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답사기

송림이 우거진 숲터 시골 동네의 간이역 봉화 임기역...

금모래은모래 2014. 9. 15. 06:00

 

 

 

블로그를 하면서

그동안 나만의 장르를 찾아보려

무진장 애를 쓰고 노력을 해 보았지만

결국은 여행도 맛집도 아닌 그저 일상의 이야기가

내게 가장 적당하다는걸 최근에야

드디어 알아낼 수 있었다.

 

교도관으로 살아가면서

근무외적인 시간에 집안 대소사 행사와

각종 소소한 일상을 노래하는

그런 일상이야기..

 

그러다가 가끔은 주변뿐 아니라

제법 먼곳을 방문하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다양한 세상속의 이야기를 직접 만나기도 한다.

좋아하는 아날로그 기행도..

 

오늘 소개해 드릴곳은

여름 끝자락에 다녀온 강원도 영월에서

경북 봉화로 들어가면서 잠시 휴식하며 거닐었던

도로변의 아날로그 현장 봉화의 임기리와

임기 간이역사입니다.

 

문득 시간이 멈춘듯한

경북 봉화 임기리의 마을길과

간이역 임기역을 둘러보겠습니다. 

 

 

 

 

봉화로 들어가기 직전에 만난 당집...

 

 

 

 

보존이 참 잘되고 있더군요.

 

 

 

 

임기역?

잠시 둘러보겠습니다.

 

 

 

 

간이역 이정표를 보고 들어서는데

소담스런 마을 벽화가 여행자의 발길을 잡기도... 

 

 

 

 

옹기종기 항아리들... 

 

 

 

 

오래된 고가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간이역이 있을 정도면

제법 큰 동네였을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임기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역무원은 없었지만 그래도 하루에

몇번씩 기차가 정차를 한다고 하더군요.

 

오래되고 낡은 간이역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저 반갑기만 합니다.

 

 

 

 

마을 어르신 한분이 간이역 대합실을

묵묵히 지키고 있더군요.

 

"할아버지 기차 언제쯤 들어와요?

"뭐라고?"

 

귀가 안 좋으신 어르신은

제 말을 못 알아 들으시고^^

 

 

 

 

선로로 나왔습니다.

좌우로 길게 뻗은 선로에는

넘어가는 햇살만 가득 쏟아지고 있더이다.

 

금새 기적소리를 울릴듯 했지만

사실 기차가 올 시간은 아직 멀었답니다.

 

 

 

 

임기역...

 

근대문화유산도 아니고

역사가 이뻐서 드라마나 영화를 촬영한적도 없는

그저 그런 시골의 작은 간이역 임기역...

 

 

 

 

 

 

백과사전에서

임기역에 대한 유래를 찾아 보았다.

 

1956년에 영업을 개시하여

작년 11월 무배치 간이역으로 격하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이 역을 이용한 분들이 얼마나 될까?

 

 

 

 

 

선로를 건너오면 반대편에 볼 수 있는 폐가 한채...

지금은 빈집이지만 한창 번영기때는 왁자지껄했을법도 하다.

기찻길옆 오두막집이니...

 

 

 

 

저만치 주민 두분이 건너오고 계신다.

 

"아지매? 기차 언제 들어오니껴?

유창한 사투리로 물었더니

 

"기차요? 아직 멀었니더"라고 하신다.

"네 고맙니데이" 라고 답하고선

다시 주변을 서성인다.  

 

 

 

 

자지러질듯 쏟아지는 선로 주변의 햇살 덩어리들은

눈이부셔 여행자의 맘을 더 제촉하는듯 했다. 

 

 

 

 

 

간이역 방문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며

또 슬며시 저 의자에 걸터앉아 보았다.

 

 

제 블로그 대문으로 사용하는 예천 용궁역의

투박스럽지만 멋진 저 철제 의자는 이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다른 의자로 대체 되었다는데 마음이 쨘하기만 하다. 

 

 

 

 

 

간이역을 지키는 어르신께

가볍게 목례로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어르신도 수많은 시간을 이곳 임기 간이역과 함께

더불어 어울림하며 생활해 오셨는것 같았다.

오죽하면 홀로 그 자리를 지키실까...

 

결국 이곳에서

기차를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는... 

 

 

 

 

간이역 임기역 앞에는

언덕베기 임기리의 진한 삶의 이야기들이

곳곳에 묻어나서 여행자의 눈길이

오래도록 머물렀다는 사실... 

 

 

 

 

지금 그대로의 모습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지난날의 영화를 어느정도 가늠해 볼 수 있는 정황들이

곳곳에 산재되어 있었다.

 

당시 임기역은 지리적으로 요충지 역할을 하며

이웃한 동네와 더불어 수많은 사람들의 애환을 실어나르는

중요한 교통수단 및 삶의 이야기꽃이 피어났던 곳이라고

마을 어르신들은 말씀 하셨다.

 

작은 시골 동네의 작은 간이역... 

경북 봉화에는 제법 유명한 역들이 많다.

승부역 분천역 등...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철도 역사의 숨소리를 간직한 임기역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