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랑 이야기

와룡산 산행과 단내성지 이야기...

금모래은모래 2012. 2. 1. 08:33

 

 

 

지난주 목요일

주인공 없이 치뤄진

돌 잔칫날 저녁에 포도 몇알에

체해서 이틀 정도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토요일 오후에 집에서 가까운

이천시내에서 서쪽 호법면 소재지를 거쳐

단천리의 와룡산을 다녀왔다.

 

산이라기 보단 어쩜

산책코스 정도의 낮은 겨울산..

하여간 산 정상의 해발이 207m 이니

감히 어디가서 산행을 다녀 왔다고 할 수 있을지..

 

마침 그곳은

천주교의 단내성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여

여러가지 종교 역사적인 사료들이 많아

볼거리도 산재되어 있으며

체한 사람 가벼운 운동하기에

아주 적당하것 같았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진입하는 길은

인적이 드물고 상당히 호젓한

느낌이 들었다.

 

 

 

 

 

 

 

원래 지명인가 보다.

단내 성가정 성지..........

 

단내성지 :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단천1리 357번지

 

개인적으로

성지순례를 다녀온게 아니므로

산행을 위한 기행이었으므로

간략하게만 현지를 소개해 본다.

 

 

『단천리 사적지 혹은 단내 사적지는

한국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교우촌이고,

김대건 신부님의 사목활동지이며,

1866년 병인박해 때 당시 광주 유수부인 남한산성에서

순교한 정은 바오로(1804-1866년)와

정 베드로 순교자의 고향이자 유해가 묻혀 있는 묘소이다.

 

한국 교회 안에 처음으로 신부를 모셔온

순교자 윤유일의 묘가 모셔져 있는 어농리 사적지와

불과 몇 리 떨어져 있지 않은 단천리는

한국에 교회가 세워지던 1784년 이전부터

천주교가 들어와 있었던 유서깊은 교우촌이기도 하다』

 

 

 

 

 

진입로 주변엔

상당히 많은 대나무숲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부족한 겨울햇살이지만 댓잎에서

반짝 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상당히 단아하고 정갈하게

관리되고 있는 듯한 성지의 야외. 

 

 

 

 

 

 

단내 성지의 야외광장 우측면을 감싸고 있는

 

오방이산 끝자락에는 이곳에서 탄생하여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하신

 

정은 바오로 순교자의 묘소가 있었다.

 

 

 

 

 

 

 

 

이곳은 십자가의 길이라고 한다. 

산허리를 끼고 조성되어 있어서,

순례자들이 묵상하며 기도하는 곳이란다.

 

 

 

 

 

산행을 위한 초입에서 만난 안내 표지판...

 

완주길도 아니고 어려운길도 아닌

검은바위길의 적당한 파란색을 선택하기로 했다.

 

 

 

 

 

 

산을 오른지 몇분 지나지 않아 만나는

철다리와 작은 폭포를 닮은 계곡이

가장 먼저 찾는이를 반겨준다. 

 

 

 

 

 

 

 

후다닥~~

금새 정상에 다다랐다.

 

와룡산(해발 207m) 정상에서 바라본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방향....

 

 

  

 

 

 

단내 성지 주변에서

가장 전망이 좋다는 와룡산 정상에는

이렇게 대형 '예수 성심상'이 건립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천주교는 아니지만

교회에 다니는 기독교인이라서 그런지

그렇게 낯설지는 않았다.

 

 

 

 

 

 

 

겨울산행에서 만나면 반가운 것들...

  

 

 

 

 

 

산길에서 낯익은 배설물을 발견했다...

 

그런데 정확하게 어떤 녀석의

배설물인지는 모르겠다^^

표범 그녀석의 것인가?..ㅋㅋㅋ

맷돼지나 노루의 그것이 아님은 확실한데..

 

 

 

 

 

 

 

내가 선택한 파란색 산행길의 표식이다.

 

이곳 와룡산을 처음으로 찾는이들이

산행에서 길을 잃을까 이렇게

교차로마다 표식을 해 두었다.

참 좋은 굿 아이디어다.

 

물론 나도 나름의 도움을 받았다.

 

 

 

 

 

 

 

산행 중 어느 지점에서 만난

오래된 돌 십자가..  

 

 

 

 

 

 

반대편으로 하산하면서 만난

검은바위 굴.....

 

 

 

 

 

 

정 바오로 순교자와

그 가족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 생활하며 기도했다고 전해지는

바로 그 검은바위다.....

 

 

 

 

 

 

 

검은바위에서 아랫쪽으로 하산하면서

이곳과는 좀 안 어울리는 듯한

조금은 특이한 묘지를 발견했다.

 

상처난 흔적에서 세월의 무게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 근처에서

고라니 한마리를 발견했는데

워낙에 빠른 녀석이라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다.

녀석은 낯선 인기척에 많이 놀란 듯..ㅋㅋㅋ

 

 

 

 

 

 

이날 오후엔

정말 날씨가 좋았다.

높지 않은 낮은 산임에도

어느새 이마엔 땀방울이 맺혔다.

산행에 힘이 들어 땀이 난게 아니고

더워서 땀이 났다고 해야 맞을 듯...ㅋㅋㅋ

 

이렇듯 바위 위엔 채 녹지 않은 겨울 눈들이

햇살 가득하게 생을 마감하고 있었다. 

 

 

 

 

 

 

 

조금 비탈진 곳엔

오르내리기 좋아라고 이렇게 밧줄길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나무가 상당히 아파하고 있는것 같다.

 

 

 

 

 

 

부지런히 돌면

채 한시간도 안 걸릴

산행코스를 아주 천천히 돌았더니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되었다.

 

주인공 없는 돌 잔치에서

몇알의 포도를 먹고 체한 후

음식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딸꾹질만 계속 하다가

이렇게 촉촉하게 겨울산행을 마치고 나니

가슴이 확 트이는게 훨씬 개운해졌다.

  

이젠 봄을 애타게 기다리는

시기가 하루하루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비록 어제는 눈이 많이 내려서

오고가는 출퇴근길이 많이 힘들었지만...

 

어제보다 더 사랑스럽고

오늘보다 더 행복한 

내일을 고대해 본다.

 

빨리 눈이나 치우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