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랑 이야기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에 하얀 그리움을 남겨 두었다 ...

금모래은모래 2016. 11. 1. 05:00

 

 

 

 

강원도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다녀왔다.

 

 

지난 여름 방문했을 당시엔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입장을

못하고 돌아섰던 안타까운 기억이 있다.

 

 

그래서 다시금 찾은 그곳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가다...

 

 

 

 

주차장엔 벌써

이토록 많은 관광버스로 가득하다.

 

 

 

 

 

[자작나무 숲 이용 정보]


 

 

◇출입통제 기간(산불조심기간) - 봄철 : 2월 1일 ~5월 15일
- 가을철 : 11월 1일 ~12월 15일

 

 

◇운영시간 : 09:00 ~ 18:00
◇제한사항 - 차량 통제 : 유아숲 체험원 참여 차량 외 모든 차량 출입 불가
- 반입금지 : 화 이물질, 애완견, 음식물(물, 음료는 제외), 주류 등


◇찾아갈 때 내비게이션 주소 :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763-4
◇문의처 : 북부지방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 (산림경영 팀 033-460-8036)

 

 

이곳은 주차비나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그저 출입통제 기간을 잘 파악해서

정확하게 알아보고 가는게 좋을듯 하다.

 

 

 

 

 

부지런히 거닐었다.

 

 

사실 그렇게 먼 거리인 줄도 모르고

생수도 준비 못하고 그냥 올랐다.

 

 

거의 등산 수준으로 오르다 보니

중간에 자칫 돌아서 회귀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다.

 

 

물론 그 숲에 도달하면

힘들었던 모든 생각이 사라지지만...

  

 

 

 

 

임도를 따라

제법 오랜 시간을 오른다.

 

 

 

 

 

오르면서 바라보이는

자작나무숲도 참 이쁘다...

 

 

자작나무 내 인생 / 정끝별

 


속깊은 기침을 오래하더니

무엇이 터졌을까

명치 끝에 누르스름한 멍이 배어 나왔다

 

 

길가에 벌(罰)처럼 선 자작나무

저 속에서는 무엇이 터졌길래

저리 흰빛이 배어 나오는 걸까

잎과 꽃 세상 모든 색들 다 버리고

해 달 별 세상 모든 빛들 제 속에 묻어 놓고

뼈만 솟은 저 서릿몸

신경줄까지 드러낸 저 헝큰 마음

언 땅에 비껴 갈리는 그림자 소슬히 세워가며

제 멍을 완성해가는 겨울 자작나무

 

 

숲덩이가 된 폐가(肺家) 하나 품고 있다

까치 한 마리 오래오래 맴돌고 있다

 

 

 

 

 

자작나무숲 중심부에 도착했다...

 

 

자작나무는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산간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자작나무는 나무를 태우면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자작나무 / 류시화

 


아무도 내가 말하는 것을 알 수가 없고
아무도 내가 말하지 않는 것을 말할 수 없다

 


사랑은 침묵이다
자작나무를 바라보면
이미 내 어린시절은 끝나고 없다


 

이제 내 귀에 시의
마지막 연이 들린다 내 말은
나에게 되돌아 울려오지 않고
내 혀는 구제받지 못했다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 중심부에서...

 

다들 이곳에서

떠날 생각을 않는다.

내려갈길도 만만치 않은데...

 

 

 

 

자작나무 / 문성해


 

 

 

너의 상처를 보여다오

아무도 내 앞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허연 붕대를 휘날리며 서 있는 자작나무들

 

 

오래전

죽은 자의 수의를 걸쳐 입은 듯

온몸이 붕대로 친친 감긴

나무들의 미라여

 

 

지하 어딘가에 꼭꼭 숨겨진 그를

지상으로 발굴한 자는 누구인가

 

 

보름달 빛이 고대의 자태로 내려오는 밤이면

붕대자락이 조금씩 풀린다고 하고

그 속에서 텅텅 우는 소리 들린다 하고

 

 

나는 태초에 걸어다니는 족속이었으니

이것을 푸는 날은 당당히 걸어가리라

 

 

그때마다 잘 가꾸어진 공원의 연둣빛 나무들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원형의 전설을 들은 듯

한곳에 내린 뿌리가 조금씩 들뜬다 하고

 

 

 

 

 

순백의 자작나무숲은

또 하나의 그리움으로 남는다.

 

 

 

 

 

어느 계절에 오든

자작나무 숲 나름의

순백의 아름다움은 있겠지만

 

 

하얀 겨울의 자작나무 숲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지 너무 궁금하다.

 

 

 

 

그리운 자작나무 / 유정이

 

 

밤이 되면 미친 밤들이 당신을 물고 밤새도록 놓지 않았을 거야 적
막의 밑바닥을 치는 바람 소리에 뿌리조차 하얗게 얼어버렸을지도
모르지 자작나무 숲으로 불어간 바람을 나는 안다 솜이불 한 채 장
만해 시집가야겠다 네 몸 끝으로 물기 마른 날들이 바람구멍 가득한
집을 짓는다 모서리가 잘 맞지 않는 서랍 속 깊이 넣어 둔 엽서 한
장 네게 보낸다 오랜 배회의 밤들을 나는 안다 소멸을 말하는 입 커
다란 밤이 숲에 가득하다 자작나무숲을 지나온 네 몸에서 잎맥만 남
은 잎사귀 한 장 답장처럼 날아왔다

 


붉은 피를 찍어 이불 한 채 짓고 시베리아 평원 눈보라 속 어디쯤
에 숨겨진 네 발자국 몇 개를 기억하는 밤이면 새들이 내 몸 속을 날
아다녔다 은빛 날개가 다 지워지도록 날아다녔다 네가 배회하던 숲
의 발자국을 찍어 지워진 마음의 지도를 그려보는 밤, 모든 밤이 평
등하지 않다는 것을 너에게 배운다

 

 

 

 

 

문득 고개를 들고 위를 쳐다 보았다.

까마득하지만 기분은 들뜬다.

 

 

 

 

 

그 숲에서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다.

 

 

 

 

 

아이들처럼 장난도 치면서

자작나무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두번째 방문에서야

비로서 속내를 둘러볼 수 있었던 곳...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하얀 추억을 가득 담았다.

 

 

비록 오르는 길이

시간은 좀 걸리고 힘 들지라도

자작나무숲에 도착해서는 그 모든게

눈 녹듯이 사라진다.

 

 

그저 감탄사만 만발할 뿐...

 

 

또 다시 방문하는 날엔

다소곳 먹거리라도 준비하고

마실 물이라도 좀 챙겨서 올라야겠다.

 

 

오래도록 추억할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영화속의 또는 소설속의 주인공처럼

착각에 빠지기 딱 좋았다.

 

 

그곳에 그렇게

하얀 그리움을 남겨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