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보랏빛 향기의 청도라지 꽃은 볼수록 도도하기만 하고...

금모래은모래 2012. 7. 13. 06:00

 

 

제가 출퇴근 하고 있는

이천과 여주 사이 사이에는

수많은 인삼밭과 고구마밭 그리고

도라지밭이 즐비합니다.

 

맘만 먹으면 도로변에 차를 정차하고

도라지 밭에서 어여쁜 보랏빛 도라지꽃을 쉬이

만날 수 있지만 혹여 쥔장님들께 들켜 혼이라도 날새라

그것 마저도 눈치를 보아야 됩니다^^

 

하지만

저는 슬그머니 도로변에 차를 정차하고

혹여 도라지 한포기라도 다칠새라 조심 조심 또 조심하면서

보랏빛 도라지꽃 몇 컷을 담아 보았습니다.

 

아무리 꽃이 이뻐도 농사짓는 밭에 들어가서

카메라 들이대면 좋아라 하실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기에

그 맘을 이해하거던요.

 

 

 

 

 

제가 개인적으로 원하는

도라지꽃의 고운 자태를 담아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어설퍼 보이기도 하고

색상 자체가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보랏빛 그 자체만으로도 매료되기엔 충분하였습니다.

 

 

 

 

 

 

청초함과 도도함 그리고

백도라지와는 분명 그 느낌이 다른

청도라지의 꽃은 여느 꽃들과는 차별화 되었습니다.   

 

 

 

 

 

 

도라지꽃에 얽힌 전설 하나를

옮겨보았습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도라지라는 소녀가 오빠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오빠가 10년 동안 중국에 공부를 하러 가게 되자

도라지는 절에 가서 기다리기로 하였다.

그러나 약속한 10년이 지나도 오빠는 돌아오지 않았다.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서 혼자 살던 도라지는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되었다.

하루는 도라지가 바다를 바라보며

 “지금이라도 오빠가 돌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하는데,

마침 돌아온 오빠가 갑자기 등 뒤에서

 “도라지야!” 하고 불렀다.

 

깜짝 놀란 도라지는 뒤를 돌아보다가

그만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도라지가 죽은 자리에서 이듬 해 한 송이 꽃이 피어났는데

사람들은 도라지가 꽃으로 피어난 것으로 여겼다.

 

라고 한다.

물론 유사하지만 또다른 전설도 있더군요.

 

그래서 도라지꽃의 꽃말이

"영원한 사랑" 인가봐요?

 

 

 

 

 

 

막 터지기 직전의 꽃망울들이 또한 좋습니다.

 

 

 

 

 

 

루드베키아?

밭둑에서 찬조출연을 해 주는군요.

 

 

 

 

 

 

귀를 쫑긋 세운 토끼의 뒷태

또는 고양이의 뒷태를 닮은 녀석은

도라지 꽃에서만 볼 수 있는 매력인것 같아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도라지꽃의 생육상태..

 

피고 지고 또 피고를 반복하는  

그네들 삶의 리듬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엉켜있는 수많음 속에서

유난히 빛이 나는 녀석도 있었습니다.

 

 

 

 

 

진한 색상이 있는가 하면

좀 순해 보이는 연한 빛깔도 있구요.

 

능소화도 유난히 붉은색이 있는가 하면

주황색에 가깝도록 아주 연한색도 있더군요. 

 

 

 

 

 

 

도라지 꽃 담기는

제게 참 어려운 숙제와도 같았습니다.

 

워낙에 큰 밭이긴 하지만 서로 뒤 엉켜있는

수많은 도라지들의 모습을 원하는 구도와 장면으로

담아 낸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답니다.

 

의도대로 잘 안 되더군요.   

 

 

 

 

 

 

세상을 향한 외침?

감사의 기도?

 

 

 

 

 

 

저 멀리 높은 밭둑에 차를 세우고

일하시는 다른밭 쥔장님의 차가 보였습니다.

 

순간 긴장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뭐 꽃사진 몇장 찍는다고 그렇게 심하게

뭐라고 야그는 않겠죠^^  

도라지 다칠새라 얼마나 조심했는데...

 

 

 

 

 

 

곱습니다...

그리고 맘이 맑아지더군요.

 

 

 

 

 

 

땅에다 머리를 박고

절을 하는 녀석들도 있더군요.

 

 

 

 

 

 

대장 도라지 같습니다.

뒤를 돌아보며 뭔가 지시를 하는 듯한 자세가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모두들~ 나를 따르라"라고

하는것 같습니다.

 

 

 

 

 

 

보랏빛 도라지꽃이

여느 꽃들과 다른점 중 하나는

앞태와 뒷태가 다 특색있는 이쁨으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나팔꽃을 흉내내어

하늘향해 노래를 불러 보기도 하고 ....

 

청도라지 꽃의 보랏빛 아름다움은

숭고한 사랑을 노래하듯 가련미와 도도함을

고루 간직한 어여쁜 꽃이더군요.  

 

 

 

 

 

 

만족할만한 청보랏빛 도라지꽃을

담아내진 못했습니다.

 

퇴근무렵 넘어가는 햇살을 이마에 얹고

또 다른 도라지꽃을 담아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저 바라보는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보랏빛 그 향기의 도라지꽃.

 

아침저녁으로 만나는

바다를 닮은 넓은 도라지 밭의

은은한 향기에 취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한

요즘의 일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