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3일
절기상 상강인 그날 원주의
치악산 정상을 올랐다.
영동지방에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서쪽인 원주는
비가 안 내릴줄 알았더니 산에서
가을비를 만났다.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듯한
산행이었지만 치악산의 정상 비로봉에서
바라보는 운무와 계곡의 단풍빛들을
오래도록 추억할 것 같다.
이른 시간 관음사 방향으로 일행들과 산행시작...
계곡 단풍은 아직 제법 볼만했다.
청아한 계곡 물소리를 벗삼아 오르는 길이
결코 만만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흥겹기만 했다.
들머리에서 1시간 10분만에 곧은치에 도착...
이때까지만 해도 제법 오를만 했다.
비가 안 왔으니...
비로봉으로 향하는 길에 헬기장에서 바라본 원주시내...
단풍 시즌의 막바지 휴일이라서
많은 인파들이 몰린듯 하다.
놀아 놀아가면서 비로봉으로 향했다.
좀 더 올랐다.
아래로 바라보이는 원주 시내가
자꾸만 멀어지고 있다.
정상 인근에 도착하니
치악산 산악구조대에서 이렇게
응급환자들과 등산객을 위해서 무료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벌써 8년째 하고 있다니 대단하다.
여기서 스프레이와 허벅지 마사지를 받았다.
뭔가 모르게 시원하다^^
마지막 정상을 오르는 길...
좁은길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능개비를 닮은 가랑비가 내리고 있다.
첫 방문지인 비로봉이 과연 얼마나 많이 허락할지
궁금했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올랐다.
드디어 정상이다.
치악의 비로봉 그 정상에 섰다.
치악산 비로봉 1,288m....
정상석과 인증샷을 남기고자
길게 줄을 서 있다.
슬그머니 셀카로 남겨보고...
단체 방문객들인가 보다.
긴줄이 줄어들 기미를 안 보인다.
잠시 뒤 단체 방문객들이 내려간 틈을 이용해서
후다닥 비로봉 정상석을 안아 보았다.
이렇게 그 품을 허락을 해 주는구나.
워낙 운무가 짙어 조망권은 별로였지만
그 나름의 운치는 최고였다.
앞이 안 보이는 상황과
급강하된 기온으로 인해 손이 시렸다.
정상 인근엔 벌써 겨울이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비로봉 정상에서
화사한 미소를 짖기란 어려웠다.
진작에 보온 등의 채비를 단단히 했기에
다른 부위보다 손가락이 거의 마비 증세를 보인다.
생각보다 대단한 날씨였다.
하산길....
예정과 달리 조금 짧은 코스인
입석사 방향을 선택했다.
비가 내리는 상황이라서
아무래도 시간이 초과될 것 같아서...
바위가 무척 미끄러웠다.
물에 젖은 낙엽과 함께 하산길은
오를때보다 더 어려운 기분이 들었다.
조심 조심....
입석사에 도착했다.
어떤 여학생 일행은 하산길에 발목을 심하게 다쳐
119로 구조요청을 해 놓은 상태였다.
하산길 물묻은 바위와 낙엽은 정말 위험했다.
그래도 우리 일행들은
아무탈 없이 무사히 잘 다녀왔으니
천만다행이다.
하산후에 바라본 치악산....
하얀 겨울엔 비로봉이 아닌
향로봉을 가고 싶다는 일행들과
국향사 방향으로의 산행 계획을 슬그머니
점쳐 보기도 했다.
처음 방문한 치악산의
가을과 겨울의 공존으로 인해
옷과 채비를 다양하게 준비했으니
그나마 안전한 산행과 즐거운 산행으로
잘 마감한듯 하다.
치악은 치악이었다.
전설처럼 추억할 수 있는 멋진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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