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답사기

이포리 기천서원지에서의 가을빛 사냥 이야기...

금모래은모래 2012. 11. 16. 05:30

 

 

경기도 여주 남한강 이포보 바로 옆에 위치한

기천서원지를 다녀왔습니다.

 

마알갛게 익어가는 산수유 열매가

유난히 그 빛을 발하는 전형적인 늦가을날의

서원지 방문이었습니다.

 

 

 

 

 

마을 뒷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기천서원지는

승용차도 진입할 수 있도록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었으며,

나무 터널을 지나가는 듯 운치가 좋았습니다.

 

 

 

 

 

빛바랜 끝자락의 단풍빛도

오르는 도로변에 어렴풋 남아 있더군요.

 

 

 

 

 

동네에서 차로 100여m 정도 올라가자

저 멀리 서원의 끝자락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여기가 기천서원인가 봅니다.

 

 

 

 

 

바닥의 나뭇임과 어우러진 기천서원지의 위용이

저만치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기천서원의 유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기천서원(沂川書院)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75호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이포리 산26-1, 산259-3

이곳은 조선 중종∼효종 대의 명현인

모재 김안국(慕齋 金安國, 1478~1543), 회재 이언적(晦齋 李彦迪, 1491~1553),

치재 홍인우(耻齋 洪仁祐, 1515~1554), 오리 이원익(梧里 李元翼, 1547~1634),

수몽 정엽(守夢 鄭燁, 1563~1625), 택당 이식(澤堂 李植, 1584~1647),

나재 홍명구(懶齋 洪命耉, 1596~1637),

기천 홍명하(沂川 洪命夏, 1608~1668) 등 위패를 모신 서원이다.

 

기천서원은 본래 선조 13년(1580)에 건립되었으나,

임진왜란 때 전부 불타버렸다.

 

인조 3년 3년(1625) 새로 건물을 짓고

사액서원이 되었으나 다시 화재로 터만 남게 되었다.

 

1877년 그 터에 새로 건물을 지어

모현사(慕賢祠)라 하였으나 다시 불타 버렸다.

현재의 건물들은 1978년 건립된 건물들이다.

 

학생들이 강학을 하는 강당 동·서재와 사당만 있는 특이한 배치이다.

 

 

 

 

 

입구문이 야무지게 닫혀 있더군요.

원래 서원을 지키시는 분이 계시다고 했는데

제가 갔을때는 아무도 없이 멍멍이 한마리가 유난히 짖었습니다.

 

 

 

서원에 대하서 좀더 찾아 보았습니다.

 

서원은 마을 뒤쪽의 야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대지의 아래쪽에 동·서재가 있고 위쪽에 사당이 위치하고 있어

전학후묘(前學後廟)의 배치를 이루고 있다.

특이하게 강당은 갖추어지지 않았다.

 

건물의 초입부터 먼저 입덕(入德)이란 문을 들어가면,

좌측에 권선(勸善)·우측에 보인(輔仁)이라는 숙사가 있다.

경행(景行)과 숭도(崇道)라는 문을 지나면

기천서원이라는 사액글귀와 모현사(慕賢祠)라는 건물이 나타난다.

 

사당은 정면 3, 측면 2칸의 익공계 맞배 지붕집에

전면에는 개방된 퇴칸이 있고 내부에는 김안국·이언적·홍인우·정엽·이원익·

이식·홍명구·홍명하의 순으로 위패가 일렬로 봉안되어 있다.

 

 

 

 

 

지금 건물들은 1978년도에 재건축되었다고 하니

그렇게 오래된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기와담장에 내려앉은 가을빛은

여전히 곱기만 하였습니다.

 

 

 

 

 

담장이 높지 않았지만 그냥 밖에서 보기로 하고

한바퀴 둘러 보았습니다.

 

 

 

 

 

이곳은 위치가 야산의 중턱에 위치하여

조망권이 아주 뛰어났습니다.

 

저멀리 남한강이 내려 보이기도 하고

아랫동네인 이포리 마을 전경도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위패가 모셔진 곳입니다.

 

 

 

 

 

기천서원...

 

기천서원으로 인터넷에서 조회를 해보니

경북 예천에도 한글로 같은 이름의 기천서원이 있더군요.

 

 

 

 

 

서원 뒷편엔 거대한 단풍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빛고운 담쟁이가 겁도 없이 부지런히 기어 오르고 있더군요.

 

 

 

 

 

일반적으로 이런 서원 같은 경우엔

풍수지리적으로 좋은 곳을 골라서 세우는지 몰라도

기천서원도 조망권은 정말 멋지더군요.

 

 

 

 

 

어른 한아름이 넘는 거대한 고목의 단풍나무 한그루가

서원의 뒷편에 고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인적이 전혀없는 서원을 홀로 조용히 거닐어 보는

재미 또한 묘한 스릴이 넘쳐 나더군요.

 

 

 

 

 

서원 입구를 지키고 있는 거대한 벗나무 한그루는

바닥으로 많은 낙엽들을 토해내고 있구요.

 

 

 

 

 

아랫쪽으로 내려와서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솔숲으로 에워쌓인 그 아담함이

바라보는이의 맘마저 숙연케 하였습니다.

 

 

 

 

 

한그루의 덩그런 그 벗나무입니다.

 

수령이 대단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크고 웅장한 멋이 나더군요.

 

하얀 봄날의 벗꽃 필 무렵엔 대단한 꽃피움으로

기천서원 방문객들의 눈을 호강시켜 주고 있다고 합니다.

 

 

 

 

 

벗나무는 거목답게 큰 혹부리도 하나 달고 있더군요.

 

 

 

 

 

인적이 드문 서원 앞 주차장엔

검정색차 한대만 덩그러이 자리합니다.

제 차거던요^^

 

 

 

 

 

다시 한번 입구쪽에서 바라 보았습니다.

한그루의 벗나무와 어우러진 기천서원의 단아한 기품이

가을스런 서정으로 전해집니다.

 

 

 

 

 

진입로는 요렇게 낙엽길이 형성되어 있어

또한 심심하지는 않았답니다.

 

 

 

 

 

시선에 들어오는 곳곳엔 억새풀들이

그 바람에 휘날리며 서원의 외로움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문득 주어지는 입구쪽의 가을빛들이

유난스럽게 빛이 납니다.

 

 

 

 

 

이포리 기천서원 입구 마을엔 요렇게도 이쁜 가을들이

파란 하늘 가득 주렁주렁 매달려 있답니다.

 

늦가을의 정취는 어딜가나 마찬가지겠지만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아도 그만의 운치를 뿜어내기에

보는이의 가슴으로도 충분히 쓸어 담을 수 있어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