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소리가 전해지는
진천 농다리의 가을을 둘러보았습니다.
농다리는 강에 위치하여
특별한 가을 이야기는 없지만
그 숭고한 역사적인 가치와 볼수록
신기한 돌로 만든 다리가
또 보고 싶었습니다.
생거진천의 자랑거리
농다리 세번째 방문기입니다.
저 농다리는 이렇게 밖에서 볼때와
직접 건너면서 느끼는 기분은 분명 다릅니다.
그냥 강을 가로지르는 돌다리를
저렇게 큰 돌로 어떻게, 왜 쌓았을까?
900년이란 세월을
어찌 허물어지지 않고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을까?
사실 궁금한게 너무 많습니다.
진천 농다리에 대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나오더군요.
주소는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601-32
농다리는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 앞
세금천과 가리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돌로 축조한 돌다리인데
지금으로부터 약 900여년전 고려 때 축조되었다고 전해진다.
충청북도유형문화재 제28호의 돌다리로
원래는 28수를 응용하여 28칸의 교각을 만들었으나
지금은 양쪽 2칸씩이 줄어 24칸만 남아 있다.
그 위에 길이 170㎝ 내외
넓이 80㎝, 두께 20㎝ 정도의 장대석 1개나
길이 130㎝, 넓이 60㎝, 두께 16㎝ 정도의
장대석 2개를 나란히 얹어 만들었다.
진천농다리는 낙석으로 다리를 쌓은 방법이나
다리가 떠내려가지 않도록 축조한
기술이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으며
동양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다리라고 한다.
평일인데도 방문객들이 더러 있더군요.
농다리는
과학이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추가적인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진천의 농다리는
돌을 차곡차곡 쌓아
두툼하고 튼실한 교각을 여러 개 만들고,
교각 사이에 넓적한 돌을 하나씩 얹어 다리를 만들었다.
전혀 공학적이지도 않고 조형미 따위는
아예 눈을 씻고 찾아도 찾을 수 없다.
또 다리가 곧게 펴진 것도 아니어서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커다란 지네 한 마리가 강을 건너는 꼴이다.
한마디로 지독하게 못 생긴 다리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농다리 앞에 선 사람들은
투박한 생김새엔 별 관심이 없다.
신기하다는 듯 눈동자를 반짝이며
냉큼 농다리 위로 올라선다.
그리고 개중에는 마치 고무줄 놀이라도 하듯
폴짝대며 다리를 건너기도 한다.
경계심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다.
왜 그럴까…
생전 처음 보는 이상한 다리인데.
더구나 어찌보면 좀 흉물스럽게
보일 수도 있는 다리가 아닌가.
그러나 직접 농다리를 건너 보면 안다.
되는 대로 쌓은 듯한 두툼한 교각이나
무심한 듯 얹어놓은 상판돌이나 또 그 교각 사이를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미호천의 물살이나
어느 것 하나 정겹지 않은 것이 없다.
생김이 좀 뭉툭하고 미련스러워 보이는 것조차도
그저 정겹게 느껴질 뿐이다.
미호천...
저분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농다리를 저렇게 건너고 있는걸까요?
농다리는 울퉁불퉁 참 볼품은 없습니다.
가지런하게 이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신기한게
대충 쌓은듯 하면서도 절대 대충 쌓은게 아니란것이
물흐름까지 다 연구하면서 다리를 축조했답니다.
농다리는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정확하게 기록되진 않았다.
다만 1932년에 발행된
상산지(常山誌, 진천의 옛 지명이 상산이었다고 함)에
농다리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농교(농다리)는 상산군의 남쪽 1리에 있는데
세금천(미호천의 옛 이름)과 가리천이 합류하는
굴치산 앞에 있는 다리이다.
지금으로부터 900여 년 전
임장군이라는 사람이 창설하였는데 (중략)
장마물이 넘칠 때면 다리 위로 흘러 몇 길에 이르고
노한 파도와 놀란 물결이 그 사이에서 소리를 내었다.
일찍이 하나의 돌도 달아나지 않았지만
세월이 오래되어 네 칸이 매몰되어 지금은 25칸이다.
그 설치된 것을 돌아본 즉,
흩어져 있는 돌을 포개어 쌓은 것에 불과한데도
험한 여울에 가로질러 있으면서
능히 천년의 오랜 시간을 지탱하였으니
세상에서 신기하다고 일컫는 것이 당연하다.”
이 기록으로 농다리가
천 년 다리일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실제 천년이 되었는지는
정확히 확인할 방법이 없지만
오래되기는 정말 오래된 다리인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한다.
두분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농다리는 정말 과학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것 같았습니다.
구불구불하게 만들어진
별 볼품없는 농다리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물 흐름을 이해하여 정교하게 배치된 돌 이음의
모양새에서는 그냥 대충 쌓아올린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농다리를 건너서 초평저수지쪽으로
가을빛 트레킹을 즐기시는 두분의 뒷모습마저
그저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당연히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이죠^^
충북 진천의
농다리는 과학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이기도 하구요.
농다리의 소중함과 보존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좀 더 많은분들이 애정어린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농다리는 앞으로 얼마나 오랜시간을
변함없이 저 자리를 지킬까요?
많은 청소년들이
농다리를 건너더군요.
농다리를 무사히 건너면
뭔가 소원 한두개는 이루어질듯한
그런 기분으로 건너는걸까요?
진천 근처를 가게되면
꼭 다시금 가고 싶은 곳입니다.
이곳 농다리는 단순한
관광지는 절대 아닙니다.
가뭄에도 불구하고
미호천의 유량은 많았습니다.
생거진천의
농다리를 둘러보았습니다.
귀한 역사의 현장에
내 발자욱을 남길 수있어
벅찬 감동이었습니다.
다시금 찾는날에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겠지만 농다리에
숨겨진 당시의 아련한 전설들은
영원한 비밀일듯 합니다.
진천 농다리는 과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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