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시작했는거
서리꽃 시리즈를 마무리해야겠네요^^
시간이 좀 지나고
안개가 조금씩 사그라(?)들면서
더욱 강해지는 햇살의 정도의 따라
서리꽃은 이렇게 녹아내린답니다.
무슨 나무인지 이름은 모르지만~~
완전한 탐스럼이 사라지고
자신의 속내를 서서히 드러내며 끝자락의
서리꽃을 놓아주지도 않으며
저렇게 대롱 대롱 서리꽃을 붙잡아 놓았네요.
어찌보면
루돌프 사슴뿔 같이 생긴 녀석이지만
화사한 나뭇잎 하나 없는 깡마른 가지에
이렇게 한가지의 색깔 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를 하더군요.
가지런하게 정리되지도 않고
두서없는 삶의 생존경쟁에서
동면하듯 휴식하는 녀석들과 동침.....
서리꽃을 카메라에 담으며 느낀 바,
처음에 그랬듯이,,,,
자꾸만 보면 볼수록
이승의 꽃이 아닌 환상의 꽃인 듯 합니다.
물론 실제 꽃이 아닌 서리꽃이기에
더더욱 그러하겠지만~~
구상나무인가 하여간
그녀석과 비슷하게 생긴 나무잎에서의
마지막 몸부림....
어색한 조화.
있는 그대로가 좋은 두서없는 서리꽃,,,,,
뭔가 모르게 차분해 보이는 녀석들..
갈대든 억새풀이든 서리꽃의 작은 힘 앞에선
이렇게 하염없이 고개를 숙여 버리더군요^^
깡마른 형제들의 집단 위장술....
뒷편으로 작은 샛강이 보인다.
바로 죽당천이다.
물의 온도와 바깥 기온의 차이로 인해 생겨나는
안개가 이런 겨울날의 마술을 부리는가 보다.
손이 좀 시릴 정도의 기온이어야
제대로된 서리꽃이 만들어 지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요녀석도 사실 이름을 모르겠네요.
맨날 사진은 찍으면서도 제대로 이름을 아는게 없으니....ㅋㅋㅋ
이거야 원~~~
검정색 작은 열매에 하얀색
모자를 뒤집어 쒸운 형상을 하고 있더군요.
흑룡이 아니라 백룡처럼
하늘 향해 강하게 용솟음 치다가
가녀린 서리꽃에게 꽉 붙잡혀 버린 듯......
너무나도 뻘쭘하게 생겨서리
멋대가리라곤 전혀 없는 마른 나뭇가지에도
하얀색 페인트로 도배를 했구요.
버드나무 군락지의 서리꽃 군무....
죽당천 샛강의 둑방길 너머
작은 정원수 소나무 가지에도 아직은
녀석이 쬐금 남아 있더군요.
좀더 빨리 갔으면 또 다른 모습이었을텐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녀석을 슬그머니
손으로 한번 만져봤습니다.
그런데 뭔가 손에 남아야 되는데
손아귀에 남은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얀 눈을 뭉치거나 만지면 어느정도는 남아있는데
이녀석의 정체는 도대체가 뭔지 물기만 조금 남고
흔적도 없더군요....
참 웃기는 녀석이죠^^
숙명....
평소 약재로 사용하거나
닭 백숙 할때 함께 넣어서 요리하는 나무인
엄나무 가지의 가시에도
녀석들은 어김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구요.
이 사진에서는 많은 제목이 생각났습니다.
뭐랄까....
땅과 하늘에서 서로 다른 두 종류의
각기 다른 생물들이 하나의 구도안에서
공생하는 모습이 참 편해 보였기 때문일까요?
흰머리를 검게한다 하여
약재로 사용되는 뿌리식물인
하수오와 너무나도 많이 닮아
하수오의 사촌이라 칭하는 박주가리 열매속의
솜털 씨방에도 어김없이 서리꽃은 방문을 하였더군요.
이상으로
금번 죽당천 샛강 서리꽃 사냥에서 얻어진
다양한 형태를 보유한 귀한 인생들과의 이야기였습니다.
오늘 아침엔 기온이 많이 올라갔는지
안개가 너무나 짙었습니다.
운전자의 시야를 가릴 정도로 앞이 잘 안 보이더군요.
여름날엔 향기로운 꽃이 있고
가을날엔 아름다운 단풍이 있다면
겨울날엔 은은한 정서와 환상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서리꽃이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번 한주 동안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말엔 더 평온하게 쉬시면서 알차고 값진것들
많이 많이 챙기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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