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령포...
어린 단종의 전설같은
슬픈 이야기가 가득 묻어나는 곳...
책에서 또는 영화에서는
단종애사라고 칭했던 그 이야기...
그동안 몇번이나 먼 발치에서 바라만 보다가
장맛비 그윽한 날 늦은 오후 시간에 홀홀단신으로
청령포를 방문하게 되었다.
너무 늦어 방문이 어려울줄 알았더니
매표소에서 가능하다고 해서 섬같은 그곳에
배를 타고 들어갔더니 결국은
나 혼자였다.
매표소에서 바라본 청령포...
서강 건너편
솔밭으로 애워 쌓여있는
지형적으로 섬같은 저곳이 바로
청령포다.
배 운행 시간이 별도로 정해져 있는건 아니라고 한다.
방문객이 있으면 언제든 운행을 한다고 하는데...
장맛비는 주룩 주룩 내리고
어렵게 방문한 곳이기에 그냥 돌아서기엔
되돌아 갔던 지난날이 후회되고..
방문 가능하냐고 물어보며
3,000원을 주고 입장권을 발매했다.
배삯이 별도로 있는건 아니었다.
우산을 쓰고 배를 탈 수 있는곳까지
내려가서 기다렸더니 금새 배가 나오고 있다.
평일임에도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더러 있었다.
아뿔사 나 혼자가 전부다.
배를 탄 방문객은 아무도 없었다.
저만치 젊은 직원이 앞서가고
마지막 방문객들이 나오고 있었다.
백과사전에서는 청령포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1971년 12월 16일 강원도기념물 제5호로 지정되었다가
2008년 12월 26일 명승 제50호로 변경되었다.
남쪽은 층암절벽으로 막혀 있고
동ㆍ북ㆍ서쪽은 남한강 상류의 지류인 서강(西江)이 곡류하고 있어
배로 강을 건너지 않으면 밖으로 나갈 수 없는 특수지형이며,
현재도 도선을 이용해야만 방문이 가능하다.
또한 이곳은 1457년(세조 3) 세조(世祖)에 의하여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봉된 단종이 유배되었던 곳으로,
그 해 여름 홍수로 서강이 범람하여 처소를 영월 객사인
관풍헌(觀風軒)으로 옮기기까지 머물렀던 곳이다.
이 솔밭을
차분하게 거닐고 싶었다.
조금 여유있는 걸음걸이로^^
단종이 머물던 처소로 향했다.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처소는 무척 조용하다.
그저 빗망울 소리만 그윽하다.
처소에는 해설사 한분이 계셨는데
금새 배를 타고 아까 같이 들어왔던 젊은 직원이랑
배를 타고 나가 버렸다.
결국은
섬같은 그곳에
나혼자 머물렀던 것이다.
단종의 처소에는
이런 모습들이 재현되어 있다.
이곳이 원래 처소가 있던 자리라고 한다.
복원된 지금의 처소보다 10여m 정도 더 앞쪽이다.
섬 같은 그곳에
결국 나 혼자라는 사실을 알고선
괜스레 발걸음이 빨라진다.
주룩 주룩 하염없이 내리는 비는
주변을 더 을씨년 스러운 분위기로 만들었다.
아무리 바빠도 청령포를 어렵게 왔는데
관음송은 보고 가야지 하는 생각에 마음은 더 바빴다.
관음송...
1988년 4월 30일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제349호로 지정되었다.
백과사전에서는 관음송을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
관음송은 영월의 청령포 안에서 자라고 있으며
나이는 600년 정도로 추정된다.
높이 30m, 가슴높이 둘레 5.19m의 크기로
1.6m되는 높이에서 줄기가 두 갈래로 갈라져
하나는 위로 하나는 서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자라고 있다.
청령포는 세조 2년(1456)에 왕위를 빼앗긴 단종이
유배되었던 곳으로 단종은 유배생활을 하면서 둘로 갈라진
이 나무의 줄기에 걸터앉아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관음송(觀音松)이라는 이름은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지켜보았다고 해서
‘볼 관(觀)’자를, 단종의 슬픈 말소리를 들었다하여
‘소리 음(音)’자를 따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나무의 껍질이 검은색으로 변하여
나라의 변고를 알려 주었다하여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귀하게 여기고 있다.
이 나무는 단종과 관련된 전설을 가지고 있는 등 역사적·학술적 자료로서의
보존가치가 인정되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사실 사진으로 보는것 보다는
실제 현장에서의 관음송은 훨씬 더 크고
웅장한 느낌이었다.
수령이 무려 600년이라니...
빗줄기가 전혀 약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우산을 쓰고 스마트폰으로 겨우 몇컷 담긴 했지만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고 혼자 남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라 불안하기도 했다.
"나를 태우러 배가 오지 않으면 어쩌지? "
그런 이상한 생각도 하면서^^
청령포에는 전망대도 있고
차분하게 거닐며 느낄 수 있는 곳이
몇곳 더 있는걸로 알지만 그건 도저히 무리였다.
금표비...
앞쪽에는 금표비라고 써 있으면
뒷쪽에는 "동서로는 삼백척 남북으로 사백구십척 내에서는
이 후는 더럽히거나 살거나 또한 머무러는 것을 금한다.
영조2년 병오 10일에" 라고 쓰여져 있다.
이곳 청령포는 과연 어떤 의미의 곳일까?
그냥 단순히 조선 6대 어린 단종이
수양대군에게 쫓기다시피 하여 유배를
살다가 죽음을 당했던 곳일까?
물론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을
지금의 시선으로 본다는건 다소 무리가 있지만
역사적인 관점을 떠나 개인의 입장으로 바라보아도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은
이곳 청령포를 단종의 애환이 서린
그런 곳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장맛비 사이로
부리나케 둘러보고 나오느라
차분하게 주변을 둘러볼 수는 없었지만
특이하게도 나 홀로 섬같은 그곳을 전세내 듯
거닐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단종의 애환...
나는 이날 현장에서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길
그의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어린 단종의 울음소리를...
육지속의 섬같은 청령포...
몇번을 벼르다가 겨우 찾은 곳...
장맛비 내리는 그곳을 홀로 거닐었다.
단종이 머물던 처소와
주변의 울창한 소나무숲에서
가슴시린 당시의 아픈 상처가 회상된건
그저 내면적인 상상의 나래였을까?
그렇게 다 둘러보고선
서둘러 선착장으로 나왔더니
배는 나를 버리지 않고 자갈밭 선착장에서
우두커니 기다리고 있었다.
고맙게도...
다른분들을 다 태워주고
오직 나 한사람을 태우러 다시 들어왔다고 했다.
육지속의 섬같은 그곳 청령포로^^
무슨 관광지를 간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화 여행지를 둘러본것도 아닌데
그저 처소와 솔밭을 거닐었을 뿐인데도
무척 애잔한 기분이었다.
영월 청령포...
장맛비 내리는 그곳에서는
심금을 울리는 그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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