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새벽같이 이른 시간에
초록빛 그리움을 찾아 남한산성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남한산성으로 향하는 길은
계절의 여왕 오월이 선물이라도 한듯
곳곳에 싱그러움의 연속이었다.
풀빛 향기로움으로 그윽한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길을 둘러보자.
동문 방향으로 진입하는 길은
곳곳이 이토록 푸른 나무터널길이다...
남한산성...
몇번을 거닐었지만
산성 전체를 완주하지는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마음으로 늘 남겨두며
뒤 돌아서는 곳...
지난날의 아픈 상처는
이제 다 묻어 버리고 싶다.
동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저만치 오늘 오를 산성길을 바라보았다.
서서히 출발해 보자...
오늘은 또 얼마나 둘러볼 수 있을지..
다 못 둘러보면 어때..
그 핑계로 다음에 다시오면 되는거지^^
짙은 녹음이 좋다..
남한산성의 푸르름은 대단하다.
이곳은 보존이 참 잘 되고 있는것 같다.
계단을 올라보자...
날씨가 초여름으로 치닫는지
벌써 초입부터 제법 덥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이들이 함께여서
훨씬 덜 심심하다.
일행이 없이 혼자 거닐어도
금새 어울림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길..
산성거닐기의 묘미는
바로 그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남한산성에 대해서
할 이야기는 정말 많은것 같다.
지난날의 아픈 상처와 지금까지의 역사적인
관점에서의 사실들이..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일들까지...
모든 이야기들을 오늘은 아끼고 싶다.
개인적으로 성곽길을 거닐땐
절대 서둘지 않는다.
등산하는것 보다 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거닐어야 성곽길의
제대로된 멋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편 성곽길도 바라보았다.
저 길은 지난날 아내랑 다녀왔던 길이다.
단체 방문객들이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정신없는 질주로 부지런히
걷고 있다.
눈이 부시도록 화려한
등산객 복장이 정말 대단하다.
야생의 복숭아는
제법 굵은 씨알로 오월의 성곽길을
꿋꿋이 지키고 있었다.
저마다의 목표로 남한산성을 거닐겠지..
비록 과거의 아픈 상처가 무척이나 큰 곳이지만
이제 이곳은 많은이들의 휴식과도 같은
소중한 쉼터이기에...
성곽길보다 지름길을 택하는 이도 있고...
큰 규모의 남한산성은
가파른 언덕만큼이나 세월의
무게가 전해지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거니는 길이 비좁은 곳도 있고
넓은 곳도 있지만...
노익장을 과시하는 어르신의 행보만큼이나
이젠 우리네 삶속에서 제법 친숙한
벗인양 하다.
각자가 향하는 목적지는 비록 달라도...
세상의 이치는
이토록 아름다운 것을...
그길을 거닐며
우리는 경지에 도달한듯
천천히 거닐면서도 흐르는 땀방울을
슬그머니 주어 담아도 보았다.
쉬어가는 길에 역사 공부를 즐기는 이도 있고...
저 멀리 행궁터가 보인다.
작년 겨울에 저곳을 다녀온 기억이다.
천년의 요새가 아니라
아름다운 조화처럼 느껴지는 곳...
우리에게 남한산성은
그냥 단순한 군사적 시설이 아닌
당시의 그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책.
오월이라는 싱그러움과
푸르름이 함께여서 더 좋았다.
그 동안 남한산성을
홀로도 가고 아내랑도 가고
친구들과도 가며 대여섯번은 다녀왔지만
아직 성곽길을 완주하지 못했으니..
남은 숙제가 있어
다시금 남한산성을 방문할 수 있다니
그저 다행스럽기까지 하다.
어제 새벽 불현듯 찾아나선
경기도 광주의 남한산성 성곽길 거닐기..
1시간 반 동안 구슬땀으로 자연에 동화되는
벅찬 감동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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