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이야기2

교도관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금모래은모래 2015. 6. 24. 06:00

 

 

 

교도관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흔히 보기와는 다르게 많은 절제와

그리고 직업의식에 대한 큰 사명감이 요구되는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도로에서 차를 운전하다가도

내가 피해자이지만 오히려 큰소릴 치지 못하고

가해자인 상대방이 더 큰소릴 칠때도

그냥 경청할 수 밖에 없는...

 

오늘은 제가 맡고 있는

업무와 관련된 일과 최근의

제 근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샌드아트입니다.

 

이 사진은 모래로 작업하는

신기한 예술인 샌드아트로 만든 영상물을

제가 다시 화면 캡쳐한것입니다.

 

저희 직원 아내분께서 샌드아트의 전문가이신데

제가 맡고 있는 업무와 관련한 교육사진을 보시고선

관련 자료를 샌드아트 영상물로 만들어

재능기부해 주셨습니다.

 

원래는 음악과 함께

변화되는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

 

아래로 내려가면서

차례대로 쭉 보시면 조금이나마

이해되리라 생각합니다.

 

 

 

 

 

 

 

 

 

 

바로 이 손입니다.

 

모래위에서 슥~~슥...

지나가면 이런 그림이 완성된다는...

 

 

 

 

 

 

 

이상으로

제 업무와 관련된

교도소 수형자 집중인성교육을

부분적으로나마 조금 이해할 수 있는

샌드아트였습니다.

 

이 영상물은 3분여 정도로

제가 영상 교육자료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6월 둘째주엔

진천으로 새롭게 둥지를 옮긴

법무연수원으로 강의를 다녀왔습니다.

 

4시간 강의였는데

오늘 결과 평가서를 받아보니

10명의 강사중 당당 3위를 했다는 ㅋㅋㅋ

 

4시간 연속 강의 하는것 보다

오히려 준비하는게 더 힘들었습니다.

사진도 200여장 이상 들어갔으며

동영상도 8개나 만들었거던요.

 

하여간 전국 각 기관에서 온 직원 50여명과

다양한 나눔 등으로 4시간을 잘 마치고

8월에 4시간을 또 배정 받았습니다.

 

 

 

 

이건 뭐냐구요?

 

지난주 어떤 민원인이

민원실 후배에게 전달해주고 간

감사 편지랍니다.

 

 

 

 

 

정성스럽게 써 내려간 편지와

병커피 한병...

 

별것 아닌것 같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하지도 못할것 같아요.

 

인터넷상에서

작은 도움을 받은것 같은데

누구인지도 모르는 분에게 이런

감사의 편지를 받아보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오히려 제가 감동을 받은 사례입니다.

 

 

 

 

내겐 별로 중요하지 않은것도

어느 누군가에겐 정말 소중한것일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도소 위치가 어중간하여

처음 여주교도소를 방문하는분들에게

조금이나 도움 주려는 취지였는데 

다행스러운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석달과정을 마쳤습니다.

 

교도관은 자고로 무서운 선생님이기도 하고

자상한 아버지이기도 해야되며 때로는 

편한 형이기도 해야된답니다. 

 

인생의 벗인양 말입니다.

 

 

 

 

그저께 또 하나의 편지가 왔습니다.

 

이번 교육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어느 장기수 교육생에게서

보내온 편지입니다.

 

보낸이와 받는 사람의 주소가 같죠^^

 

우린 가끔 이런 편지를 받으면서

문득 울컥하기도 하고 다시금 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거던요.

 

물론 차기 프로그램 편성에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좀 더 내실있는

교육을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하죠.

 

무조건 변화되길 기대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그 자체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가끔은 요렇게 일탈로 외도하듯

가까운 강변으로 나가 금어기 해제 기념으로

쏘가리 선생을 만나뵙기도 했습니다.

 

 

국민적 관심사인 메르스로 인해

교도소에서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외부인들이 참여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일시적으로 모두 중단하고

담안으로 침입하려는 메르스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답니다.

 

 

 

 

 

우리 교도관들은

죄있다 무조건 미워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따뜻한 손길로 다가가며 

내면적인 변화를 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며

바른길로 가는 방법도 가르켜 주는

선생님 역할을 하거던요.

 

매일 담안으로 출근하는

교도관으로 살아간다는게 어쩌면

고행의 길일지도 모르지만 안개속의 그 길을

숙명처럼 생각하며 사명감 하나로 살아가는

일만 육천의 교도관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어제 아침엔

평소 친하게 지내던

37세의 잘생긴 후배 교도관이

100일이 갓 지난 쌍둥이들을 두고 떠났습니다.

정말 어렵게 가진 쌍둥이를 두고...

 

급성 심근경색으로 집에서 쓰러져

20여일 원주의 대학병원에서 투병중이었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우리들 곁을 그냥

그렇게 떠나고 말았습니다.

 

메르스 치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국 병원의 수많은 의료진들에게 아름다운

응원의 메세지가 봇물터지듯 하는 이러한 시기에...

 

남들이 잘 알아주지도 않는

교도소 담장 안에서 묵묵히 근무하다 

불현듯 떠나버린 후배를 생각하면 

눈시울만 뜨겁습니다. 

 

교도관...

참 어렵지만 보람은 큽니다.

당장의 내 일이 아니라고 방관하지 마시고

평소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교도관은

무서운 사람들이 아닌

무척 따뜻한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