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에 대학을 졸업하는
큰아이와 원주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조금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춘천의 김유정 문학관과 더불어
진작부터 가고 싶었던 박경리 문학공원을
방문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한국문학의 산실이라 칭하는
대하소설 토지의 혼이 제대로 느껴지는
원주의 박경리 문학공원을 다녀왔습니다.
원주의 박경리 문학공원은
살아생전 토지의 마지막 4, 5부가 완성된
박경리 선생의 옛집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으며
18년동안 집필 활동을 했던곳입니다.
조그마한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하얀 설원이라 조금은 썰렁한 기분이 들었구요.
시린손 호호불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캡쳐해 보았습니다.
선생의 옛집이 포함된 제법 아담한 문학공원입니다.
가만히 한바퀴 거닐어 봅니다.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는 문학공원을....
나홀로...
일단 선생이 살아생전에 집필하시던
옛집부터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그 사이에 문득
단체 방문객들이 앞을 질러갑니다.
저는 아주 천천히 홀로 둘러보고 싶었습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까 하다가
그러면 제대로 느낄수가 없을것 같았거던요.
박경리 선생의 옛집니다.
1980년 서울에서 원주로 내려와
마지막 18년을 이곳 옛집에서
토지를 완성했습니다.
옛집앞 마당에는
바위에 걸터앉은 선생의 동상이
귀요미 냥이 한마리와 휴식하고 있구요.
천천히 그냥 둘러보았습니다.
옛집의 실내는 공개되지 않더군요.
출입문이 잠겨 있었습니다.
싱그러운 여름날 다녀온 다른 포스팅을 볼때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지만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가장 한국적인 여류 소설가의
대표적인 분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사실 선생의 작품으로는 토지 이외에도 주옥같은 작품들이
많지만 토지 자체가 워낙 대하소설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토지로 대표되는듯 합니다.
선생의 동상 옆에는
호미 한자루와 토지 1권도
같이 있었구요.
마지막을 불사르던 선생의 옛집 구조입니다.
토지는 26년간 써내려간
대하소설입니다.
장장 26년간...
그 뒷 부분의 4, 5부를
이곳 원주의 옛집에서 완간하였습니다.
저곳은 북카페입니다.
옛집을 둘러보고 나와서는
북카페로 홀연히 들어가 보았습니다.
벽면에 걸린 생전 박경리 선생의 사진 한장에
유난히 눈이 오래도록 머물렀습니다.
박경리 문학공원은 이런곳입니다.
맞은편의 문학의 집은 또 뭐하는 곳일까 궁금했습니다.
이곳엔 박경리 선생의 삶의 대부분을
느끼고 볼 수 있는듯한 다양한 볼거리와
서책, 평소 애용하던 물건 등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토지의 각 부별 완성도 및 흐름도도
매우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가 되어 있구요.
보존상태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마침 학생들이 유리를 닦고 있더군요.
토지의 각 부별 전개도입니다.
살아생전 선생이 직접 사용하시던 애장품들이구요.
밀짚모자와 호미 한자루
그리고 반코팅 장갑 한켤레를 보는 순간
무척 심한 현기증을 느꼈습니다.
선생이 직접 텃밭을 일구실때
사용하던 것이랍니다.
자주 사용하시던 재봉틀과 단추 등도
고스란히 남아 있구요.
박경리 선생은 직접 옷을 제작해서 입을 정도로
남다른 바느질 실력을 갖고 계셨답니다.
자세히 둘러 보았습니다.
어린시절의 박경리 선생의 사진 한장...
그 시절의 어린 박경리 선생은 참 고우셨더군요.
어머님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는
우리 고유의 하얀 빛깔의 옷이 유난히
눈에 들어오구요.
대하소설 토지...
예전에 즐겨보던
드라마가 문득 생각났습니다.
홈에서 캡쳐한 박경리 문학공원 약도입니다.
매월 넷째주 월요일은 휴관이군요.
전체를 둘러보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이곳을 다녀와서는
제법 긴 시간을 고민했습니다.
진작에 가보고 싶었던 곳이긴 하지만
어떤 주제로 접근해서 포스팅을 해야할지
정말 막막했거던요.
결국은 주제넘는 원론적인 생각보다는
사진몇장에서 얻어지는 영감으로 살아생전의 선생을
상기하며 조금 편하게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방문했을 당시엔 정말 차가운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무척 감동의 시간이었구요.
가슴속의 숙제인양 남아있던
박경리 선생의 옛집을 방문했으니
다음엔 춘천의 김유정 선생 문학관을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이곳 원주 박경리 선생의 문학공원에서는
살아생전 선생의 혼이 서린 기운을 느낄 수 있어
오래도록 추억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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