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양평 수미마을 돌다리를 배경으로
돌다리와 징검다리를 주제로한 시 몇점과 더불어
초록빛 오월을 노래해 보겠습니다.
어린시절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돌다리가
이젠 쉬이 찾아보기도 어려운것 같습니다.
지난날 다녀왔던 독특한 구조의 돌다리인
진천 농다리에서 천년의 혼이 강하게 묻어 났다면
영월의 나무 다리인 판운 섶다리에서는
매년 설치해야 되는 번거러움과
조금은 서민적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양평의 수미마을 돌다리는
오래되고 낡은 돌다리는 아니지만
잊혀져 가는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재현하듯
잘 유지하고 있는듯 하였습니다.
돌다리
- 하청호 -
깡충
깡충
별들이 건너뛰다가
퐁당
퐁당
물 속에 빠져 버렸다.
반짝
반짝
냇물 속에 빠진
수, 수만의 별
별들.
징검다리(2)
- 박형동 -
밟히거라.
모서리가 다 닳도록
더 밟히거라.
차가운 물속
저 밑바닥에 뿌리를 박고
거센 물살에도 흔들리지 말아라.
오랜 세월에도 무너지지 말아라.
가난을 벗어날 길도 없는 사람들도
무거운 짐을 지고 기우뚱거리며
이 샛강을 건너가야 하리니
너마저 흔들린다면
너마저 무너져 버린다면
우린 누굴 딛고 슬픈 세상을 건너가랴
우린 누굴 믿고 머나먼 길을 걸어가랴
지친 두 다리로
징검징검 건널 수 있도록
보폭만큼 뚝뚝 떨어져서
네 자리를 지켜라
천근만근 짐을 지고 가는
하찮은 사람들의 발길에 밟힌다는 것이
얼마나 낮아지는 일이고
얼마나 참기 어려운 일이냐만
그래도 밟히거라.
물살이 흐르고 세월이 무너져도
말없이 자리를 지키는 그 날까지는
힘겨운 짐꾼들이 뚜벅뚜벅
물살 여울지는 샛강을 건너야 하리니
예전에 차가운 겨울날
이곳을 방문했던 기억이 납니다.
얼어있던 강바닥이 무척 독특했거던요.
삶의 징검다리
- 방우달 시인 -
다시는 물에 빠지지 않고 건널 수 있는
삶의 상처는 징검다리와 같은 것이다
폭이 넓은 냇물일수록 징검다리가 많다
아프다 머물지 말고
딛고 건너가라
상처 없는 삶은 없다, 건너서 돌아보면
징검다리는 삶을 아름답게 하는 풍경이 된다
돌다리
- 이양우 시인 -
두드려 보고 두드려 봐도
나는 모르겠어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맘속은 모른다더니
그 사람 행동은
나를 늘 불안하게만 하거든요.
그래서 말인데요.
이제는 두드려보지 않기로 했답니다.
그르쳐진다면
하릴 있나요.
이곳 양평의 수미마을은
농촌체험마을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 돌다리도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답니다.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서
그 모양새가 조금씩 달라 보이기도 하지만
오래전 우리에겐 그저 일상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소중한 길이었다.
길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두말하면 잔소리가 될듯하다.
자고로
돌다리는 강을 사이에 두고
우리네 삶을 이어준 고마운 길인 것이다.
문득 야생화 한송이가
강건너 누군가에게 어서 건너 오라고
바람결에 손짓하는듯 하다.
돌다리...
저희 시골에서도
7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저렇게 크진 않지만 작은 돌다리를
건너 다녔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합니다.
그 기억이 가물거리긴 하지만
돌다리의 추억은 아직도 제 가슴속에
살아 숨쉬는 삶의 소중하고 귀한 벗인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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