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의 천년고찰 신륵사 가는 길...
우리나라 사찰의 상당수가
수려한 산속에 있는 반면 여주의
신륵사는 몇 안되는 강변의 사찰입니다.
지난 토요일 귀한 손님들이
뭉게구름의 여주를 방문하셔서
하얀 쌀밥과 더불어 신륵사 경내를
묵언하듯 거닐었습니다.
가을이 주는 축복의 선물과 더불어
파란 하늘이 유난히 빛나는 여주벌의
어느 가을날 오후 모습입니다.
여주쌀밥집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면
마주 보이는 남한강의 풍광은
이토록 눈이 시리다.
좌측으로 고개를 돌려도
여전히 익어가는 가을의 소리만 가득하다.
여주쌀밥으로 점심식사 후 신륵사로 이동...
경내에 들어가기 전 어느 화가분의 화폭을 감상...
자꾸만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신륵사 입구는 한강 4대 나루터인
조포나루터가 있던 자리다.
바로 옆엔 위령비가 있다.
남한강에 다리가 설치되기 전인 1963년도엔
안양 남초등학교 학생들이 수학여행길에
배가 뒤집혀 49명이나 희생되었던...
사고 후 이곳 남한강에 다리가 생겼다고 하니
어쩌면 오늘날의 세월호 참사랑 참 닮았다는 생각이...
따사로운 햇살이
가을인양 뽐내기 시작하면서
무릇 살갗을 여미기 시작하는 신륵사를
묵언하듯 거닐어 보았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것들이 가을색이다.
오래된 천년사찰의 경내도
가을빛을 쉬이 피해갈수는 없나보다.
이곳 신륵사엔 국보는 한점도 없지만
등록 문화재가 유난히 많다.
보물이 일곱점이나 있고
경기도 문화재와 보호수 몇그루 등
문화재들의 보고와도 같다.
신륵사 다층석탑 (보물 제 225호)
이 탑은 우리나라에 있는 대부분의 석탑이
화강암으로 만들어진데 비하여 특이하게도
흰색의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
높이는 3m에 이른다.
이 탑은 기단에서 몸돌에 이르기까지
각각 하나의 돌로 조립되었다.
사각형의 지대석 위에
2층 기단을 놓았다.
창건과 관련된 신륵사는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천송리에 있이며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 한다.
어느날 원효대사의 꿈에 흰옷을 입은 노인이 나타나
지금의 절터에 있던 연못을 가리키며
신성한 가람을 지을 곳이라 알려주고 사라지니,
그 말에 따라 연못을 메우고 절을 지으려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
이에 원효대사가 7일동안 기도를 올리고 정성을 드리니
9마리의 용이 연못에서 나와 승천한 후에야
그 곳에 절을 지을 수 있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는 이 곳에 절을 짓기가 어려웠던
사실을 전하는 전설일 뿐 정확한 문헌사료가 없어
그 유래를 알기는 어렵다고 한다.
보수중인 또 다른 보물인
조사당을 뒤로하고 솔밭길을 올라본다.
코끝으로 전해지는 솔향기는 사뭇 불교에서
말하는 그 길을 걷는듯 하다.
솔밭계단을 다 오르면
세점의 보물을 만날 수 있다.
신륵사 보제존자 석종비 (보물 제 229호)
이비는 고려 말의 승려 보제존자 나옹의 묘탑과
영정을 모신 진당(眞堂)을 조성한 내력을 적은 비다.
나옹이 말년에 밀양 영원사로 가던 중 신륵사에서 세상을 떠나자
제다들이 절 북쪽 언덕에 종 모양의 부도를 세워 그의 사리를 안치하고
이를 계기로 그의 초상을 모실 진당을 짓는 등 대대적인 중창을 하였다.
비문은 이색과 서예가인 한수가 짓고 썼는데 단정한 필치가 돋보인다.
신륵사 보제존자 석종(보물 제 228호)
이석종은 신륵사에서 세상을 떠난
고려 말기의 승려 나옹의 사리를 모신 종 모양의 부도이다.
공민왕의 왕사였던 승려 나옹이 세상을 떠나자 그 제자들이
우왕 5년 절을 크게 다시 짓고 절 뒤의 좋은 자리를 택해
부도를 마련하였다.
신륵사 보제존자 석종등 (보물 제 231호)
이 석등은 보제존자 석종을 밝히기 위해 서 있다.
평면 팔각형의 구도를 지닌 이 석등은
일반적인 석등과 마찬가지로 화강석을 사용하고 있으나
등불을 밝히는 화사석은 납석(곱돌)을 사용하고 있다.
높다란 팔각형의 지대석 위에 놓인 기단은
하나의 돌로 이루어져 있고
하대석에는 연꽃 무늬가 새겨져 있다.
신륵사라는 절 이름에 관한 유래는 2가지가 전해오는데...
하나는, 고려 우왕 때 여주에서 신륵사에 이르는
마암이라는 바위 부근에 용마(龍馬)가 나타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자
나옹선사가 신기한 굴레를 가지고 그 말을 다스렸다는
설화에 따라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고,
두번 째는 고려 고종 때 건너편 마을에 용마가 나타나
걷잡을 수 없이 사나우므로 사람들이 이를 붙잡을 수가 없었는데,
인당대사가 나서서 고삐를 잡으니 순해졌다,
이에 신력으로 제압했다 하여
신륵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전한다.
경내에서 강가로 나가면서 만난 단풍빛...
파란 넝쿨들 사이에서 유난스러운 그 빛이 곱다.
신륵사 다층전탑 (보물 제 226호)
이 탑은 우리 나라에 남아 있는
고려 시대의 유일한 전탑으로 높이는 9.4m이다.
천년고찰에서 느낄 수 있는
뭉게구름의 가을빛과 강바람은
여느곳에서의 그 느낌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더군요.
신륵사 삼층석탑(神勒寺 三層石塔,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33호)
이탑은 화강암을 깎아 만든 삼층탑으로
고려시대 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여주 신륵사 경내 강변 암반에 위치해 있구요.
아직은 여름 끝자락...
정자 강월헌(江月軒)에서 바라본 남한강...
그 화려했던 옛 명성은 어디론가 사라진
신륵사 맞은편 금모래은모래 강변 유원지의 지금..
미국 CNN에서 선정한
대한민국에서 가 볼만한곳 50곳에
당당히 그 이름을 새겨넣은 천년고찰 여주 신륵사...
자주 방문하고 거닐며
유서깊은 전설을 음미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서 천년고찰의 위용을 자랑하는
신륵사는 여주여행에서 빠뜨리면 안되는
필수코스라는 사실...
남한강변 천년고찰 신륵사..
인근에 위치한 세종대왕릉인 영릉과 더불어
여주 문화여행의 대표적인 곳입니다.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여주 도자기 축제와 연계하여
꼭 다녀가야할 여주의 명소랍니다.
가을빛 전설이 무르익을 즈음 문득
여주 남한강변에서 천년고찰 신륵사의
고즈넉한 기운으로 묵언하듯
그냥 한번 거닐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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