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태화산
백련암을 다녀왔습니다.
어찌 그렇게 가파른 언덕에
제비집처럼 암자를 세우셨는지..
등산로도 아닌 험준한 길을 따라
로프를 몇번이나 잡고 40여분 올라서면
벼랑끝에 대롱거리듯 초연하게 나타나는 암자..
주지스님 한분과
젊은 스님 그리고 요사채에서
일보시는 보살님이 전부지만 나름 유서깊은
고찰이라기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심한 경사...
처음부터 끝따지 거의 같은 수준...
오르막이 얼마나 가파른지
네곳이나 이렇게 길게 로프로
손잡이를 만들어 방문객들의 손이
되어주고 있었다.
불현듯 눈앞에 나타난 범종각..
두어번 쉬면서 올라왔지만
옷은 온통 땀으로 다 젖어 있다.
보기 드물 정도로 가파른 언덕길이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고려말에 해운 스님이 중건시
일련선사 부도와 3층석탑을 세웠고,
3층 석탑은 1925년 홍수로 인한 산사태로 매몰되어 없어졌고,
일련선사 부도는 남아 있다고 하였는데,
기록을 찾아볼수가 없어 알수가 없다고 한다.
높이 올라온 느낌이 든다.
저 멀리 보이는 저곳은 어디일까?
지리적으로 이곳은 광주시와 용인시
그리고 이천시와 인접한 곳이다.
행정구역은 광주시지만...
한 여름이지만 보살님은 아직도
털신을 신고 다니신다.
보살님께 물한모금을 의뢰했더니
투박한 옛날 그릇에 얼음을 동동 뛰워서
시원하게 들이킬 수 있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그러면서
"공양은 하셨어요" 라고 하신다.
순간 멈칫...무슨 말씀이지 라고 생각하며...
아하 밥 먹고 왔느냐는 말씀이구나.
"네 식사하고 왔습니다" ㅎㅎㅎ
간혹 절에서 사용되는 용어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게 순간적으로
고민을 하기도 한다.
태화산 가파른 8부 능선의 작은 암자에서도
빨랫줄은 바람끝에 나풀거린다.
문득 스님 한분이 눈앞에...
안경을 쓰신 젊은분이지만 지게를 지고선
아주 태연하게 여름나기를 하신다.
물론 스님께 허가를 받고 사진을 찍었지만...
미소년을 닮은 해맑은 스님과 지게에서
그저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는..
이렇게 다른 일반인 거사님 한분과
지게로 나무를 힘겹게 나르고 있었다는..
돌 계단을 올라보자...
작은 대웅전이다..
그럼 백련암에 대해서 찾아보자..
백련암.
대한불교 대승종(1988년 대한불교 조계종에서 분종) 소속사찰로
1325년(고려 충숙왕 12) 일련선사가 창건하였고
창건당시 일련암이라 불렸으나,
1387년(우왕 13) 승려 해안이 중건하면서
일련선사 부도와 3층석탑을 세우면서 백련암이라 개칭하였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절의 연혁은 상당히 오래된 고찰이었다.
해탈...
아직은 덜 노련한 듯
지게를 벗었다 지기를 반복하며
주변 산속의 모든것들이 신기한 듯
젊은 스님은 그렇게 일하시고 계셨다.
지게가 서툴어 보였지만
스님과 지게의 만남 자체가 좋았다.
예전에 의성 고운사에서
경운기를 직접 운전하는 스님을 보고선
한참을 멈춰섰던 기억이 난다.
가파른 언덕의 제비집과 같은 암자..
경기도 광주시 백련암...
백련암은 인근 용인시에도 있다.
올봄에 소개해 드렸던 에버랜드 내의
백련암과 명칭은 같다.
목탁이 정겹다...
크기가 달라 서로의 자리도 다르다.
누가 이토록 가지런하게...
암자 주변엔 대나무들이 많이 자생하고 있었다.
그때 그 연등은
아직도 바람에 흔들리고..
파르스름한 젊은 스님의
짊어진 지게에선 힘겨움이 느껴진다.
오르는 돌계단이 힘겹긴 하지만
학교에서는 지게 수업을 받은적이 없어
아직은 많이 서툴다고 웃으면서 말씀 하셨다^^
백련암 탐방...
특별한 목적 기행이 아닌
태화산 산행을 겸한 탐방이었지만
높이에 비해서 정말 가파른 암자였다는 사실...
습한 날씨 덕분에
옷이 흠뻑 젖도록 비탈진 길을 올랐지만
그나마 지게진 젊은 스님과 연세 많으신 보살님의
정겨움 덕분에 무척 기분좋은 방문이었습니다.
여간 비탈진게 아닌 깔딱고개 오르막길..
중간에 능선을 타는것도 아니고 그냥 고개를 들고
처음부터 끝까지 앞만보고 올라야 되는 부담이 컸지만
아주 개운한 기분으로 하산했습니다.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태화산 백련암엔
지게지고 나무를 나르는 젊은 스님의 해맑은
미소가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오늘 내일 이틀간 부산에서
인성교육 업무관련 전국 회의가 있어
출장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짬짬이 김해시와 부산 주변을
둘러볼 시간이 허락될지 모르겠지만
다녀와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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