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비를 닮은 늦가을의 비가
하염없이 산사의 고즈넉함과 운치를 더해가던 날
안동 천등산의 봉정사를 다녀왔습니다.
현존하는 우리나라의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된 봉정사의 극락전과 더불어
건축물 자체가 국보와 보물이 많은 봉정사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내한했을 당시 직접 방문하기도 했던
대표적인 천년의 고찰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랍니다.
지금으로부터 딱 29년전
고딩때 이곳 봉정사로 가을 소풍을 다녀왔던
아련한 기억 한조각만 가슴에 담고 막상 찾아갔지만
입구의 매표소부터 너무나도 많이 달라진 모습에서 세월의
무게감를 다시금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봉정사 들어가는 입구 마을의 풍광입니다.
저 들녘의 노란색 밭은 금국이라고 하는 작은 꽃송이의
국화종류인데 이곳에서 상당히 많이 재배하고 있었습니다.
매표소에서 1인에 해당되는 2000원 어치만 매표하고
이제 서서히 올라가 봅니다..
일주문에 도착하여 잠시
아련한 추억의 책갈피를 끄집어 내어보았습니다.
기억이 너무 흐리기만 하였습니다.
29년만의 방문은 너무나도 낯선 풍광으로 다가 오더군요.
사진 좌측편 개울가에서 우리반 애들 전체가 모여
도란도란 했던 추억의 앨범..
일단 안내도를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그럼 봉정사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봉정사 [鳳停寺]
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에 있는 절.
682년(신문왕 2) 의상(義湘)이 창건하고 화엄강당을 지어 신림(神琳)을 비롯한 제자들에게 불법을 전했다고 한다. 6·25전쟁 때 경전과 사지(寺誌)가 모두 소실되어 창건 이후의 역사는 자세히 알 수 없다. 현재 극락전(국보 제15호)·대웅전(보물 제55호)· 화엄강당(보물 제448호)·고금당(古今堂:보물 제449호)과, 승방인 무량해회(無量海會)·만세루(萬歲樓)·우화루(羽化樓) 등의 당우, 고려시대의 3층석탑(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82호) 등이 있다.
- 다음 백과사전 발췌 -
오락가락하는 빗줄기 사이로
저만치 언덕에 봉정사가 눈에 들어옵니다.
당시에 스님과 함께 저 감나무에 올라가서 감을 땄던 기억이 문득~~
움트림하는 고목의 자태가 멋집니다.
회나무인 듯 하였습니다.
만세루...
대웅전에 도착했습니다.
봉정사 대웅전은
조선 초기 다포계 건물로,
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을 본존불로 모시는 법당이다.
1962년 수리작업을 위해 일부 해체를 했는데,
그때 묵서명(墨書銘)이 발견되었으며,
이를 근거로 조선 초기의 건축물로 추정하고 있다.
정면과 측면이 모두 3간인 단층집으로
팔작(八作) 지붕을 가진 전형적인 다포(多包)집이다.
일반 법당과는 달리 건물 앞쪽에 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가섭존자와 아난존자의 상이 있다.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 55호로 지정되었다가
2009년 6월 30일에 국보 제311호로 승격되었다.
극락전...
현존하는 국내 최고의 목조건물.
신라시대의 건축양식을 이어받은 고려시대의 건축물이다.
극락전은 부석사 무량수전과 함께 한국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이다.
건립 시기는 주심포식인 점에서 고려중기로 보는 견해와
고려말기로 추측하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정면 3칸, 측면 4칸의 단층 맞배지붕, 주심포의 건물이다.
1962년 12월 20일 국보 제 15호로 지정되었다.
만세루...
조선 숙종 때의 건축물이며,
2001년 11월 1일 시도 유형문화재 325호로 지정되었다.
극락전 옆 언덕엔 누군가 정성스런 소원탑을~~
옹기종기...
방문객들은 역시 극락전을 많이 둘러보고 있다.
극락전 앞 삼층석탑...
1984년 12월 29일 시도 유형문화재 182호로 지정되었으며,
고려시대의 석조 건물로 추정된다.
극락전의 정면에 자리를 잡고있으며,
탑의 높이는 3.18m이다.
봉정사는 창건 후 6차례에 걸쳐 중수를 하였으며,
극락전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며 국보 제15호에 지정되어 있고,
대웅전은 보물 제 55호, 화엄강당은 보물 448호, 고금당은 보물 제 449호에 지정되어 있다.
고려 태조와 공민왕도 이곳을 찾은 유명 사찰이다.
이렇듯 봉정사에는
국보인 극락전과 대웅전
보물 6점, 기타 문화재 5점 등
다양한 문화재들이 보호되어 관리되고 있다.
고금당...
조선시대 중기의 건물로 1967년 6월 23일에 보물 449호로 지정되었다.
극락전 앞 서쪽에 세워져 있다.
비 내리는 와중이었지만
맞은편 산엔 노란 낙엽송 단풍이 늦가을의 정취를
맘껏 뽐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범종각과 노거수의 은행나무...
여느것 하나 쉬이 보이질 않는다.
비가 참 많이도 내리고 있었다.
이곳 대웅전과 극락전 주위엔 유난히
국화꽃들이 즐비하다.
짙은 먹구름 사이로 파란 구름이 조금씩 보일듯 말듯하다.
화엄강당...
조선중기의 건축물로, 1969년 해체 · 복원할 때
발견된 상량문에 의하면 1588년(선조 21)에 중수하였다고 한다.
장대석(長臺石) 댓돌 위에 두꺼운 널판을 쪽마루처럼 깔았고,
사분합(四分閤)의 띠살문을 달았다.
한때는 강당으로 사용되었던 듯하나
지금은 승려들이 기거하는 곳으로 사용되고 있다.
1967년 6월 23일 보물 448호로 지정되었다.
비를 피해 마루턱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스님들은 벌써 겨울날의 그 털신을
신고 다니시는가 보다.
처소?
벌써 김장을 해서 묻은 듯한 흔적을 발견하고...
봉정사 왼편의 암자인 영산암으로 가 보자...
영산암의 영산이란 원래 석가모니가 《법화경》을 설법하던,
인도 왕사성 근방에 있는 영축산을 말한다고 한다.
참고로
이 영산암에서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이 촬영되었다고 한다.
빗속을 뚫고 오른 돌계단이 너무 좋다.
단풍빛 떠난 그 자리엔 그저 운치가 만점인 듯 하다.
영화속에서 노스님이 기거했다는
바로 그 영산암이다.
내리는 비를 피해 영산암을
잠시 둘러보고 나왔다.
다시 봉정사로 돌아와서
만세루 아래로 내려가면서 대웅전을 보았다.
만세루를 지탱하고 있는 이 나무 기둥의
수종과 수령이 참 궁금하기도 하다.
떡 떡 갈라진 거북등을 닮은 나뭇결이 억겁의 세월을
노래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많은 비가 내리는 관계로 자세를 낮춰 담을 수 없어
카메라만 낮춰서 그냥 막샷 한번 해 보았더니
요런 그림으로 나왔다.
고목의 기둥 아래 난간 틈에서
하염없이 비를 맞는 담쟁이가 그저 고운 그림이다.
내려오면서 만세루를 다시 쳐다 보았다.
천등산 봉정사라고 쓰여져 있다.
주차장의 화장실엔 요런 싸립문이
정겨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봉정사...
화려했던 단풍 잎새들이 바닥을 뒹구는
을씨년스러운 날 때마침 늦가을의 비까지 내려주니
여느 산사에서의 그 운치보다 사뭇 다른 아련한 추억의 책가피를
또 이렇게 써 내려가는가 보다.
29년만에 다시 찾은 안동의 봉정사..
그곳에는 내 학창시절의 철부지적 발자취보다는
새로이 추억할 수 밖에 없는 낯선 기억들만 만들어가는 듯해서
도리어 가슴 한켠이 아리기만 하다.
그리울때 쉬이 끄집어 내어 볼 수 있는
내 추억의 그리움 덩어리들은
어디에서 찾으려나..
'문화유산 답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비원 소주로 기억되는 안동 이천동 미륵불상 방문기... (0) | 2012.11.17 |
---|---|
이포리 기천서원지에서의 가을빛 사냥 이야기... (0) | 2012.11.16 |
한국민속촌의 또다른 볼거리 미술관과 조각공원 이야기... (0) | 2012.11.12 |
매류역 추억의 협궤열차 그 흔적을 찾아서... (0) | 2012.11.10 |
한국민속촌에 내려앉은 단풍빛 가을... (0) | 2012.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