부작
농다리의 기를 받아 건너 오시고 계시더군요.
보기에도 무척 걸음이 가벼워 보였습니다.
진천 농다리에 대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나오더군요.
주소는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601-32
농다리는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 앞
세금천과 가리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돌로 축조한 돌다리인데
지금으로부터 약 900여년전 고려 때 축조되었다고 전해진다.
충청북도유형문화재 제28호의 돌다리로
원래는 28수를 응용하여 28칸의 교각을 만들었으나
지금은 양쪽 2칸씩이 줄어 24칸만 남아 있다.
그 위에 길이 170㎝ 내외
넓이 80㎝, 두께 20㎝ 정도의 장대석 1개나
길이 130㎝, 넓이 60㎝, 두께 16㎝ 정도의
장대석 2개를 나란히 얹어 만들었다.
진천농다리는 낙석으로 다리를 쌓은 방법이나
다리가 떠내려가지 않도록 축조한 기술이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으며
동양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다리라고 한다.
반대편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방금 건너온 농다리의 위용이 느껴지더군요.
농다리를 건너 조금 더 걸어 올라
지난번에 다녀오지 못했던
초평저수지에 도착했습니다.
저수지가 생각보다 크더군요.
파란색 물결이 몇몇 낚시꾼들을 유혹하구요.
저수지 그늘에서 낚시꾼의 동태를 살펴보며
잠시 쉬었다가 다시금 농암정으로 오르는
나무 계단길을 올라봅니다.
가파르긴 했지만
별로 높지는 않아 금새
오를 수 있는 길입니다.
주변을 전망할 수 있는 곳인
농암정에 도착했습니다.
농암정에서 바라본 초평지는
더더욱 눈이 시리도록 파란빛이더군요.
이제 농암정에서의 휴식을 마치고
다시금 농다리 방향으로 길을 내려셨습니다.
내려오면서 맞은편의 중부고속도로를 달리는
수많은 차량들도 보이더군요.
늦은 오후시간이라서
넘어가는 해가 물에 풍덩 빠지기도 하고
2년전에 방문했을때랑은 또 다른
운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농다리는
과학이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추가적인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진천의 농다리는
돌을 차곡차곡 쌓아
두툼하고 튼실한 교각을 여러 개 만들고,
교각 사이에 넓적한 돌을 하나씩 얹어 다리를 만들었다.
전혀 공학적이지도 않고 조형미 따위는
아예 눈을 씻고 찾아도 찾을 수 없다.
또 다리가 곧게 펴진 것도 아니어서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커다란 지네 한 마리가 강을 건너는 꼴이다.
한마디로 지독하게 못 생긴 다리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농다리 앞에 선 사람들은
투박한 생김새엔 별 관심이 없다.
신기하다는 듯 눈동자를 반짝이며
냉큼 농다리 위로 올라선다.
그리고 개중에는 마치 고무줄 놀이라도 하듯
폴짝대며 다리를 건너기도 한다.
경계심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다.
왜 그럴까…
생전 처음 보는 이상한 다리인데. 더구나 어찌보면 좀 흉물스럽게 보일 수도 있는 다리가 아닌가.
그러나 직접 농다리를 건너 보면 안다.
되는 대로 쌓은 듯한 두툼한 교각이나 무심한 듯 얹어놓은 상판돌이나 또 그 교각 사이를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미호천의 물살이나 어느 것 하나 정겹지 않은 것이 없다.
생김이 좀 뭉툭하고 미련스러워 보이는 것조차도 그저 정겹게 느껴질 뿐이다.
농다리 또는 농교라고 칭한답니다.
농다리는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확실치 않다.
다만 1932년에 발행된
상산지(常山誌, 진천의 옛 지명이 상산이었다고 함)에
농다리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농교(농다리)는 상산군의 남쪽 1리에 있는데
세금천(미호천의 옛 이름)과 가리천이 합류하는
굴치산 앞에 있는 다리이다.
지금으로부터 900여 년 전
임장군이라는 사람이 창설하였는데 (중략)
장마물이 넘칠 때면 다리 위로 흘러 몇 길에 이르고
노한 파도와 놀란 물결이 그 사이에서 소리를 내었다.
일찍이 하나의 돌도 달아나지 않았지만
세월이 오래되어 네 칸이 매몰되어 지금은 25칸이다.
그 설치된 것을 돌아본 즉,
흩어져 있는 돌을 포개어 쌓은 것에 불과한데도
험한 여울에 가로질러 있으면서
능히 천년의 오랜 시간을 지탱하였으니
세상에서 신기하다고 일컫는 것이 당연하다.”
이 기록으로 농다리가
천 년 다리일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실제 천 년이 되었는지는
달리 확인할 길이 없지만
오래되기는 징하게 오랜 된
다리인 것이 확실해 보인다.
2012년 3월에 다녀온 사진...
농다리는 정말 과학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것 같았습니다.
구불구불하게 만들어진
별 볼품없는 농다리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물 흐름을 이해하여 정교하게 배치된 돌 이음의
모양새에서는 그냥 대충 쌓아올린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묵언하듯 건너는 방문객들의 표정에서
오래된 농다리에서 뭔가 기를 받으려는 듯
의미심장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투박하게 생긴 돌 하나도
그냥 대충 얹어 놓은듯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것이 과학이더이다.
쳔년의 혼이 살아 숨쉬는
진천의 농다리..
곧게 설치하지 않고
구불구불하게 만든 이유는 물의 흐름과
지형을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충북 진천의
농다리는 과학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이기도 하구요.
농다리의 소중함과 보존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좀 더 많은분들이 애정어린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진천의 한옥성당과
천년의 숨소리가 들리는 농다리를 다녀왔습니다.
작년 봄에 진천을 방문해서
덕산양조장과 주변 사찰을 둘러보고
올해는 한옥성당에서 아날로그의 감동을..
농다리에서는 천년의 혼을
다시금 되새김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진솔한 여행의 묘미를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충북 진천의 여행지..
예전에 종박물관과 길상사 등도 둘러보았지만
이번에 방문한 두곳이 가장 오래도록
추억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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