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주시 산북면의
서희장군 묘소를 다녀왔습니다.
여느 왕릉을 방문했을때와는
그 느낌이 다르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문화재적인 보존 가치가 높아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관리가 되고 있답니다.
초록의 싱그러움이
물씬 풍겨나는 서희장군의
묘소를 둘러보겠습니다.
묘소 입구에는 별도의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으며
주변엔 화사한 복사꽃들이 만발했습니다.
주차장에서 100여m...
오르는 길은 험난하지 않으며
돌계단 몇개와 숲길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오르는 길에서 만난 둥글레들도 이제 서서히
초록의 세상 바라기를 시작했더군요.
한적한 길을 따라 걸으면서
서두를 필요도 없이 아주 천천히
피부로 느끼고 가슴으로 감흥할 수 있어
너무 좋은 길이었습니다.
자세히 보았습니다.
무엇하나 소홀히 지나칠게 없더군요.
파릇파릇한 속삭임이 너무 귀여워
보고 또 보기를 반복했습니다.
서희 장군의 묘소에 도착했습니다.
몇해전에 한번 다녀갔지만 그때와 별반 달라진건 없어 보였습니다.
아버지는 내의령(內議令)을 지낸 필(弼)이다.
할아버지 신일(神逸) 때까지는 이천 지방의 토착 호족이었다가
아버지에 이어 자신도 재상에 오르면서 중앙의 지배세력으로 등장했고,
뒤이어 그의 아들 눌(訥)과 유걸(惟傑)이 각각 문하시중(門下侍中)과
좌복야(左僕射)를 지냈을 뿐 아니라
눌의 딸이 현종의 비가 됨으로써
고려 사회의 주요 문벌귀족세력이 되었다.
장군의 묘소치곤
그렇게 웅장하진 않더군요.
묘비엔 뭐라고 써 있는지
정확하게 알길은 없었지만 얼핏 보이는
한자 몇글자를 봐도 서희장군의
묘비는 확실한것 같더군요.
이곳에서도 역시나
봄은 요동치고 있었습니다.
소탈한 묘소는
단아한 느낌마저 들구요.
장군의 묘소 주변엔 가녀린 현호색들이
호위하듯 에워싸고 있답니다.
묘소의 뒷편을 둘러보았습니다.
맞은편에 보이는 마을은 산북면 소재지랍니다.
짙은 보랏빛 제비꽃은
대단한 군락으로 형성되어 있구요.
가녀린 몸으로 묘지를 지키는
현호색의 자태는 봄한철 느낄 수 있는
또다른 아름다움이 아닐까 생각되더군요.
초록의 봄빛과
보랏빛 제비꽃의 어울림은
서희 장군의 묘소를 결코 쓸쓸하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외로워 보이지도 않았구요.
무어라 메세지를 전하는듯
나풀거리는 현호색의 꽃잎에서
서희 장군의 묘소라는 이미지 보다는
도리어 방문객의 마음을 평온케해 주는
매력으로 넘쳐났습니다.
다시금 장군의 묘소를 둘러보고
다음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습니다.
내려가는 길목도 이토록
싱그러운 푸르름으로 가득하더군요.
비록 거리는 짧지만
호젖하게 거닐기 좋아
묘소를 오르내리는 길에서
자연에 동화되는듯 하였습니다.
이름을 모르는 귀요미들이
군락으로 봄을 시샘하고 있더군요.
자세히 쳐다 보아도 그저 앙징스럽기만 하네요.
용트림 하는 고비...
주차장가에서 만난 현호색인데
탈색된걸까요? 아니면 돌연변이일까요?
서희장군의 묘소...
도로변에서 멀지 않아 쉬이
접근할 수 있는 곳입니다.
오래되어 낡고
허물어진 묘소지만
나름 관리가 잘 되고 있었으며
특히나 오르는 길에서 봄빛 가득한
초록의 향기를 맡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서희장군의 묘소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하고
지금의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이 문득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찬란한 계절 오월엔
늘 좋은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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