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행열차의 추억...
안동 기찻길옆 벽화의 거리를
지난 토요일 오후 홀연히 거닐고 왔습니다.
안동역은 개인적으로
학창시절의 추억들이 구구절절
묻어있는 곳이기에 벽화 하나하나가
전혀 낯설어 보이질 않았습니다.
오랜세월 변함없는 그 거리에
아날로그의 추억을 되새김할 수 있는
벽화가 있어 무척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완행열차의 추억...
제 기억속의 완행열차는
과연 어떤 것일까요?
완행열차속의 리얼한 이 흑백의 벽화에서
한참동안 시선이 머물렀다..
안동역...
예전엔 참 커 보이던 기차역이었는데
이젠 간이역처럼 자꾸만 작아만 지는것 같다.
여기에서 입열열차를 타고 가던 많은이들의 추억과
학창시절 자전거 타고와선 빗자루질로 봉사활동 하던
새록새록한 추억들이 참 많은 곳...
벽화속 아주머니의 입에 문것이
바로 그 당시의 기차표다...
완행열차의 승차권..
혹여 분실할까 저렇게들
입에 많이 물고 다니셨던 기억이다.
완행열차를 타고
추억으로 떠나던 지난날들...
저만치 지금의 기차가 문득 낯설어 보이는건...
당시 완행버스 안내양의 "오라이" 소리도
기차역 앞에서는 더 분주해 보인다.
벽화는 그냥 벽화가 아니다.
잊혀져 가는 우리네 지난날의 삶을 회상케 하는
추억의 저장고인양 하다.
버스 승차장에서 말씀을 나누시는
다소곳한 두 어르신도 당시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추억하시는걸까?
벽화가 흑백이어서 더 리얼하다.
무지게...물지게...
우리 시골에서는 그냥 편하게 무지게라 불렀다.
적어도 나는 저 무지게를 많이도 짊어졌다.
뒷편에서 말없이 따라오는 아이의
검정고무신과 곰인형 그리고 떠꺼머리의
여유로움이 아무래도 어색해 보이기는 하다.
분명한건 아이가 입고 있는
저 윗옷은 내가 즐겨있던 것과
참 많이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광장에서 저만치 바라보이는
안내간판들이 복잡하다.
안동소주 박물관...
하회마을 그리고 도산서원 등...
벽화속 저곳은 안동 낙동강 철교아래인것 같다.
60년대 또는 70년대 낯익은 풍경들..
당시엔 목도리를 저렇게 세련되게
감아내지는 못했던 기억인데...
내가 무슨 벽화속의 주인공이라도된 듯
착각에 빠지기 좋은 시대적인 스토리라는 사실..
가장 한국적인 예술작품 같다^^
우리시대 어머니의 표상...
감히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
등에 업힌 저 아이는 지금 몇살이나 되었을까?
그땐 그랬지...
정말 그랬지...
안동역 기찻길옆 벽화의 거리에서
잠시 나 자신의 시간여행을 다녀온듯한
착각속에 흠뻑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최소한 40년 이상의 예전의 모습들이지만
새록새록 추억으로 되새김되는 뭉클한 그리움의
벽화들인것 같더군요.
안동을 지나다 불현듯 차를 세우게한 벽화 몇점..
그것은 바로 그리운 추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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