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랑 이야기

왜가리네 가족 일상을 엿보며 우리네 삶을 생각하다...

금모래은모래 2014. 5. 12. 06:00

 

 

 

 

오늘은 충북 어느 지역 왜가리네 가족의

작은 일상을 사진 몇장으로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평소 우리가 잘 몰랐던

왜가리의 일상 중 아주 소소한

이야기를 제가 임의로 대화체로 바꿔

서로 나눔해 보려고 합니다.

 

햇살 고운 오월 어느날의

왜가리네로 출발해 보겠습니다.

 

 

 

밤나무에 아파트처럼 형성된 왜가리 둥지 가운데 

최고 높은 층에서 살고 있는 왜가리네가

오늘의 주인공들입니다. 

 

일명 왜돌이와 왜순이네 집이죠...

 

 

 

 

엄마 왜가리와 함께

사냥 나간 아빠 왜가리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왜돌이와

왜순이네 가족들입니다.

 

 

 

 

"아이 심심해..이 양반은 왜 여태 안 오는거야?"

엄마 왜가리는 아빠 왜가리와 교대하려고

한참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엄마 왜가리는

안절부절을 못하는듯 하였습니다.

 

 

 

 

심지어 아이들까지

아빠를 기다리다 지치는 기색이었습니다.

배가 고픈건지 가만 있질 못하더군요.

녀석들이 무척 보채기 시작합니다.

 

 

 

 

그러기를 한참...

 

 

 

 

저만치 돌아오는 아빠 왜가리가 보입니다.

상당히 늠름해 보이더군요.

 

 

 

 

아빠 왜가리가 집으로 돌아오는걸 보고서야

엄마 왜가리는 집을 나섭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엄마마저 떠나고 없지만

아빠가 돌아오는걸 알고선 무척 좋아합니다.

녀석들은 만세라도 부르는듯 기뻐하네요.

 

 

 

 

아빠 왜가리는

잔뜩 긴장한 채 마지막

착륙을 시도합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실시하는 착륙이지만

언제나 긴장의 끈을 늦추진

않은것 같습니다.

  

 

 

 

뒤로 펼쳤던 다리를 앞으로 접고

날개마저도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그리고선 정확하게 착륙을 시도합니다.

 

 

 

 

아빠 왜가리는 안착한 후

보채는 아이들의 재롱을 즐깁니다.

자 이제부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그때 문득...

 

왜돌이 녀석이 벌떡 일어나며

아빠의 부리를 공격하듯 물어버립니다...

도대체 뭣하는 걸까요? 

 

 

 

 

하지만 아빠 왜가리는 외면하듯 고개를 비틀더군요.

이때 부터는 주변이 무척 시끄럽답니다.

거의 전쟁을 치르듯 말입니다.

 

 

 

 

고개를 비틀었지만

집요한 왜돌이는 끝까지 물고 늘어집니다.

하지만 그 마저도 아빠 왜가리는 싫어하는 기색은

보이질 않더군요...

 

그때 옆에서 눈치를 보던 왜순이 녀석이

슬그머니 기회를 엿보듯 일어서기 시작하더군요.

 

 

 

 

"저녀석들 보게...아빠에게 저렇게 버릇없이 그러냐"

이웃집에 사는 왜가리 아줌마가 째려보며 한마디 합니다.  

 

 

 

 

순간적으로 기회를 엿보던

왜순이의 기습공격에 아빠 왜가리는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지만...

 

 

 

 

 

이렇게

사랑스럽게 마주하기 시작한다.

 

아빠 왜가리가 어린 녀석들에게

먹이를 먹여주는 성스러운 의식이지만 기다리지 못하는

녀석들의 다툼과 성화는 보통이 아니다.

 

 

 

 

아빠 왜가리는 왜순이에게만은

무척 정성을 다해 토하듯 먹여주고 있었다. 

 

 

 

 

심지어 먹기좋게 왜순이의 자세를 조정해 가며

맛있는 먹이를 먹여주고 있다.

 

 

 

 

이때 옆에서 지켜보던 왜돌이가 화가 났는지

다양한 시도로 온갖 기회를 엿보고 있다.

 

세개의 부리가 누구의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아빠 왜가리는

계속해서 왜순에게만 유난히

정성껏 먹이를 먹여주는 분위기였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이번엔

왜순이가 많이 먹을 차례가 아닌가 싶다. 

 

 

 

 

득 두 녀석이 씨름하듯 엎어지면서

아빠 왜가리의 긴 모가지를 물고 늘어진다.

 

그때 아빠 왜가리의 긴 목에서는

굵고 독특한 꿈틀거림이

보여지기도 하였다.

 

 

 

 

앗!

저게 뭐지...

설마 붕어의 꼬리부분?

 

찢어질듯 벌어진 아빠 왜가리의 부리에서

커다란 무언인가가 나오기 시작한다.

뱉어내기도 힘들어 보일 정도로

커보이는 먹이인양하다.

 

 

 

 

정말 큰 붕어였다...

 

그 마저도 왜순이가 차지하고

전쟁처럼 치열했던 그들의 의식은

더이상의 다툼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먹이를 독차지한 왜순이가

이제는 왜돌이보다 더 커 보인다.

 

왜돌이는 무척 배가 고픈듯 하지만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겠지..

 

 

 

 

아빠 왜가리는

또 다시 생활전선으로

이토록 우아한 자세로 출발합니다.

 

주변의 논과 저수지를 돌며

개구리랑 물고기로 왜돌이와 왜순이의

민생고를 멋지게 해결해 주리라..

 

 

 

 

엄마 아빠가 떠난 집에는

치열한 전쟁을 치룬 뒤의 가녀린 포즈로

왜돌이와 왜순이는 등을 돌리며

다음 전투를 기약한답니다.

 

왜가리 녀석들의 먹이 전달 의식은

단순한 다툼 그 이상인듯 합니다.

 

정말 치열한 전쟁처럼 소리치고 몸부림치며

바라보는이의 마음마저 아프게 하기도 하더군요.

그 질서를 정리하는게 엄마 아빠 왜가리의 몫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이토록 또 다시 생활전선으로 떠나는

아빠 왜가리의 모습에서 두남매를 키우는

우리네 인생과 문득 비교가 되었습니다.

 

 

비가오나 바람이 부나

아무리 힘든 여정일지라도

언제나 열심히 먹이사냥을 하고

왜돌이와 왜순이를 챙겨 먹이겠죠.

 

사람이나 짐승이나 새들이나

다르면 얼마나 다를까요?

 

어느 누구든 자식새끼를 향한 애정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왜가리 가족의 작은 일상을 엿보면서

신비로운 자연의 현상이라기 보단

당연한 이치인듯 느꼈습니다.

 

충북 어느 산간지역의

왜가리네 가족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