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답사기

제비원에서 닭실마을 가는 길..

금모래은모래 2011. 6. 15. 13:46

 

 

 

 

지난 주말에 김장을 이유로

시골을 다녀왔다....

오가는 길의 아름다운 초겨울색을 즐기며

특별히 시간내어 그동안 가 보고 싶었던 곳

세곳을 다녀왔다.....

이번엔 이몸이 몸서리치도록 좋아라하는 여행이 아닌

김장기행이었지만 그래도 뭐 남들이 보면

또 여행 다녀왔네라고 할지 모르겠다.....

 

안동의 제비원 마애미륵불과

청량산 일원,,,,그리고 봉화 한과의 고장 닭실마을..  

 

 

 

 

중앙고속도로 하행선 단양휴게소의 쉼터 모습이다....

많은 장승과 돌탑군들이 장시간 운전으로 인해 피곤한

운전자들을 위해 저렇게 이쁜 산책로까지

감사하게 제공하고 있다... 

 

 

 

 

 

한켠의 억새풀에선 물씬 풍겨나는

잊혀진 가을의 모습과 겨울채비를 서두르는 모습이 보인다..

 

 

 

 

 

 

국도 5호선 안동과 영주 사이에 있는 옛고개삼거리 휴게소에서..... 

 

 

 

 

 

안동 제비원 마애 미륵불....

 

가장 먼저 국도변에 위치해 있는 안동 제비원 미륵불을 찾았다. 

 

'안동 이천동 석불상’마을을  속칭‘제비원’으로 부른다.

아주 옛날엔 이곳에는 '제비원'이란 원(院)이 있었다고 한다.


 

 

 

 

 

보물 115호   안동 이천동 석불상(安東泥川洞石佛像)

 

배고팠던 시절엔 제비원 석불상이 상표였던

안동소주(구 제비원소주)가 당시엔 국민 술이었다.

그때 안동 소주의 대명사였던 제비원 석불......

안동에서 시오리(6km)쯤  떨어진 영주가는 길목인 5번 국도

오른쪽 오도산 자락에 있다.
전체 높이 12.38m, 너비 7m, 머리부분 높이 2.5m 정도로 워낙 커서

눈여겨보면 지나는 차 안에서도 볼 수 있다.

 

전에는 들머리길과 주차 공간이 여의치 않아 진입이 어려워

그냥 지나치거나  가변에서 사진을 찍곤 하였는데,

지금은  제비원 일원이 공원화로 정비되어 차량의 진출입과

주차공간이 넓어 마음만 먹으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잘 조성되어 있었다.


 

 

 

 

 

중건된 마애불 옆의 연미사(燕尾寺)

 

634년(신라 선덕여왕 3) 명덕(明德)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명덕은 고구려 승려 보덕(普德)의 제자 중 한 명으로,

바위에 불상을 새겨 모시고 사찰을 세웠다고 전해지는데,

그 뒤 불상을 덮은 지붕이 제비와 비슷하여 연자루(燕子樓)라 하였고,

승려가 거주하는 요사채(寮舍)는 제비꼬리의 위치에 있다고 해서

연미사(燕尾舍)라고 이름지었으며,

법당은 제비부리에 해당한다고 하여 연구사(燕尾寺)라 불렀다고 한다.

고려시대 재난으로 불상머리가 굴러 떨어져 파괴 되자 다시 복원하고

전각 중수와 삼층 석탑을 조성하였는데,

이때부터 산 이름이 오도산(五圖山)으로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오도(五圖)는 불상, 연자루, 삼층석탑, 연미사, 소나무이며

이 다섯가지가 조화롭게 어울려

그림같이 아름다운 산이란 뜻이란다.


 

그러나 조선 중기의 숭유억불 정책으로 인하여

연구사는 폐사되기에 이르고 다만 석불만 남아 있었다.
사찰의 이름 마저도 실전(失傳)되어 ‘연비원불사’로만 전하고 있었다.

일제강점기 봉정사의 신도 모임으로 등촉계의 일원인

 ‘거사림(居士林)’에서 사찰의 창건을 발의하여,

1934년 연미사 (燕尾舍) 유지(遺址)에 사찰을 새롭게 조성하고

구전(口傳)에 따라 연미사(燕尾寺)로 불리어지고 있다고 한다.


 

 

 

 

 

연이낭자의 전설이 깊이 서린

안동 제비원 마애미륵석불과 연미사에는 늦가을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이런 즐거움도 있다,,,,,, 

 

 

 

 

 

 

제비와 관련된 연미사(燕尾寺)의 전설도 전해지고 있었다....

 

 

 

 

 

제비원은 성주풀이에서 ‘성주 본향이 어디메냐,

경상도 안동땅 제비원이 본 일러라’라는

사설에 나오듯이 우리나라 성주민속신앙의 정신적인 근원지로서

자리매김되어 있는 뜻깊은 장소이기도 하단다.
제비원에는 '미륵불의 목을 벤 이여송'과

'머리만 조각해 만든 미륵불'이란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마애미륵불 뒷쪽에 있는 삼층석탑앞에서~~

 

아름다운 소나무와 그리고 바위와 어우러진

미륵불이 있는 아랫쪽에선 잘 안보이지만

정말 멋스럼이 넘쳐나는 조금은 투박스런 삼층석탑이다.. 

 

 

 

 

 

 

마애미륵불 앞쪽 바위면에 새겨진 글......

누군가가 후세에 새겨 넣은 듯~~ 

 

 

 

 

 

제비원 미륵불을 국도변에서 차타고 다니면서만 보다가

이렇게 근접하여 바로 아래에서 위로 쳐다보니

그 웅장함과 바위면에 새겨진 아름다운 문양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삼층석탑 뒷편 소나무 사이로

마애미륵석불의 머리 부분이 살그머니 보인다....

오랜세월 함께 동고동락 살 부대끼며 살아온

마애미륵석불과 삼층석탑 그리고 소나무 군락들.....

 

연이낭자의 아름다운 전설과 연미사에 얽힌 희귀한

자료들을 공부하며 안동 제비원 미륵불에 대한

이번 기행은 나 자신의 가슴에 스스로의

아름다운 소설을 써 내려간 듯 하다. 

그 시대를 가만히 음미해 보며~~~

 

 

 

 

 

 

청량산가...

 

도립공원인 청량산을 찾았다.

김생굴과 청량사 그리고 하늘다리 등이 유명하고

바위와 어우러진 그 아름다움이 장관인 청량산....

 

경북 봉화군 명호면의 청량산을 차로 가로 질러봤다...

영양쪽에서 봉화쪽으로 넘어가는 비포장길은 

승용차로는 사실 접근이 상당히 어려운 길이었다.... 

비내리는 청량산의 경사진 비포장길을 내려 오는데

얼마나 미끄럽던지 장난이 아니었다는 사실^^

 

 

 

 

 

 

청아한 청량산 계곡의 모습이다...

 

이놈의 겨울비는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요즘은 모처럼 맘 먹고 어디든 갈라고 하면

꼭 이렇게 날씨가 안 도와 준다.....ㅋㅋㅋ

 

 

 

 

 

 청량산 계곡의 겨울색....

 

겨울비 내리는 가운데 어렵사리 한컷 찍긴 했는데

별로 맘에 들진 않는다^^

 

 

 

 

 

겨울 가뭄인 듯 유량이 무척이나 적은 낙동강 상류에서 바라본

겨울비 내리는 청량산의 모습....

 

 

 

 

 

청량산 입구에 이런 표지석이 하나 있다..

'낙동강예던길' 이라고 ~~

옛 선비들의 유람길이었던 봉화군 명호면 이나리 강가로부터

청량산 입구까지 15㎞의 길을 `예던길’이라고 칭한단다....

 

 

 

 

 

지금은 무료 개방된 청량산 도립공원 입구에서 셀카...

 

바로 앞에 낙동강이 흐르고

기암절벽의 멋이 유난히 뛰어난 청량산이다....... 

 

 

 

 

 

문경새재 옛길에서 봤던

애국가의 '남산위의 저소나무'를 닮은 청량산 절벽위의 저소나무^^

겨울엔 저 소나무 아래 절벽으로 얼음폭포를 형성시켜 

환상적인 빙벽을 즐길 수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포즈를 취해주는 청량산과 낙동강~

 

 

 

 

 

 

겨울비 가늘게 내리는 우중임에도 불구하고

내국인과 외국인 등 산을 찾는이의 발길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

 

 

 

 

 

 

겨울비가 내리고 날씨가 상당히 흐린 상태라

이렇게 사진으로 바라보는것 보단 운무를 드리운 실제의

모습이 훨씬 더 아름다운 경관이려니~~아쉽다~~ 

 

 

 

 

 

 

청량산 입구에서 명호방향으로 조금 올라오니

도로변 마을앞에 이런 정감어린 버스 승차장도 있었다.....

너무나도 사실감이 넘쳐나는 승차장의 벽화 그림이다^^  

 

 

 

 

 

 

도로변의 안내 간판을 보다가

이런 멋진 동네 이름을 가진 곳도 발겼했다~~~~"신라"

백제와 고구려는 어디 있으려나 함 찾아볼까나....^^

 

 

 

 

 

 

세번째 방문지인 경북 봉화의 한과를 대표하는 마을

사적 및 명승 제3호로 지정된 닭실마을에 도착했다~~

여전히 그치지 않는 겨울비....

 

이 마을은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의‘금계포란형' 명당이라고 해서

닭실마을이라고도 불린다.

마을 뒤쪽에 있는 산은 벼슬재 또는 배루리령, 백설령이라고도 부르는데,

동북쪽에 있는 문수산 자락이 서남으로 뻗어내린 것이다.

택리지에서는 이곳을 안동 내앞, 풍산 하회, 경주의 양동과 더불어

삼남의 4대 길지로 꼽는다.

 

 

 

 

 

 

 

드라마 '바람의 화원' 포스터가 촬영된

정자 청암정이 있는 바로 그 닭실마을이다.....

 

 

 

 

 

닭실마을 가로등 꼭대기엔 이렇게 닭이 한마리씩 앉아있다~~

꼬끼오~~꼬끼오~~

새벽녘 홰를 치는 듯한 장닭의 모습이 가슴으로 느껴졌다^^

 

 

 

 

 

 

청암정....

'바람과 화원' 포스터에서 봤던 연못에 물이 가득한

그런 화려한 모습은 아니지만

청암정 고유의 멋스럼과 정취는 맘껏 느낄 수 있었다...

 

 

충정공 충재 권벌(1478~1548)이 중종2년(1507)에 문과에 급제하고

우찬성까지 올랐다가 명종때 윤원형이 윤임, 류관, 류인숙등

3대신을 배척하자 이를 반대하다가 삭주에 유배되어 그 곳에서 생을 마쳤으며

선조때 영의정에 추증되었다.

 

본 정자 청암정은 충재 권벌이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유곡에 자리잡아

 15년간 은거하여 도학연구에 몰두하며

장자 권동보와 함께 구암상에 건립한 정자로서

건축양식이 뛰어나고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이 일대를

사적 및 명승 제3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청암정 현판..

이황의 글씨를 집자한 것이란다~~~

 

 

 

 

 

청암정내 청암수석~~~ 

미수(眉瘦) 허목(許穆) 선생의 글...

 

 

 

 

 

연못에 물은 빠지고 단풍은 서글픈 모양새로 말라 비틀어져 가는

청암정의 겨울비 내리는 돌다리 앞에 한번 서 봤다^^ 

겨울비는 내리지 사진 한번 찍으려니 정말 자세가 안 나온다..ㅎㅎㅎ

 

 

 

 

 

 

서재인 '충재'~~~

청암정에 비해 아주 단아한 형태의 3칸으로 된 서재.... 

문을 열어 놓고 낭랑히 책 읽으시는 충재선생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청암정은 거북모양의 너럭바위 위에 세운 정자로 충재 권벌 선생이

1526년 봄에 자신의 집 서쪽에 재사를 짓고 다시 그 서쪽 바위 위에

6칸의 청암정을 지어 주변에 물을 돌려 대를 쌓았다고 한다.


거북바위 위에 丁자 모양으로 지어진 청암정은

서재인 '충재'에서 공부하다가 바람을 쐴 양으로 지은 휴식공간이란다.

 

아쉽게도 겨울철엔 물고인 아름다운 연못의 장관은 볼 수가 없다...

물빠진 청암정의 겨울모습에서 시들어버린 단풍잎과 이끼낀 바위위에

고요히 자리한 청암정 그 정자의 운치만으로도 충분한 즐거움~~


 

 

 

 

 

충재 권벌선생 박물관~~~

 

 

 

 

 

한과마을답게 마을 어귀의 하우스 안에는

이렇게 많은 곳감이 건조되고 있었다.....

판매하는건 아닌 듯...

아마도 마을 어르신들 겨우내 드실 간식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

 

 

 

 

 

자세히 보니 감 종류도 몇가지가 되는 듯....

아직 완전하게 건조되지 않아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아 내릴 듯 한데..

침이 꼴깍~~~쩝...먹고 싶어라^^

 

 

 

 

 

마을 부녀회에서 한과를 직접 제조하여 만드는

마을 어귀의 한옥식 회관(?)인가......

하여간 겨울비 내리는 그날엔 인적이 드문걸 보니

아직 한과의 제철은 아닌가 보다~~~

 

 

 

 

 

말라 비틀어진 산수유 열매에서 대롱거리는 겨울비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안동 제비원 미륵불...

청량산 일원...

봉화 한과의 고장 닭실마을...

 

김장을 이유로 가을색과 겨울색이 교차하는

시기에 이렇게 휭하니 한바퀴 돌고왔다......

겨울비 흩뿌리던 별로 안 좋은 일기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작은 소득이라면 평소 지나쳐 오던 길목의

볼거리들을 좀더 가까이에서 세밀하게 잘 관찰할 수 있었다는 사실....

 

김장사진은 준비를 못해 조금은 아쉽지만

트렁크 가득 김칫독 싣고 상경하는 흐뭇한 그 기분은

어느 누구나 마찬가지 였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