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답사기

아날로그 여행의 진수 원주 용소막성당을 가다 ...

금모래은모래 2019. 2. 18. 05:00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에 위치한

용소막 성당을 바람불어 차가운 날씨의

어제 오후에 몇년만에 다녀왔습니다.

 

본당을 건축한 역사가

무려 105년이나 된 아주 오래된

용소막 성당입니다.




용소막 성당은...

 

 1904년에 강원도에서는

세 번째 본당으로 설립되었으며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용암리 719-2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06호

 

용소막 성당은 수원지역에서 박해를 피해

산간벽지를 떠돌던 교우들이 1890년대에 이곳으로 모여

교우촌을 형성하게 된 것이 시초라고 한다.

100평 남짓한 벽돌조의 변형 고딕양식인 이 성당은

중국인 기술자들에 의해 1915년에 완공되어

그로부터 지금까지 이지역 신앙인들의

요람이 되었다고 한다.

 

용소막에 천주교가 전해진 시기는 병인박해 무렵부터다.

1866년 병인박해 때 멀리 수원 지방에서 피난 온

몇몇 신자 가족들이 강원도 평창 지역에 살다가 박해가 뜸해지자

뿔뿔이 흩어져 그 일부는 용소막에서 멀지 않은

황둔(黃屯) 지역으로 내려와 거기서 얼마를 살았다.


그 후 그들은 1890년경에 황둔에서 멀지 않은

충북 제천군 송학면 오미(五味)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이곳에는 최씨와 백씨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이곳 신자들의 지도자는 최도철(崔道澈, 바르나바)이었다. 






용소막 성당은

기존에 제가 즐겨찾던

충남 아산의 공세리 성당이나

규모가 좀 더 큰 음성의 매괴성당과

횡성의 풍수원 성당과 비슷한 양식이며

건축시기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2013년 여름 처음 용소막 성당을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입니다.


지금의 모습과는 뭔가 모르게 다르죠?

외벽이 부분적으로 나마 일부 보수 공사가

이뤄진 것 같았습니다.






근처를 지나게 되면

꼭 방문하게 되는 용소막성당...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이 성당이

마력적으로 제 발길을 붙잡기 때문에 말입니다.


 




오래되어 지저분하게 벗겨졌던

붉은 벽돌과 회색 벽돌은 깔끔하게

단장을 한 것 같았습니다.

 





마침 미사가 끝나고

너무나도 조용한 성당안을

들여다 보기로 하고 들어서 봅니다.







성당의 내부 모습입니다.

미사가 끝난 시간이다 보니

조용하고 차분하게 다녀왔습니다. 


미사가 진행중이면

들어갈 엄두도 못 내었겠지만..






성당과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노거수 느티나무들은 변함없이 그 자리를

늠름하게 지키고 있더군요. 







그 험난했던 6.25를 이겨내고

변함없는 모습으로 이 자리에서

105년의 세월을 노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6.25 당시엔 북한군들이

용소막 성당을 소 마굿간으로도

사용했다고 하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요.







그렇게 웅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화려하고 이쁘지도 않습니다.

그냥 그렇게 나이 먹고 오래된 성당입니다.

그래서 더 좋은 성당이 바로 용소막 성당이랍니다.

 

소박한 모습으로

꾸밈없이 역사의 뒤안길을

달려온 한적한 어느 시골의 성당입니다. 







건축물은 대단히 견고합니다.

건축양식 자체는 한국적이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땅에서 그토록 오래도록 자리를 잡았으니

이젠 우리의 것인양 느껴집니다^^

 







처음에 성당 건물은 초가집이었는데

시잘레 신부에 의해 벽돌건물로 지어지게 되었다.

한국전쟁 때 일부 파손된 것을 후에 수리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앞면 중앙에 종탑이 튀어나와 있고

건물은 네모난 모양이며 붉은 벽돌로 쌓았다.


건물을 받쳐주는 버팀벽은 회색벽돌을 사용하였다.

창의 모양은 모두 아치형이며, 테두리를 회색벽돌로 장식하였고,

내부 바닥은 널판지마루이며 벽은 회를 발라 마무리 하였다.


 





어제 오후엔 바람끝이 어찌나 매섭던지...


시린손 호호부며 간단하게 인증샷을 남기고...






좌측 언덕의 사제관입니다.

 

실제 본당보다 건축연대는

10년이 앞선다고 하니 115살이네요.



오래되고 낡았다는 이유로

가끔이나마 방문하게 되는 용소막 성당...

아날로그 여행의 진수를 맛보기엔

아주 제격인 듯 합니다.


근대문화유산에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충분한 값어치가 전해지는 원주 용소막 성당은

작고 이쁜 간이역과 더불어 내마음의 풍금을 상징하는

내 삶의 또 하나의 벗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