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엔 남양주 덕소에서
시사 잡지사와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어
조금 이른 시간에 출발해서 다산 생태공원을
한바퀴 거닐 수있었다.
1년만에 다시 찾은 그곳엔
살짝 늦은감은 있었지만 분명 가을
끝자락의 향기로움들이 아직도
몸부림 치고 있었다.
약속시간에 늦지않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 덕분에 둘러본
남양주 조안면 다산 생태공원의
어제 오전 시간입니다.
역시나 그 길을 거닐었다.
변함없음이 오히려 정겨운 그 길이다.
이른 아침부터
강변에서 트레킹하는 분들을
쉬이 만날 수있었다.
작년엔 누군가 앉아서
스마트폰을 즐기던 그네 의자엔
아무도 없었다.
새벽 안개를 깨우는
순풍의 가을 바람만이 휭~~
이 길이 기억난다...
1년전 베낭을 메고 이 길을 지나던
어떤 학생의 모습 마저도...
나는 유난히 길을 좋아한다.
왠지 모르겠다.
그냥 좋다.
자욱한 안개숲의 팔당호에서
이른 오전시간을 즐기는 이 순간이
무척 행복하고 벅찬 희열의 시간이었다.
오전 9시 정각에 이곳에 도착했는데
아직도 안개가 많이 남이 있다.
그 길을 걷는 뒷모습마저
너무 아름답다.
하나가 아닌 둘이어서 더 그렇다.
또한 둘이 아닌
쌍쌍이어서 더 좋았다.
팔당호를 끼고 도는 그 길은
고요의 외침인듯 차분하기만 하다.
어느새 무리가 되었다.
이제는 함께여서 더 좋았다.
입동이 지나 겨울문턱에 가까운
11월 15일이건만 아직은 겨울보다는
가을빛이 더 남아 있는 듯..
다산 생태공원은
팔당호와 어우러진 다양한
주변 경관이 유난히 빼어난 곳이다.
가을뿐 아니라 봄과 여름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꼭 다시금
찾게 되는것 같다.
단풍나무 군락지가
유난히 밀집해 있는 곳에 도착했다.
붉은 융단으로 바닥 전체를 수놓은듯 눈이 부시다.
당시 현장에서의 느낌을
글로 표현한다는건 아무래도 무리다.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 걸음을 멈췃다.
너나할 것 없이 가만히 단풍나무 아래에 서서
묵언하듯 두리번 거리기 일쑤다.
서로들 공감하는 자태가 아닐까?
시선에 들어오는게 전부는 아니다.
코끝으로 전해지는 마른 낙엽의 그 비릿한
향기로움을 아는가?
분명 오감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한참을 머문다.
끝자락임에도 가을 그 중심에 선듯
모두 착각이라도 하는가 보다.
나무속에서 바라본 그 길은
또 이런 모습이다.
탄성이 나오질 않았다.
끝자락의 붉은 단풍을 보고선
소리라도 질렀다간 누군가
쳐다볼것만 같다.
아직은
부끄럽고
창피한걸 알기에...
비릿한 마른풀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도
그 향기가 어찌나 좋던지 오히려
코를 벌렁거리기까지 했다.
누군가 임의로 흩뿌리면
과연 이렇게 다양한 색감의
가을색이 만들어질 수있을까?
자연은 늘 이렇듯 오묘한 진리의
비수를 간직한듯 하다.
이제는 은행나무길을 거닐어 보자.
강바람에 익어가는 그 길 또한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은행나무 아래 의자는
요렇게 온통 노랭이들 일색이다.
코끝으로 전해지는 그 맛 또한 일품이다.
문득
가을이 손에 만져지는 듯 하다.
팔당호의 아침 햇살을
다양한 채색으로 즐기는 가족들도
또 하나의 그림으로 승화된다.
야외 연극무대에서
각자의 역할을 잘 소화하는 듯...
내년에야 다시 찾겠지만
기대하지 않고 불현듯 방문한
그곳은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아
거니는 내내 두근거림의 가슴이었다는 사실...
그 지게마저도 이렇게 변함이 없다
다산 생태공원의 어제...
남양주 덕소에서의
시사 잡지사와의 인터뷰 덕분에
예기치 못한 횡재를 한 기분이었다.
봄의 기억이 유난히 컷던 이곳이건만
이젠 가을빛 그 추억의 페이지가
더 오래도록 남을 듯 하다.
어제 오전에 다녀온
남양주 다산 생태공원의
끝자락의 가을 이야기였습니다.
'문화유산 답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남여행] 광주향교 늙은 은행나무의 가을빛 속삭임... (0) | 2015.11.20 |
---|---|
삼국시대의 발자취 하남 이성산성의 가을을 거닐다... (0) | 2015.11.17 |
남한산성 서문에서 만난 가을비 머금은 단풍 이야기... (0) | 2015.11.11 |
생거진천 농다리에서 천년의 숨소리를 듣다... (0) | 2015.11.10 |
세종대왕릉 영릉도 화려한 단풍빛으로 수놓았습니다... (0) | 2015.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